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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부부가 주문한 꽃선물,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장모님과 시어머님께 드릴거라고 한다. 요즘은 꽃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이천시 창전동 <플로렌스 플라워>에서
 젊은 부부가 주문한 꽃선물,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장모님과 시어머님께 드릴거라고 한다. 요즘은 꽃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이천시 창전동 <플로렌스 플라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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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스 플라워> 정숙자(58)플로리스트는 매일 꽃을 만난다. 꽃을 주문하는 이의 꽃사연을 듣는다. 이천시 창전동 문화의 거리에 있는 <플로렌스 플라워>에 찾아간 날,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은 고모에게 드릴 거라며 꽃다발을 주문했다. 오천 원짜리 몇 장을 내밀며 꽃다발에 꽂아달라고도 했다. 시어머님, 장모님께 드릴 꽃을 고르는 젊은 부부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정숙자님이 꽃꽂이와 인연을 맺은 건 40여 년 전이다. 이천양정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녀는 교회에서 꽃꽂이를 시작했다. 처음엔 손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꽃을 예쁘게 꽃을 꽂았다. 그러다가 더 전문성 있게 꽂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동양꽃꽂이부터 배우며 이어 꽃 관련 다양한 사범자격증을 땄다. 그 후 꽃꽂이 강의, 웨딩숍 등에서 일하다가 지금 자리에서 15년째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

"나만의 꽃집을 열어야겠다는 갈망은 늘 있었죠. 어린 시절 들녘에 핀 꽃과 푸른 풀잎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설렜거든요.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했어요."
 
 <플로렌스 플라워> 정숙자 님이 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그녀가 꽃이다.
 <플로렌스 플라워> 정숙자 님이 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그녀가 꽃이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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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그녀는 마침내 꽃집을 열었다. 세월을 굽이돌아 꿈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사람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가족과 지인들은 "불경기에 웬 꽃집이냐"며 꽃집 여는 것을 만류했다.

"주변분들은 걱정어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럼에도 과감하게 시작했어요. 더 나이 들고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니까 꼭 해야 해. 잘 할 수 있어.' 그런 자신감도 있었고요."

당시 꽃집을 열자마자 인기는 대단했다. 기존의 꽃집과 차별화를 뒀기 때문이다. 우선 꽃집의 실내 공간을 도회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디자인으로 꾸몄다. 꽃 선물은 그녀가 고객 입장이 되어 받아서 기쁘고 행복한 스타일로 만들었다. 나무를 심을 화분, 소품 하나에도 정성을 다했다. 몇 년 전에는 꽃집을 플라워카페로 전환했다.

화사한 꽃과 식물이 있는 공간에서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꽃카페. 플라워카페는 이천에서 처음 하는 시도였다. 꽃집을 운영하면서 정숙자플로리스트는 꽃 강좌를 운영한다. 아울러 다른 꽃 강좌를 통해 새로운 꽃장식을  배운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해가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꽃문화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중년층이 기념일이나 어떤 행사 때 꽃이나 화분을 주문했어요. 요즘은 청년들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할 때 꽃으로 하더라고요. 연인과 만난 지 백일 기념, 여자 친구와 다퉜을 때 화해의 의미로, 자신에게 꽃선물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가정에서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고급스럽고 인테리어적인 느낌을 주는 꽃과 식물을 선호하는 분들도 늘어났고요. 삶이 분주해지면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줄어드니까 '플랜테리어(planterior.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라고 식물로 실내를 아름답게 꾸미면서 공기 정화, 심리적 안정감, 자연가습효과를 누리는 거죠."
 
 아름답고 예쁜 꽃다발이 나오기까지 그녀의 손은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쉴새없이 움직인다.
 아름답고 예쁜 꽃다발이 나오기까지 그녀의 손은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쉴새없이 움직인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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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을 둘러보며 식물을 오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주인이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키우느냐에 따라 꽃의 수명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식물과 꽃은 생명체잖아요. 그래서 사람처럼 소리 내어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지만 사람이 매일 인사해주고 말해주고 사랑을 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거든요. 사랑과 관심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잖아요."

우아하고 아름다운 꽃다발이 나오기까지 힘든 점도 많다. 손님들에게 싱싱한 꽃을 선보이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 꽃 시장에 다녀온다. 꽃다발을 만들다가 가시에 찔리고 가위에 다치기도 한다. 화분 분갈이도 힘든 육체노농이다. 그럼에도 긴 세월 꽃과 함께 할 수 있게 원동력이 궁금했다.

"꽃은 작품을 할 때마다 늘 새로워요. 이것이 큰 매력이죠. 그리고 손님이 안 계실 때는 새로운 작품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손님이 많을 때는 일하느라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요. 좋아하는 일을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어서 기쁘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꽃집을 하면서 꽃을 통해 인연이 된 좋은 사람들 덕분에 늘 감사하며 일하고 있답니다."

꽃으로 주변을 빛나게 하는 정숙자 님이 좋아하는 꽃은 보라색 '리시안셔스( Lisianthus)',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 더불어 사랑'이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의 일부는 이천시청에서 발행하는 이천소식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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