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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양초 학생이 쓴 편지.
 대전 대양초 학생이 쓴 편지.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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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밖에서 못 놀아서 속상해요. 이제 곧 여름이 되면 더워져서 코로나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예방법 잘 지켜서 다시 만나요. 건강하세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온라인클래스로 만나서 좋았어요. 선생님이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요... 선생님도 온라인 수업 준비하시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서 학교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읽고 싶어요."


스승의 날을 4일 앞둔 지난 11일 오전 대전 대덕구에 있는 대양초 전체 교원 41명은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쓴 손편지를 받아들었다. 학생 편지 50여 통을 비롯해 모두 70여 통이었다. 한 교사는 "심장이 마구 뛰었다"고 했고, 또 다른 교사는 "아침부터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 학교 노수규 교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학부모님들이 갖고 온 학생들 편지를 보고 깜짝 놀랐고 가슴이 뭉클했다"라면서 "등교 수업 준비하랴, 온라인 수업하랴 교사들이 지쳐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학교에 확 달려와서 활기를 느끼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깜짝 편지'를 준비한 곳은 대양가족봉사단이다. 이 모임은 지난해 3월 이 학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발적인 마을공동체다. 현재 32가족 12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들어있다.

이 편지는 지난 1일쯤부터 7일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김영환 대양가족봉사단 회장의 설명이다.

"코로나 때문에 선생님들도 힘드시잖아요.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은 올해 새학기 들어 담임교사 얼굴을 직접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지난해 담임 선생님이나 영양사 선생님, 교장 선생님, 보건 선생님 등 누구에게든 편지를 쓰도록 했단다. 김 회장은 "올해 담임 선생님 성함은 아니까 가족끼리 상상해서 편지를 쓴 경우도 있다"고도 전했다.

학생들 편지를 보니 글씨가 삐뚤빼뚤이다. 하지만 속상한 마음과 선생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전 대양초 학생이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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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해서 너무 속상해요. 하루 빨리 학교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 뵙고 싶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으려니 많이 답답하네요. 학교 가서 뛰놀고 싶고. 선생님, 친구들도 너무 보고 싶어요."


"선생님, 아프지 말고 아주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항상 건강할게요. 그럼 스승의 날 잘 보내세요."

학생들이 보낸 편지에는 색종이로 만든 연분홍 카네이션도 붙어 있다. 1~2학년으로 보이는 어떤 학생들은 손글씨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려 보내기도 했다.

그림 내용은 키가 큰 여선생님 맞은편에 해당 학생인 듯한 여학생이 서 있다. 그 학생 머리에선 커다란 하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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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도 교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한 학부모는 편지지에 "선생님들이 계셔서 아이들이 더욱 밝고 바르게 자란다는 거 어찌 감사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번 코로나로 인해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학교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는지 더더욱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적었다.

"편지를 꼼꼼히 다 읽었다"는 노 교장은 다음처럼 다짐했다.

"이제 등교수업 하는 날이 곧 올 테니 등교개학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해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태그:#코로나19,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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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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