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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사이버 강의를 하고 있다. 대면수업을 진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접촉하면서 코로나가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로 녹화된 동영상을 보거나 줌 같은 실시간 화상 회의 프로그램으로 수업한다. 학교에 가거나 다른 사람을 직접 만날 필요가 없어 통학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불필요한 접촉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교육 산업의 형태를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이란 말을 결합해 에듀테크라고 부른다. AI, 증강현실,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적용해 다양한 학습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온라인 교육에 익숙하지 않아 에듀테크가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대학에선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한 서버 공간부터 부족하다. 에듀테크의 더딘 발전과 대학의 미숙한 대처가 여러 문제를 만들고 있다.

첫째,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대학에서 도서관, 열람실, 작업실 등의 공간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학업, 창업, 동아리 등의 목적으로 평소라면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필자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 현재는 출입이 금지됐다. 공대 실습 수업들은 학교에 있는 여러 실험기구나 공학 도구 등을 사용한다. 미대에도 작업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여러 도구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이론적으로만 배우고 있다. 반쪽짜리 수업인 것이다.

둘째, 수업의 질이 낮다. 대부분 수업이 PPT를 읽기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강의에 녹음된 음성은 너무 작거나 노이즈가 생겨 잘 들리지 않기도 한다. 대면 수업처럼 궁금한 점을 바로 질문할 수도 없고 강의 시간 분배도 적절치 못하다. 기본 1시간이 넘어가는 강의들을 끝까지 집중해서 듣는 학생은 많지 않다.

셋째, 지나치게 많은 과제량이다. 대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월요일마다 과제 알림이 수십 개씩 와서 힘들다고 호소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어떤 학생은 일요일 밤이 가장 무섭다고 하기도 한다. 많은 학생들이 비효율적이고 도움이 되지도 않는 과제들이 너무 많고, 왜 수업의 질은 이렇게 낮은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학 측에선 인터넷 강의이기 때문에 성실도를 판단하기 위해 과제를 그만큼 더 내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제량이 지나치게 많아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부담만 더 지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넷째, 온라인 시험이다. 대면수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시험을 보는 경우가 있다. 카카오톡 단체 톡방에서 친구들끼리 답을 공유한다든지 몰래 커닝페이퍼를 보는 등 부정행위의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시험을 폐지하고 과제로 대체하는 교수님들도 있다. 하지만 제한 시간을 짧게 잡은 시험으로 대체하는 교수님들도 있었다. 이럴 땐 아는 문제도 틀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심지어 학생들마다 PC환경이 달라 문제를 풀었는데도 제출이 안 되기도 한다.
 
내 등록금!!!!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등록금을 환불해달라고 한 학생이 쓴 글이다
많은 공감을 얻어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 내 등록금!!!!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등록금을 환불해달라고 한 학생이 쓴 글이다 많은 공감을 얻어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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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글쓴 분에게 사진 첨부를 해도 되는지 여쭤봤다. 익명 커뮤니티라서 실명 공개는 부담스러울 것이기에 저작권자를 첨부하기 위한 이름은 묻지 않았다. 단 사용 허락은 맡았다.
▲ 허락 글쓴 분에게 사진 첨부를 해도 되는지 여쭤봤다. 익명 커뮤니티라서 실명 공개는 부담스러울 것이기에 저작권자를 첨부하기 위한 이름은 묻지 않았다. 단 사용 허락은 맡았다.
ⓒ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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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등록금 문제이다. 앞에 소개한 여러 문제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의 일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실습 수업도 진행되지 않는데도 등록금을 평년과 똑같이 낸다는 건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선 추가 학점을 줘 수업을 더 들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업이 이미 한 달 이상 진행된 이후라는 게 문제였다. 새로 수강한 학생이 중간고사 일정에 맞춰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다는 점, 그동안 진행된 과제나 출석에 대한 불이익은 오로지 학생 몫이라는 점 등이 문제다. 오죽하면 학생들 사이에서 "돈 내고 F 받아가세요~"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였다.

코로나19 사태를 원만하게 극복하기 위해서 대학이 모색할 수 있는 해결방안은 네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등록금 환불이 이뤄져야만 한다. 현재 대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건 실효성 없는 추가학점이나, 아이패드나 태블릿 같은 기기를 싼값에 공급해주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저조한 수업의 질, 학교 시설 이용 불가에 따른 등록금 일부 반환을 원하고 있다. 몇몇 대학에선 코로나 특별 장학금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해주고 있지만 시행하고 있는 대학은 많지 않다. 교육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데도 등록금의 일부를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대학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대학은 학생들에게 등록금의 일부를 돌려줘야만 한다.

둘째, 강의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다. 한 수업에 1시간이 넘는 분량의 강의 2~ 3개를 전부 집중해서 들을 수도 없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학생도 많지 않다. 대부분 수업이 어차피 강의 자료를 읽기만 하는 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온라인 강의를 들을 시간에 강의자료를 보며 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한 강의당 약 20~30분 분량으로 구성되도록 대학 측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과제량을 조절해야 한다. 인터넷 강의는 출석이 쉽기 때문에 학생의 성실도를 판단하기 위해 과제를 추가로 낸다는 게 대학 측의 의견이다. 하지만 과제와 강의가 지나치게 많다보니 이를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매일 강의와 과제를 붙잡고 살아도 자습할 시간이 거의 나질 않는 상황이다.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1회성 과제들을 지양하여 학생들의 시간을 뺏지 말아야 한다.

넷째, 교수와 학생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학생들과 점수 비중, 시험, 과제 평가방식 등 하나하나 소통하는 교수님이 있는가 하면 돌발 시험을 보거나 과제 제출 시간이나 출석 시간을 짧게 잡아 학생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교수님도 있다. 대학 측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책임을 갖고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해외에선 에듀테크 산업으로 교육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네르바 스쿨이다. 이 대학은 캠퍼스도 없고 교실도 없다. 모든 강의를 재학 시절 내내 온라인으로 듣는다. 온라인 교육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화상 채팅으로 진행되며, 교수와 학생 간의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진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완전 능동적 학습이라는 시스템이다. 완전 능동적 학습이란 모든 학생이 적어도 75%의 수업 시간 동안 완전히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수들이 한번에 4분 이상 말하지 못한다.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AI가 각 학생들의 발언량을 기록한다. 진행된 수업은 녹화되어 학생들 개개인을 분석하고 맞춤별 학습을 제공하는데 쓰인다.

미국엔 Collegiate Learning Assessment(대학 학습 평가)라는 교육계에서 유명한 기관이 있다. 여기서 CLA Plus라는 시험을 진행한다. 신입생일 때와 4학년이 되었을 때 시험 결과를 보고 대학이 이 학생을 얼마나 발전시켰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미네르바 스쿨 설립자 벤 넬슨은 졸업반이 보는 이 시험을 미네르바에 입학한 지 1년 지난 학생들이 치룬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 했다.

미네르바 신입생들의 성적은 상위 78%였지만, 입학한 지 1년이 지난 후엔 상위 99%라는 성적을 냈다. 뿐만 아니라 CLA 시험을 본 졸업생 중 역대 최고 점수를 갱신했다. 미네르바의 1년이 미국 대학들의 4년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이다. 미네르바의 설립자인 벤 넬슨은 기존의 휘발성 암기식 교육에 회의를 느꼈다. 현 교육은 학생들에게 배운 것을 적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네르바 스쿨은 이런 점을 개선하여 교육혁신을 이뤄냈다(EBSCulture (EBS 교양), 미래강연 Q - 교육혁명 미네르바 스쿨 참고).

교육부는 2017년에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인 미네르바 스쿨을 국내 고교에 도입하고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미네르바 스쿨은 커녕 온라인 강의 시스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만약 이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지금 같은 국가재난 사태에도 여러 교육기관들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정부는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학이나 IT 민간업체와 협력하여 양질의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관련 대회를 주최해 개발 장려 지원금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온라인 플랫폼 개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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