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동성 위기인 창원 두산중공업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로 한 가운데, 더 이상 구조조정을 멈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직원 500~70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두산중공업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에 '일부 휴업 협상'을 제안했고, 두산중공업지회는 협상 거부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속에 정부는 기업에 대출을 하기로 했다. 이 정책에 따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의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 원 규모의 차입신청과 계약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였다고 26일 공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으로부터 두산메카텍㈜를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이번 대출을 발판 삼아 당초 계획하고 있었던 재무구조 개선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두산중공업은 빠른 시일 내 재무구조 개선활동을 마무리하고 금번 대출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이번 두산중공업의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제공을 결정하고 ㈜두산이 보유한 두산중공업 보통주식을 비롯한 주식,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협의 중인 6000억 원 규모 해외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 건은 이번 대출 약정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 본사.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 본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 중단해야"

이런 가운데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한 두산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멈추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유식 두산중공업지회 사무장은 27일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회사에 대해 구조조정 압박을 해왔다는 말을 들었다"며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해야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받았다. 회사는 쉬운 인적 구조조정을 한 것이다. 이제 정부가 1조원 대출을 하기로 한 것이니까 더 이상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며 "회사는 구조조정을 멈추고, 그 자금으로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회사를 더 이상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회사의 '휴업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더 이상 진행된 게 없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지회는 오는 30일 상경 투쟁할 예정이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창원성산)은 27일 낸 논평을 통해 "국책은행 1조원 금융지원 환영. 두산중공업은 대량해고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여 의원은 "정부가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응답하였으니, 이젠 두산재벌 및 두산중공업 경영진이 책임을 질 차례이다"며 "두산중공업의 어려움은 경영실패의 탓이 크다. 두산중공업은 전 세계적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석탄·원전 발전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두산중공업은 이러한 경영실패를 오직 '탈원전' 때문만 이라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대량해고와 강제적인 휴업조치로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 두산중공업은 노동자 대량해고와 휴업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두산그룹 재벌 일가는 과도한 배당금 잔치를 멈추고, 사재를 출연하여 잘못된 경영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 의원은 "더 이상 노동자들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떠안고 일자리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두산중공업은 잘못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정부는 이번 금융지원 조치가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을 막는 방파제가 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5일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국책은행들은 두산중공업에 노동자 구조조정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민중당 석영철 후보(창원성산)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1조원 규모의 대출을 하게 되었으니 두산중공업은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환영하고, 공공성 강화를 해야 하며, 구조조정을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태그:#두산중공업,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