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검찰로 송치되는 '박사방' 조주빈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 검찰로 송치되는 "박사방" 조주빈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주빈이 검찰에 넘겨졌다. 조씨는 포토라인에 서 짧은 심경을 밝혔으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범행 동기'를 묻는 말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때 나는 조씨가 목 깁스를 하지 않았더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박사방' 대신 감방에 들어갈 처지에도 "죄송합니다"가 아닌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는 그에게서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을 보는 것조차 역겹지만 동시에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저 얼굴이 괴로움에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싶었다. 반성의 눈물을 흘릴 양심도 없다면 수치심과 고통에 몸부림치기라도 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감사하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우리의 질문이 한순간에 흩어졌다.

그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건의 경위도, 동기도, 사과도 아무것도 요구할 이유가 없어졌다.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다.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처벌의 방으로 밀어 넣는 것. 다시는 그 방에서 나오지 못 하도록 끝까지 추적하고 비난하는 것 그리고 어떤 말과 행동도 철저히 무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 사회와 선량한 시민을 지켜내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박사방'과 'n번방' 등 가해자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언론은 조주빈을 비롯한 성착취 공범들에게 어떠한 사연도 허락해서는 안 된다. 그를 성실한 장학생, 평범한 이웃, 건실한 청년으로 묘사하지 않기를 요구한다. 조씨는 낮에는 선량한 시민, 밤에는 끔찍한 범죄자였던 것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변명의 여지 없는 괴물이었다. '그럴 애가 아니라'는 프레임 씌우기를 멈춰야 한다. 범죄는 할 만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저지르는 순간 범죄가 되는 것이다.

조씨는 범죄와 무관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범죄 그 자체다. 학보사 기자를 했든 봉사를 했든 그건 우리가 주목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리는 이미 조씨를 본 대로만 말하면 된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그의 일반적(이게 보였던)인 일상을 찾아내는 일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당장 멈추기를 촉구한다.

그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악마의 삶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틀렸다. 텔레그램 안에서는 악의 대장이었는지 몰라도 사회에서 조씨는 범죄자에 불과하다. 권력도 없고 기운도 없고 무리도 없고 명분도 없는, 사회에서 도태된 범죄자일 뿐이다. 그런 자신이 불쌍해서 찾아낸 유일한 명분이 '악마'였다면, 그게 소싯적 학보사 기자를 했던 경력에서 나온 유일한 발버둥이었다면, 그래 얼마든지 악마가 돼도 좋으니 그 빳빳한 고개라도 숙이길 바란다.

조주빈은 잡았지만 '박사방', 'n번방'에는 여전히 공범들이 남아있다. '그럴 수도 있다'는 2차 가해 또한 남아있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 없다. 여기, 우리가 이렇게 있으니까. 숨으면 무조건 찾아내고 지우면 무조건 기록하고 가볍게 넘기면 무겁게 벌할 것이라는 각오로 뭉친 우리가 여기 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지키고 있는 한, 그들은 이 사회에 어디로도 스며들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들을 지켜내고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하나 된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