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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초창기에 비하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문제는 차에서 내려 경치 구경만 하고 간다. 인근 식당에는 들리지도 않고 그냥 차를 돌리기 때문에 상인들의 입에서는 한숨 소리만 커져간다."

충남 태안군의 대표 관광지인 안면도 꽃지해안공원 번영회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던 사람들이 일상을 탈출해 관광지를 찾고 있다. 특히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집안 생활을 하며 답답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관광지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관광지 인근 식당이나 상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뚝 끊겨 지역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다만 캠핑장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임에도 실외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날씨가 풀리면서 이용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캠핑장 운영주들은 어려운 시기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불황이 덜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상 탈출하는 사람들… 여전히 얼어붙은 지역경기
 
충남 태안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변관광지만 둘러보고 발길을 돌려 인근 상가들의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 지역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 꽃지해안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의 차량 충남 태안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변관광지만 둘러보고 발길을 돌려 인근 상가들의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 지역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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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의 대표 관광지인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 대표적. 안면도꽃지해수욕장에는 3월 들어 바다풍경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관광지 인근 상인들의 한숨 소리를 사그라들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동답번영회측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4~15일 주말을 맞아 외지에서 관광지인 꽃지해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지만 보고 인근 식당 등 상가에서 소비하지 않고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같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최근의 관광패턴이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꽃지해변의 공영주차장도 운영하고 있는 동답번영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틀간의 주말 동안 자기승용차를 끌고 꽃지해안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은 100여 대가 넘을 정도로 거의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코로나19사태 초창기에 비해 다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매주 태안군 내 주요관광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태안을 찾는 관광객 집계에 나서고 있는 태안군 관광진흥과에 확인한 결과 지난 주말이었던 14일과 15일 안면도꽃지해안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4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1만7500명에 비해 23%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태안의 대표관광지인 만리포는 지난해에 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군에 따르면 이번 주말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2100명으로, 지난해 동기 1300명에 비해 다소 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태안군 전체적으로는 이번 주말 3만9396명(유료 7499명, 솔향기길‧해수욕장 등 무료 31897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3월 둘째 주 동기 9만7984명의 1/3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광객이 감소되고 있는 가운데 더 큰 문제는 3만 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음에도 여전히 소비로는 이어지지 않아 인근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커져간다는 게 동답번영회 등 관광업계 관계자의 목소리다. 
 
주차장을 불법으로 점령했다가 쫓겨난 노점상들이 꽃지해안 인도 등을 점령해 장사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사태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 개점휴업한 꽃지해안공원의 노점상들 주차장을 불법으로 점령했다가 쫓겨난 노점상들이 꽃지해안 인도 등을 점령해 장사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사태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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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면도의 경우 예전에는 버스를 타고 안면읍 승언리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한 뒤 택시를 타고 꽃지해변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안면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동답번영회 관계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동답번영회 관계자는 "승언리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한 시간 여 동안 지켜봤지만 빈 버스만 오가는 모습에 허탈감마저 들었다"면서 "분주하던 택시들도 개점휴업상태로 그대로 줄지어 서 있는데 마치 얼어붙은 지역경기를 상징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꽃지해안공원 주차장도 본래는 유료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차료를 받는다면 오히려 관광지에 대한 반감만 살 것"이라면서 "현재는 주차장 입구의 차단바를 아예 올려놓고 무료로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4월에 꽃축제가 시작되는데 그 때도 주차료는 받지 않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관광지 인근 음식점 등은 '한숨'… 캠핑장은 캠핑족 늘어 '반전'

한편, 관광지 태안의 상황은 비단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표 관광지인 만리포해수욕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바다 풍경만 둘러보고 만리포를 떠나는 관광객이 대부분으로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커져가고 있다. 
 
아이들의 방학이 4월로 연기되면서 답답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캠핑장을 찾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는 게 캠핑장 관계자의 말이다. 사진은 몽산포캠핑장 자료사진.
▲ 이용객이 늘고 있는 몽산포해수욕장 캠핑장 아이들의 방학이 4월로 연기되면서 답답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캠핑장을 찾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는 게 캠핑장 관계자의 말이다. 사진은 몽산포캠핑장 자료사진.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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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다소 의외인 곳도 있다. 바로 캠핑장이다. 다중이 모이는 곳임에도 실내가 아닌 실외에 위치한 특성상 집안에만 갇혀있던 아이들에게 캠핑장은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지난 주말 캠핑 명소인 남면 몽산포해수욕장 캠핑장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만큼의 캠핑족들이 몰려들었다.

몽산포해수욕장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캠핑장 대표 송아무개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지난 주말부터 몽산포 캠핑장에는 예년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의 캠핑족들이 찾아 갯벌체험도 하고 바다 바람을 쐬고 갔다"면서 "다소 의아하기도 했지만 캠핑장이 야외에 있어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낮고, 또 날도 풀리고 방학도 연기되면서 요즘 장기적으로 집안에만 있는 아이들을 위해 캠핑장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주부터 캠핑장을 찾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면서 "캠핑장도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조금씩 캠핑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제철을 맞은 실치를 맛보기 위해 몽산포해수욕장 인근의 마검포항을 찾는 미식가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조속한 코로나19사태 종식으로 상인들의 얼굴에 드리운 짙은 그늘이 하루빨리 걷어지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안면도, #만리포, #코로나19,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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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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