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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와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 환호하는 태구민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와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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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주목했다. 18일(현지시각) 4·15 총선에서 북한 이탈주민인 태구민 후보가 서울 강남구갑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WSJ은 태구민 당선인이 "북한 주민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라고 그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했다. 태 당선인이 평소 '강경한 대북정책'의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WSJ은 '민주주의, 강남 스타일'Democracy, Gangnam Style)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글은 '탈북 인사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Escapees from North Korea offer a lesson in democracy)는 부제를 달았다.

매체는 "북한 김정은이 이번 주 미사일 시험으로 분주한 와중에, 또 다른 북한 출신 태구민(태영호)은 한국에서 뉴스를 만들었다"라며 태 당선인의 소식을 전했다.

WSJ은 1889년 미국에서 창간된 경제전문 매체로, 외교정책에서는 보수 강경 색채를 가지고 있다.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이 역내 해상 미사일방어체계를 활용해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이탈주민이 북한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WSJ "탈북민 출신 의원, 대북 강경책 펼 것"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눈시울 붉힌 태구민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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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태 당선인이 '서울의 세련된 강남 지역구'에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35억명 가운데 한 명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묘사된 풍요로운 생활 방식은 김씨(김정은) 가계를 제외하면 (북한) 대부분에서 관심 밖이다, 북한 주민은 자신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 애쓰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매체는 태 당선인이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일한 고위급 외교관인 점을 밝히며, "(태 당선인이) '2016년 탈북했을 당시 두 아들이 자유롭기를 바랐다'라고 했고, 이후 태 당선인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김정은 정권을 비판해왔다"라고 설명했다.이어 평양이 태 당선인을 '인간쓰레기'(human scum)'로 칭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WSJ는 태 당선인이 "북한 출신 인사 중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라고 부연했다.

매체는 또 북한 이탈주민인 지성호씨가 비례대표로 당선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지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18년 국정연설에서 목발을 올리는 장면으로 미국에 잘 알려져 있다"라고 소개했다.

지 당선인은 함경북도 탄광촌의 극빈층인 이른바 '꽃제비' 출신으로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12번으로 당선됐다.

WSJ은 두 명의 이탈주민 출신 국회의원이 "대북 강경책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패배한 한국 주요 보수정당 소속"이라며 "평소 태 당선인이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맞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라는 말을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WSJ의 지적대로 태 당선인은 2019년 북한 주민이 스스로 정권을 바꿔야 한다며,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위한 '남북함께시민연대'를 설립한 바 있다. 단체는 외세의 직접 개입을 통한 체제 변화가 아닌 북한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해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당선인은 또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이던 2018년 "김정은은 핵포기할 생각이 없다"라면서 "북한의 붕괴가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태구민·지성호 당선인은 WSJ의 전망대로 '대북 강경책'의 목소리를 내며, 정책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들이 21대 국회에서 활동하며 대북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태영호가 국회에서 대북 강경책을 말한다 한들 누가 동조하겠냐"라며 "180석을 얻은 집권당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태구민의 주장은 군사적 긴장을 강화할 수 있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라고 내다봤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수구·반북'적인 태구민 당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여론은 현 정부가 과감하게 개혁을 추진하고 기존의 정책을 밀고 나가라고 힘을 실어줬고, 국민은 평화적 공존을 원한다"면서 "미래통합당도 북한 붕괴를 말하고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태구민의 주장을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태영호 , #태구민, #지성호,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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