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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오래 전부터 이 질문을 붙들고 고대의 경전과 싯다르타, 노자 등을 비롯해 여러 영적 스승의 가르침을 찾았다. 공부를 하다 보니 더할 나위 없이 옳다 생각되면서도 도무지 실제로는 어쩌라는 것인지 난감해지는 가르침이 있었다.

끈질기게, 집중해서, 끝까지, 쉬지 말고, 몸과 마음의 정성을 다해, 목숨 걸고 열심히, 진리를 찾고 수행하면서 동시에 '집착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집착'의 뜻을 국어사전에서는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라고 정의한다.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어쩔 수 없이 진리를 향해 늘 마음이 쏠리고 그 열망을 잊지 못해 매달리는 것이 당연한데, 그러지 말라니! 그러면서도 수행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니, 이 모순을 어떻게 할까?

구하되 집착하지 말라는 모순

티벳의 승려들이 모래로 그리는 만다라는 이 모순을 체득하기 위한 수행이다. 승려들은 색색의 고운 모래 가루를 긴 원뿔 모양의 구리 용기에 넣고 톡톡 두드려가며 뾰족한 끝의 작은 구멍을 통해 새어나오는 모래로 그림을 그린다.

그렇게 그려진 만다라의 모양과 색은 장엄하고 화려하기 그지없다. 붓으로 그려도 어려울 만큼 섬세함의 극치를 이룬다. 그런데 몇 달 혹은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 이 작품은 완성되고 나면 즉시 해체의식(Dissolution Ceremony)에 따라 흔적도 없이 쓸어버려진다. 그 어마어마한 노력의 결과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아사나 수련을 할 때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널리 쓰이는 경구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 뒤에 어떤 결과가 오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과 애초부터 결과 자체에 집착하지 않는 차원은 다르다. 최선을 다한 뒤에 집착을 버리는 순차적인 두 개의 단계가 아니라, 최선을 다함과 집착하지 않음이 하나가 된 상태다.

과장해서 비유해 보자면 저 아래가 어떠한지 까맣게 모르는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는 행위와 같다. 결과를 포기하면서 노력을 쏟는 일이다. 이를 아사나 수련에 적용할 때 수련자는 다음의 두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 걱정과 두려움이다. 잘 안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아픔에 대한 두려움이다.

걱정과 두려움을 버리고 

못할까봐 걱정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하면, 'I can do it!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뜻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오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다. 수련에 있어서 포기란 아무 집착도 걱정도 없이 '그냥 저지르기(Commitment)'이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떨어지는 몸뚱어리를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듯이, 저지를 뿐이다.

차크라사나(Chakrasana)는 수련자들이 지레 겁을 내는 아사나 중의 하나다. 시범을 보여주기만 했는데 겁을 먹기도 한다. 움츠러든 마음을 달래며 차근차근 순서대로 진행을 해본다.
 
 차크라사나 준비자세
 차크라사나 준비자세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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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무릎을 세워 발바닥을 땅에 대고, 팔을 머리 위로 넘겨 손가락이 어깨 쪽을 향하도록 손바닥을 귀 옆 바닥에 붙이고 팔꿈치를 직각으로 세운다. 이렇게 자세를 잡고 나면 골반을 들어 올리며 정수리가 바닥에 닿도록 상체를 바닥에서 올린다. 여기까지만 진행한 상태로 유지하며 에너지 흐름에 집중해도 괜찮다.
 
 초보자를 위한 차크라사나. 이 상태로 유지하며 에너지 흐름에 집중해도 좋다.
 초보자를 위한 차크라사나. 이 상태로 유지하며 에너지 흐름에 집중해도 좋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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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허리나 어깨에 큰 문제가 없는 분들이라면 팔을 펴서 전신이 반원을 그리도록 들어 올려 완성된 자세를 취할 수가 있다. 대단한 팔 힘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엄청난 유연성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두려움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자세라서 두려움이 생긴다.
 
 완성된 차크라사나. 과감하게 팔을 펴본다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완성된 차크라사나. 과감하게 팔을 펴본다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 최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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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것이 도전하는 것 

두려움이 생기면 몸이 굳고 호흡이 멈춘다. 숨이 멎고 몸이 경직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될 것도 안 된다. 선택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새로운 차원의 영역으로 나를 던져 볼 것인가, 늘 있던 곳에 가슴 졸이며 움츠리고 있을 것인가. 두려움을 포기하면 미처 몰랐던 세상이 열린다. 

고작 아사나 하나 하면서 너무 거창한 얘기를 하는 것 같을지도 모르겠다. 아사나는 수련이다. 수련은 한 발자국씩 진화해나가는 과정이다. 작은 발자국 하나가 여정의 시작이 된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에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 몸이 새로운 차원을 경험하면 마음에도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팔을 펴다가 발이 미끄러지거나 몸이 휘청거려 무너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실수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 그것 역시 새로운 경험이다.

차크라사나는 몸을 반원 모양으로 만들어 땅과 함께 둥근 에너지 흐름을 형성하는 아사나이다. 전신에 에너지 흐름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일곱 개의 차크라 중에 자신에게 특화된 차크라가 더욱 활성화된다. 차크라사나를 수련한 뒤에는 편히 누워서 어떤 차크라에 진동이 느껴지는지 집중해 본다.

만일 용감하게 몸과 마음을 열어 팔을 편 채로 차크라사나를 해낸다면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그 자부심은 집착을 낳는 또 다른 장애가 된다. 다음번에도 동일한 성취를 기대하게 되거나 더 잘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집착은 다시금 몸을 경직시킨다.

따라서 수련의 길에선 성취가 복이 아니고 실패가 흉이 아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뭔가를 이루는 순간 그 결과를 포기해야 한다. 끊임없이 미지의 세계로 내 몸을 던져 넣어야 한다. 

"쉬지 말고 포기하라."

이것이 요가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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