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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산수유꽃이 지고 붉은 화엄사 홍매화가 절정에 이르면 구례 곳곳엔 하얀 벚꽃이 핍니다. 특히 문척면 동해마을 섬진강 벚꽃길은 하얀 꽃이 터널을 이루는 아름다운 벚꽃길입니다.
 
꽃비가 날리는 구례 섬진강 벚꽃길
 꽃비가 날리는 구례 섬진강 벚꽃길
ⓒ 임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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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벚꽃의 역사는 병자호란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병자호란 이후 인조는 오랑캐에 짓밟혔던 기억을 되새기며 북벌을 대비하고자 활과 화살 등 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벚나무를 심게 했습니다.

화엄사를 다시 세우고 남한산성을 축성하는 데 공이 큰 벽암 스님은 인조의 뜻에 따라 화엄사 주변에 올벚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그중 한 그루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천연기념물 제38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올벚나무는 재질이 단단하고 변형이 잘 되지 않아 활이나 화살 등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팔만대장경의 약 65%가 벚나무로 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지난 2018년 국립수목원은 유전체 해독을 통해 왕벚나무가 올벚나무와 산벚나무의 잡종화인 것을 확인했고 일본 벚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라고 밝혔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경에 신작로를 개설하면서 벚나무를 심었으나 광복 이후 올곧은 구례의 선비들에 의해 베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어느 해에 화엄사의 벽암 스님이 외세 침입을 대비하기 위해 벚나무를 심었던 정신을 본받아 구례의 미래를 위해 구례의 곳곳에 벚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렇게 심은 벚나무는 문척면 동해마을에서 간전면 남도대교까지 이어지는 구례 섬진강 벚꽃길을 이루어 매년 구례의 봄을 화려하게 수놓습니다.
 
꽃비가 날리는 구례 섬진강 벚꽃길
 꽃비가 날리는 구례 섬진강 벚꽃길
ⓒ 임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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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인적이 드문 구례 섬진강 벚꽃길은 비가 내린 후 불어오는 강바람에 꽃비가 되어 날립니다.

구례군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섬진강 벚꽃 축제를 취소했고 벚꽃길 구간의 주차장을 폐쇄했습니다.

코로나19로 2020년 벚꽃 여행은 포기했지만 더 아름답게 필 2021년의 봄을 기다려봅니다.
 
상춘객들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
 상춘객들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
ⓒ 임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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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구례, #섬진강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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