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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이 왕이고 우리가 을인데 강요할 수 있나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감염자 접촉 가능성이 높은 버스 기사들에 대한 안전 조치는 미흡해 기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버스들로 가득 차 있다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버스들로 가득 차 있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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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코로나19 여파로 운행이 멈춘 버스들로 가득 찬 춘천터미널 기사 식당 앞에서 베테랑 버스 기사 A(55)씨는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A씨는 며칠 전 확진자를 태운 동료 기사가 자가격리되면서 본인도 혹시 모를 감염에 노출됐을까 염려했다.

A씨는 "승객 중 10% 정도는 마스크를 안 쓰는데 우리가 승차 거부를 할 수도 없지 않냐"며 "지금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자발적 휴직을 권고하는데 이럴 때 자가격리라도 되면 답이 없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해도 버스를 타면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한다. 버스 기사들이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만 몇몇 승객들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그들이 감수해야 할 일이다. 술 취해 난동을 부리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들의 승차를 거부할 권리가 버스 기사들에게 없다. 그들은 언제 휴직될 지 모르는 두려움과 감염 위험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A씨 옆에서 조용히 얘기를 듣던 B(48)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마스크라도 지급을 잘 해주면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근데 마스크도 몇 개 지급을 안 해줘서 계속 재활용하는 상황이에요. 저희 같은 기사들은 수많은 사람과 대면하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회사에서 지급하는 마스크의 물량이 부족해 B씨는 얇은 부직포 마스크를 3일이나 사용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B씨는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려고도 해봤지만 금세 포기했다. 특정 시간에만 파는 공적 마스크를 운행시간이 정해져 있는 버스 기사들이 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B씨는 "차량 소독도 3일에 한 번 정도 한다"며 "매일 해야 하는 게 맞는데 회사도 어렵고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소속된 K버스회사에 현재 방역 상황에 대해 묻자, K사의 답변은 버스 기사들의 말과 사뭇 달랐다. K사는 "보건소에서 소독약과 마스크를 지급 받는다"며 "차량 소독은 하루에 한 번 하고, 마스크는 기사들이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게 배치해 놨다"고 말했다.

이 얘기를 하자, B씨는 "'하는 척"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하차 통로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
ⓒ 한림미디어랩 Th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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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가 지난달 16일부터 운영 중인 열감지 카메라는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발열 승객을 가려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하차 통로에 승객이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제대로 된 탐지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버스 기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열감지 카메라가 있는 쪽으로 승객을 유도하고 있지만 무시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하차장에서 열감지 카메라가 있는 곳까지 연결해주는?통로
 하차장에서 열감지 카메라가 있는 곳까지 연결해주는?통로
ⓒ 한림미디어랩 Th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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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열감지 카메라 앞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원봉사자 C(23)씨는 "카메라를 설치한 목적은 모든 사람을 검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하는 목적이 더 크다"고 했다.

글·사진=양희문 대학생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림대 미디어스쿨의 <로컬보도 캡스톤디자인> 수업에 학생기자가 현장취재를 거쳐 출고한 기사를 기자 출신 교수가 에디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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