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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노동자들은 임금감소, 실직 등 직격탄을 맞았다. <오마이뉴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노동 현장 속 쟁점과 대안을 살펴본다. [편집자말]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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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밸런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가 지난 6일 서울 성공회대학교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인터뷰 머리에 꺼내놓은 말이다.

하 교수는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방역은 세계 최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속에 살고 있다"라면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부분에서 무려 스물한 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는 이렇게 잘 대처했는데 산재사망률은 언제까지 꼴찌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하 교수 말대로 하루 3명꼴로 일터에서 사망하는 우리나라의 산재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2019년 10월에 작성된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에서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 만인율(1만 명당 사고사망자 수)은 0.52다. 1만 명당 0.52명이 죽었다는 의미로, 같은 해 일본 0.20, 호주 0.16에 비해 2~3배 이상 높다. 그나마 2013년 0.71, 2014년 0.58, 2015년 0.53, 2016년 0.53보다 나아진 수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019년 사고 사망자가 처음으로 800명 대로 하락했다"면서 "사고사망 만인율도 2018년 0.51에서 2019년 0.45~0.46으로 하락하여 최초로 0.4대에 진입했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언밸런스'를 극복하는 방법

지난 4월 29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공사현장 내 우레탄폼 작업 중에 발생한 유증기(기름 증기)와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 중 튄 불꽃이 결합해 순식간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직접적인 원인만 놓고 보면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8년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창고 지하에서 57명의 노동자가 전기배선 설치와 냉매 주입을 하던 중 전기용접을 위해 불을 붙이는 순간 공기 중에 차 있던 유증기가 폭발해 사고로 이어졌다.

하 교수는 "언밸런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기업경영에 대한 통제권이 있어야 한다"면서 '작업중지권'을 강조했다.

"(2016년 5월에 발생한) 구의역 사고 이후 직고용된 노동자들을 만났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이냐' 물었더니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라고 답하더라.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이것이라면서."

하 교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일 때는 해고가 두려워서 위험한 작업 시켜도 위험하다는 말을 못 한다"면서 "권리가 생겼기 때문에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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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교수는 "나는 삼풍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1995년 6월 29일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떠올렸다.

"그날 나는 백화점이 무너지기 두 시간 전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처음에 5층 식당가에 올라갔는데 이상하게 상가 절반이 이미 조명을 끄고 영업을 하지 않더라. 현장에는 경호원과 임원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그들 중 한 명만이라도 '위험하다' 판단해 영업을 중지하고 바로 대피시켰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 교수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나 모두 똑같다"면서 "엄청난 결함이 사전에 발견됐다, 위험한 작업을 중지할 권한만 있었다면 결과는 아마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 사업주의 작업중지와 제52조 근로자의 작업중지 등으로 나뉘어 명시됐다.



51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는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근로자를 작업장소에서 대피시키는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52조에는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1항)',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근로자가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는 제1항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아니된다(4항)' 등이 명시돼 있다.

하 교수는 "건설현장에서 공사기일 맞춘다고 건물 올리다 보면 노동자가 상급자에게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겠냐"면서 "(법에) 명시는 됐지만 지켜지지 않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인크루트 조사결과) 노동절만 해도 26%가 출근했다. 직장인 4명 중 1명이 출근한 셈이다. 이유를 보면 '출근 강요'와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14%와 10%를 넘는다. 쉰다고 말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데 노동자가 작업을 중단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갖는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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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면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하루 만에 국회는 이 중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해당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는 고용보험 가입률을 100%로 끌어올려 임금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에 대해 실업급여 및 취업 등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올해 3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률은 전체 경제활동인구 2778만 명 중 1378만 2154명만이 가입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의료보험이 전국민 대상인 것처럼 전국민 고용보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 "전국민 고용보험은 먹고살기 위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작업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통해 바뀐 가장 큰 변화가 바로 시민들 스스로 자본주의의 원칙인 '저비용 고효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가 자리 잡은 이래 변치 않는 원칙이자 구조였다. 코로나19가 이를 바꿔버린 것이다. 위험해도 말을 못 했는데 이제는 안전이 더 중요해졌다."

하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노동환경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공기가 약간 탁하고 교통이 불편해도 흔히 말해 조건이 좋은 강남 같은 지역보다 한적하고 쾌적한 곳이 점차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하 교수는 "전국민 고용보험이든 부동산 가치 변화든 자본은 언제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변화는 위기를 더 거치고 나서 마지막에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비용 경영을 준비하라"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대미 주임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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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 교수는 '고비용 경영'이라는 말을 꺼내며 "낮은 비용만 추구하게 되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노동사회는 고비용 경영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고 그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며 비용이 들어도 안전한 곳에서, 특히 국내에 있어야 위기가 닥쳤을 때 극복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대표적인 게 마스크 공장이다.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를 초반에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게 아니다. 만들 공장이 없어서였다. 비용을 고려해 제조공장을 모두 동남아 등지로 돌렸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온 거다."

그러면서 하 교수는 "자본은 어떤 상황에서도 '재난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윤을 창출한다"면서 "지금은 공공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가 위기가 아닌 적이 있던가? 최고 호황일 때도 우리는 위기라고 말했다. 언제나 노동을 쥐어짜며 성장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를 겪는 지금 노동자 권리가 강화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더욱 유익하게 한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하 교수는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국민이 일하지 않아도 돈을 받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 유익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등장한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대안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대량해고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대안은 높아진 생산성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부를 나누면 된다. 나누려는 사람들과 가지려는 사람들의 갈등이 발생하겠지만, 결국 약자와 노동자의 이익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 진보를 이끈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가 정의한 기본소득이란 "모든 사회구성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공동체가 모든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경제위기는 항시적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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