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 이번엔  전직 치킨집 CEO 박명수의 등장으로 색다른 재미와 웃음 만들기에 나섰다.

MBC '놀면 뭐하니'. 이번엔 전직 치킨집 CEO 박명수의 등장으로 색다른 재미와 웃음 만들기에 나섰다. ⓒ MBC

 
'방구석 콘서트'를 통해 공연계 + 시청자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들려줬던 <놀면뭐하니?>가 이번엔 자영업자 여러분들을 위한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지난 4일 방송 후반부엔 언제나 그랬듯이 김태호 PD의 계략(?)으로 인해 유재석은 갑작스런 과제를 부여받게 되었다. 누구나 간편히 전화, 어플 주문으로 즐거운 저녁 시간을 채워줬던 치킨 요리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   

​라면 말고는 딱히 할 줄 아는 요리가 전무한 유재석으로선 닭손질 해본 경험도 없는 입장이라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그를 도와줄 구원의 손길이 도착했으니... 그 주인공은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시절의 명콤비 박명수였다.  

맛 대신 웃음 잡은 전직 닭집 CEO의 등장
 
 지난 4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잘 알려진대로 박명수는 과거 2000년대 중반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했던 경력자였다. 당시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여의도 일대를 배달할 만큼 연예인 이전에 자영업자로서 일했던 터라 그의 긴급 투입은 분명 적절한 선택이었다.

​빼곡히 적힌 레시피 책자를 보면서 고군분투하던 동생 유재석이 안쓰러웠던 그는 이내 겉옷을 벗고 앞치마를 챙기며 과거 장사했던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 나간다. 튀김옷, 기름 온도 등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술술 풀어내며 치킨집 사장님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지만 하나둘씩 밀려오는 주문에 아니나 다를까 박명수는 결국 실수연발, 당황함을 보여주고 말았다. 

15년 전의 일인 데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이미 반제품식 재료로 만들던 것과 달리 <놀면뭐하니?>에선 일일이 각종 양념, 반죽 등을 본인들의 손으로 제조하다 보니 허점 투성이 치킨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비록 각종 재료의 맛이 생생히 감도는 양념, 눌어붙은 튀김 등 최악의 치킨이 탄생했지만 덕분에 시청자들에겐 배꼽잡고 웃는 즐거움의 대향연을 선사한다. 

특히 유재석+박명수 특유의 티격태격 호흡을 그리워했던 시청자들에겐 치킨과 즐기는 맥주 한잔 같은 시간이었다. 또 다음 방영분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였다. 본 방송을 보면서 치킨 주문을 했다는 시청자들이 제법 적지 않았을 만큼 이번 <놀면 뭐하니?>는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 듯하다.

당일 오후엔 유튜브 릴레이 생방송 진행
 
 지난 4일 '놀면 뭐하니' 는 본방송에 앞서 유재석의 3가지 부캐를 총동원한 유튜브 릴레이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4일 '놀면 뭐하니' 는 본방송에 앞서 유재석의 3가지 부캐를 총동원한 유튜브 릴레이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 MBC

 
​때마침 방송 당일인 4일 오후엔 유튜브 채널 통해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부캐릭터 유산슬, 유라섹, 유DJ뽕디스파뤼 등 3인의 릴레이 인터넷 라이브를 진행하며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앞선 방송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유튜브 골드버튼 도전 등의 차기 과제와의 연결뿐만 아니라 '방구석 콘서트'에 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2탄의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했다.

홍자, 숙행, 김소유, 정다경 등 <미스트롯> 주요 스타들과 함께 토크쇼 형식으로 꾸민 1부에 이어 찌개 요리 도전에 나선 2부, 배우 박준면과 가수 장범준을 초대해 시간을 꾸민 라디오쇼 3부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꾸며 TV 못잖은 쏠쏠한 재미를 만끽하게 해줬다. 

사람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게 된 요즘 시기에 온라인(유튜브 라이브)을 통해 쌍방향 소통을 시도하고, 치킨으로 배달+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준 <놀면 뭐하니?>의 노력이 돋보였다. 

'재미+의미' 모두 잡는 돋보이는 기획력
 
 지난 4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꾸준히 사로잡을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는 시의적절한 소재로 재미와 의미를 모두 충족시키는 보기 드문 예능이라는 점이다.   

​'유플래쉬'에선 음악 창작인들의 가치를 높여줬고 '뽕포유'에선 한때 외면받던 음악 장르인 트로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최근 수 주 동안 진행 중인 '방구석 콘서트'로 공연계와 관객들의 갈증을 채워줌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줬다. 

​의미만 강조할 경우, 재미를 놓치는 치명적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면 뭐하니?>는 적절한 안배를 통해 균형감을 유지한다.

​릴레이 인터넷 생방송으로 TV와 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가 하면 어려움에 놓인 우리 주변인들에 대한 격려와 응원을 병행하는 등 <놀면 뭐하니?>는 이 순간 가장 모범적인 예능 프로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유일한 고정 출연자 유재석으로선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겠지만 그가 당황하고 한숨 쉬는 장면이 늘어날수록 시청자들의 웃음과 재미는 이에 비례해 커져만 간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치킨 유재석 자영업자 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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