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이 책은 더 널리 읽혀야 한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이라는 전례없는 적과의 싸움을 앞둔 인류에게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김병권 저)은 새 시대의 병법서가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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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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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장인 김병권 저자는 방대한 양의 자료 조사를 토대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그린뉴딜' 정책(제도권 정치에서도 일부 소수 정당만 주목할 뿐이다)을 친절히 설명한다. 그린뉴딜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주요 제안 사항, 그리고 아직 미완의 과제들까지! 문체가 분명하고, 중간 중간 세심하게 그림 자료가 삽입되어 있어 이해도를 높인다.

그린뉴딜, 너 도대체 뭐니?

먼저,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 인류가 현재 '더 이상 지연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운'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직면했음을 지적한다. 이어 '두 가지 위기의 근본 원인이 현재의 경제 시스템 안에 있다'고 분석하며 '경제개혁을 통해서 기후위기와 불평등 위기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경제개혁의 방법론이 바로 그린뉴딜이다.

그린뉴딜은 쉽게 말해 '탈탄소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이다. 여기서 방점을 찍어야 할 말은 '급격한'이다. 그린뉴딜은 목표가 분명하다. '10년 안에 탄소 배출 절반수준 감축하기'.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10년 안에 전력생산은 100% 재생에너지로' 할 것과 교통, 운송, 주택 등에 있어 '녹색혁신'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경제 효과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분배 조치로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것을 분명히 한다.

이처럼 그린뉴딜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녹색 대안보다도 구체적이고, 전방위적이다. 그 이유는 '개인적(LED 전구 바꾸기) 또는 커뮤니티(재활용, 재사용, 줄이기, 지역화)'와 같은 '점진적 해법이 통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그린뉴딜에 주목하는 이유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을 아직도 지니고 있다. 마치 내가 중학생 시절 칼 마르크스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과 비견할 만하다. 실제로 그린뉴딜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운동을 기존 화석연료 기득권층과의 '계급투쟁'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이제 나는 계급투쟁론을 신봉하지 않지만, 무슨 이유인지 그린뉴딜 만큼은 지지하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이와 같은 새 시대의 병법(서)이(가) 궁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유컨대 전쟁이 코 앞인데, 누구도 전쟁에 대비하려 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암울한 상황인가. 특히 나는 그 전쟁 난리 속에서 삶의 황금기를 영위해야 하니(올해 19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다!), '그린뉴딜'이라는 전략에 더 마음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린뉴딜, 너의 길을 응원해

그러나, 그린뉴딜이 실제로 도입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진적 방법론인 만큼, 사회구성원 모두와의 숙의가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 또는 커뮤니티 환경운동의 가치를 '폄훼' 하는 그린뉴딜의 태도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기후위기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녹색연대의 고리 나아가 녹색정치 참여에 대한 열망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 여정은 그린뉴딜을 단단하게 하는 제련의 과정인 동시에, 실제 국가 정책으로서 채택되는 실현의 과정일 것이다.    

세상을 개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지금껏 많이 있었다. 비록 그 중 대다수는 좌초되었지만, 그것들이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는 아직도 현현하다. 결국 우리는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혁명의 시발점이 그린뉴딜이었으면 한다.

오랜만에 밑줄 쫙쫙 그으며 읽은 책이다. 현 시대를 오롯이 담아내고, 그에 맞춰 나름의 목소리를 낸 책이다. 많은 토론과 수정을 불러일으킬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새 시대의 병법서'라 칭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