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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 "지역화폐가 상품권도 그래. 경기도나 이런 데는 가능해. 저 지방 시골로 내려가면 상품권 줘봤자 어디다 쓰는 거여."
박지훈 : "전주 쓸 수 있습니다."
이재오 : "전주만 해도 중소 도시지. 더 시골 자치 단체로 가면 그거 어디다 쓰는 거야. 아무 데도 쓸모없는 거야."


3월 3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나온 내용이다. 이 말을 듣고 고개가 갸우뚱거렸다. 내가 사는 곳이 아무래도 '시골 자치 단체'에 해당될 것 같았다.

현재 내가 사는 곳은 경상북도 영주시. 인구 10만을 살짝 넘기는 작은 도시다. 전주만 해도 인구가 65만을 헤아리니 꽤 규모 차이가 난다.

이재오 전 의원은 '시골 자치단체'로 가면 상품권이 쓸모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도시에 살고, 그것도 대도시에 산다. 당연히 지방 소도시 사정은 잘 모를 터다. 줄곧 서울이 지역구였던 이재오 전 의원도 잘 모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세하게 상황을 알려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도 사고 커피도 마시는데 "아무 데도 쓸모 없다"?
 
 가게에 붙어 있는 영주상품점 가맹점 표시.
 가게에 붙어 있는 영주상품점 가맹점 표시.
ⓒ 김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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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소도시에서 지역 상품권은 아주 요긴하다. 우선 상품권을 살 때부터 이득이다. 때때로 10% 할인을 해준다. 9만 원어치 사면 10만 원을 쓸 수 있고, 27만 원어치 사면 30만 원을 쓸 수 있다. 은행 이자도 2%가 안되는 요즘 10%면 무척 큰 금액이다. 하지만 아무리 할인혜택이 좋아도 이 전 의원 말대로 쓸 곳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하루 생활을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아침에 ○○바게트에 들른다. 그곳에서 커피와 빵을 산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반복되는 일이며 주말에도 가끔 찾는다. 결재는 영주상품권이다. 종이보다 간단한 영주전자상품권을 쓴다. 핸드폰에 넣고 다니면 되니 휴대성이 아주 좋다.

건강이 중요하니 과일도 매주 사먹는다. 영주 시내 한복판에 있는 가장 큰 시장이 '영주365시장'이다. 서울로 치면 남대문시장격이다. 이 재래시장에서 매주 체리와 바나나, 사과를 사먹는데 그 때도 영주상품권을 내놓는다. 
 
 영주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영주365시장.
 영주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영주365시장.
ⓒ 김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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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인만큼 영주365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길게 거리를 형성한 곳곳에 배추전이며 동그랑땡, 생선, 채소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혹시 영주에 들를 일 있으면 영주365시장은 꼭 들르길 바란다. 재미있는 곳이다.

시장 구경이 원래 재미있는 곳이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한 곳을 골라 반찬을 산다. 가게 주인분들 중엔 머리가 허연 어르신들도 많다. 반찬을 살 때도 결제는 역시나 영주상품권이다.
 
 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전자상품권 바코드.
 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전자상품권 바코드.
ⓒ 김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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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른 재래시장은 어떨까. 영주엔 재래시장이 제법 많다. 모두 다 가보진 않았지만 가본 곳들 중 영주상품권 마크가 붙어 있지 않은 곳은 없었다.

가끔씩 재래시장에서 팔지 않는 물건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럴땐 ○○마트를 찾는다. 이 곳에선 지역에서 파는 요구르트와 콘프레이크, 두유 등을 산다. 역시 결제는 영주상품권이다.

엥겔지수(가계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가 높은 삶을 살고 있어 온통 먹는 소비만 보여준 것 같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영화도 보고, 서점에 가서 책도 사고, 놀이공원에도 갈 것이다. 아직 그런 곳엘 가보질 못해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먹는 부분에 관해선 상품권으로 할 수 있는 게 꽤 많다. 10만을 살짝 넘는 '시골 도시'가 이러하니 규모가 더 큰 도시라면 더 쓸모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영주에 발을 디딘 초창기에 비해서 영주상품권을 취급하는 가게는 계속 늘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 데도 쓸모 없다"는 이재오 전 의원의 말이 나에게는 전혀 사실이 아닌 셈이다.

이재오 전 의원님. 나름대로 보고 들은 바가 있어서 그렇게 한 말씀일 테지만 적어도 이곳 영주에서 그 말은 사실이 아니랍니다. 이 말만은 꼭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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