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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군산기후환경네트워크라는 곳에서 일하는데요, 이번에 선생님 학원도 에너지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 한번 받아보세요. 무료예요."

3년 전 학원생 학부모의 전화였다. 에너지진단 전문 컨설턴트로서 가정, 상가, 학교를 방문해 에너지 사용량을 진단하고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안내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학생들과 참여하는 봉사활동 중에 지역 환경정화와 각종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있었다. 작은 힘이나마 지구 살리기에 동참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일단 학원과 집의 에너지 사용 진단을 위한 컨설턴트를 받았다. 이후에도 학부모들께 이 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함께 실천해보자고 추천했다.

이때부터 학원과 가정에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각종 전기 장치에 관심이 생겼다. 상담 시 들었던 전기사용 줄이기의 예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냉난방기 가동시간 및 조명 사용시간 조정, PC 절전 프로그램 사용, 미사용 전기제품 플러그 뽑기, 실내 적정온도 유지, 에너지 고효율 제품 사용, 에어콘 필터 주기적 교체,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 등이다.

또한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하면 가정 내의 전기, 수도, 도시가스의 사용량이 절감됐을 때 연간 2회(6월과 12월)에 걸쳐 인센티브가 통장으로 입금된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어느 날 통장에 일정 금액이 입금되어 있었다. '정말 내가 지구를 살리는 일을 하는 건가?'라는 궁금증이 묘한 기쁨으로 바꿔지는 순간이었다.

4월 22일, 지구를 생각하는 날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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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2일) 새벽부터 부지런한 블로그 지인들의 알람이 울렸다. '오늘은 지구의 날 기념 전국 소등행사에 참여할까요!'라는 글이 있었다. 바로 올해가 지구의 날 50주년이었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하는 민간인들의 순수한 운동으로 시작됐다. 미국과 100여 개 이상의 국가가 '지구는 하나'라는 주제로 환경보전을 위해 서로 협조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1990년에 이르러서는 지구의 날이 세계적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됐다. 그 해 지구의 날 행사에는 세계 150여 개국이 참가해 지구 보호와 보전에 인류공동체의 사활이 걸려 있음을 널리 알렸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지구의 날 행사를 시작했다. '이 땅을, 이 하늘을,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 라는 슬로건 아래 다음 주제를 공유했다. '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인 국토, 하나뿐인 생명'.

또한 한국은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해왔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전국 소등행사'를 매년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지구의 날 50주년인 이날, 나는 전북기후환경네크워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후변화주간의 행사인 '음식물쓰레기 OX퀴즈'에 참여했다. 잘못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는 재활용에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악취로 인한 환경오염도 유발한다. 즉 수질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 연간 처리비용 및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이런 문구가 써 있는 포스터를 학원생 학부모들과 공유했다.
 
 전국 소등행사 포스터
 전국 소등행사 포스터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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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기다린 이벤트는 지구를 구하는 10분간의 소등행사다. 이번에는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아침 일찍 학원 밴드(그룹형 SNS)에 오늘 행사를 공지했다. 학부모님들께도 각 가정에서 '10분 전등 끄기'를 같이 해보시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저녁 8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52만5600분... 그중 10분이 보여준 파동

수업 중, 드디어 때가 왔다.

"애들아, 지금 오후 8시이야. 지금부터 학원의 모든 불을 다 끌거야. 오늘이 지구의 날인데 그 행사에 참여하는 거지. 우리가 지구를 살리는, 작지만 정말 의미있는 일을 하는 거야."

전등 스위치를 내렸다. 적막이었다. 학생들은 고요 대신 즐거운 비명을 외쳤다. 그만큼 수업시간이 줄어들어서일까? 아니면 정말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뻐서일까? 10분 동안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체험했다. '아! 오늘이 지구의 날이구나. 이런 행사에 나도 참여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10분 뒤 불을 켰다. 아마도 같은 순간 꺼져 있던 한국에 수많은 불빛이 일제히 다시 켜졌을 것이다.

1년 365일을 분으로 환산하면 52만5600분이다. 이 엄청난 수에 비하면 오늘의 10분은 지극히 작다. 하지만 대한민국 5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보여준 10분은 가히 셀 수 없을 만큼 크다.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어땠어? 지구를 사랑한 느낌이?"

한 학생이 말했다.

"글쎄요. 잘 설명할 순 없지만 행사의 뜻은 알겠어요. 친구들도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또 한 학생이 말했다.

"학교에서 이런 거 하면 재밌겠다. 근데 오후 8시는 수업이 없잖아."

짧은 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분명 소중한 10분을 지혜롭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 지구의 머리와 발끝인 극지방,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지구의 허리인 적도를 포함해서 지구의 눈과, 지구의 심장, 그리고 마디마디를 대변하는 수많은 세계 곳곳이 숨을 쉴 수 있어야 한다.

사람에게만 골든타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구야말로 우리가 지켜주는 10분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지구는 생명의 위기를 이기고, 다시 또 우리에게 너그러운 품을 내어주니까.
 
 22일 저녁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N서울타워에 밤 8시부터 10분간 조명이 꺼져있다. 왼쪽은 불 밝힌 N서울타워.
 22일 저녁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N서울타워에 밤 8시부터 10분간 조명이 꺼져있다. 왼쪽은 불 밝힌 N서울타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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