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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도시락  민들레 식구들이 만든 도시락
▲ 희망 도시락  민들레 식구들이 만든 도시락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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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힐링도 좋지만 사람들 속에서 힐링이 더 큰 감동을 준다. 자연 속에서 힐링은 인간과 자연의 소통이 없지만 인간 속에서 힐링은 서로 주고받는 소통이 있다. 희로애락, 풋풋한 삶의 향기를 느끼고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오래 전부터 미루었던 민들레 국숫집 방문하는 날, 군산에서 인천 석바위 시장으로 갔다. 통닭집에 들러 주문한 닭강정 세 박스를 찾고 마트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구입했다. 양손에 닭강정과 과자를 들고 택시를 탔다. 택시 안에 구수한 냄새가 가득하다. 나눔의 향기다.

행복 바이러스가 피어나는 곳 인천 민들레 희망센터
 
닭강정과 과자 석바위 시장에서 구입한 선물
▲ 닭강정과 과자 석바위 시장에서 구입한 선물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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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희망센터에 도착했다. 담벼락 아래 화분에 작은 국화꽃이 활짝 피었다. 국화꽃처럼 밝은 미소로 대표부부 자매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민들레 국숫집과 희망 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있지만 행복한 일들이 더 많다 한다.

"재물을 쌓으려고 하지 않고 나누려고 하니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요. 간식이나 물품은 가능한 빨리 나누어요. 음료수는 이주여성 모임에 쓰고 닭강정은 국숫집 공부방 희망센터에 한 박스씩 나누어 감사히 먹겠습니다."

온기가 남아 있는 닭강정 두 박스를 들고 민들레 국숫집으로 간다. 길가에 대표부부의 딸 모니카가 운영하는 민들레 공부방이 있다. 명랑하게 맞이해주는 모니카. 아이들이 학교와 집에서 공부만 하니 이곳에서는 신나게 놀고 주말에만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 등 특별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닭강정 한 박스를 받아들고 아이들과 함께 나눌 생각하니 행복하다는 모니카 얼굴에서 행복 바이러스가 피어났다.
 
민들레 공부방 지역 아동들의 공부방
▲ 민들레 공부방 지역 아동들의 공부방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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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국숫집으로 간다. 닭강정 한 박스를 들고 오르막길을 오른다. 민들레 가족들이 화분과 자투리땅에 고추 모종 심기를 마쳐가고 있었다. 17년 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대표와 반갑게 포옹을 했다. 호형호제하는 오랜 인연이다. 오후 4시인데도 남은 도시락 두 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대표님 얼굴이 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며 말했다.

"도시락만 들고 가는 손님들과 몇 초 동안 마주하는데 그렇게 착할 수가 없어요."

대표형님과 특별한 전시회를 갔다. 고제민 화가 <나눔, 작은 그림 기부전>이다. 이태리 여행을 수채화로 담은 전시회다. 그림 판매 수익 전액을 민들레 국숫집에 기부하는 행사였다. 30여 점 그림 중에 두 점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차를 나누며 기부 작가와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길거리에서 중동 아이 두 명을 만났는데 눈빛이 너무 선해서 그림에 담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눈빛에서 이슬람의 깊은 영성을 볼 수 있었어요. 다른 한 점은 건물 벽에 작은 제단이 있는데 마침 과일들이 제물로 바쳐져 있었어요. 특별한 느낌이 왔어요. 영적인 제물이라는 느낌이었죠."
"저도 그림 두 점을 사서 민들레 국숫집에 기증하려고 했는데 잘 되었네요."

"영적인 느낌을 받은 그림 두 점만 남았는데, 신부님 몫으로 남겨진 것 같네요. 제 재능을 가난한 이웃의 도시락을 위해 나누니까 너무 행복합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행복하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몇 배 행복한 것 같아요. 이런 기부 나눔이 많아져서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민들레 식구들이 도시락에 밥을 꾹꾹 눌러 담아놓았던데요."
"새벽 6시부터 준비해서 11시부터 도시락 250개 정도를 손님들에게 전해주는데요. 도시락 하나만 남아도 민들레 식구들이 오후 5시까지 손님을 기다립니다."
"오후 3시면 올 사람은 다 올 텐데 5시까지 기다린다고요."
"함께 사는 봉사자 식구들은 본인들이 밥을 굶어봤기에 밥을 꾹꾹 눌러서 담고 도시락이 다 떨어질 때까지 손님을 기다립니다."


몇 끼를 굶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애틋한 마음이 바이러스처럼 내 마음에 전이된 것일까. 그만 두 눈에 고인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격려차 갔는데... 더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민들레 희망센터 2층 형제님 방에 여장을 풀었다. 2층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옥상에 올랐다. 20분 정도 옥상을 거닐며 기도를 했다. 민들레 국숫집에 사는 식구들과 오시는 손님들이 행복하기를.

노숙인이 샤워하고 쉬었다 가는 작은 방에서 행복한 잠을 잤다. 센터를 지키는 형제님께 여기 생활이 어떠냐고 궁금한 척 물었다.

"기댈 곳 없었던 사람들이 가족처럼 서로 돕고 살 수 있어 행복해요. 대표님이 매일 만 원씩 용돈을 주시고요. 필요한 것들은 수시로 해결해 주셔요. 바랄 게 없어요."

민들레 국숫집에 도시락이 정갈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봉사자 식구들이 새벽부터 만든 도시락이다. 사과 두 개를 썰어 손에 들고 봉사자들에게 하나씩 나누었다. 봉사자들은 과일을 잘 먹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노숙할 때 평소에 과일을 먹어보지 못한 탓이다. 작은 사과 한 쪽에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미소를 띠며 다가갔다.

"안 먹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먹이는 재미가 쏠쏠하죠."
"하하하하."


사과 한 쪽씩 나누는 사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민들레 국숫집 골목에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랑의 도시락 향기를 맡으러 온 사람들, 대표님이 마스크가 없는 형제님께 다가가 마스크를 전해준다. 안부를 묻고 주고받는 풍경이 정겹다.

도시락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인천역으로 간다. 코로나로 힘든 무료급식소를 방문하고 격려하러 왔다가 더 큰 위로와 감동을 받고 간다. 군산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즐겁다. 골목길 사람들 속에서 나눔 속에서 받은 힐링이 이런 것일까. 도시락을 들고 가는 행복한 발걸음처럼. 
 
희망 도시락 나눔 도시락 나눔을 기다리는 사람들
▲ 희망 도시락 나눔 도시락 나눔을 기다리는 사람들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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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기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일꾼으로,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00년 6월 20일 폭격중인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를 휘날린 투사 신부, 현재 전주 팔복동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첫눈 같은 당신'(빛두레) 시사 수필집을 출간했고, 최근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사)을 출간했습니다. 홈피 http://www.sarang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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