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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흙은 분해자 곰팡이의 균류와 광합성을 하는 조류가 합쳐진 지의류의 활동으로 만들어졌다. 조류의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당분을 균류는 에너지로 이용해 딱딱한 바위를 분해하여 흙을 만들었다. 또한, 식물의 뿌리처럼 가느다란 균사를 뻗어 물과 양분을 흡수해 조류와 공생했다.

분해된 바위는 작은 알갱이로 쌓이고 지의류의 사체는 유기물이 되어 다음 생명체의 양분이 되는 과정의 반복으로 흙이 만들어졌다. 흙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출현했고, 그것들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생겨났다. 수억 년에 걸쳐서 숲이 바뀌는 천이와 지각변동으로 동식물의 유기물이 퇴적된 흙 위에서 인류는 1만 년전 농사를 시작했다.
  
퇴비와 낙엽,작물의 잔사등의 유기물을 흙속으로 넣어준다
▲ 밭 만들기 퇴비와 낙엽,작물의 잔사등의 유기물을 흙속으로 넣어준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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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흙의 조건

농사에 적합한 흙은 세가지 종류로 분류한다. 모래(0.005~2mm이하)는 바닷가의 모래처럼 흙 알갱이를 눈으로 볼 수 있으며 거친 촉감이 느껴진다. 미사(0.002~0.005mm)의 흙알갱이는 눈으로 볼 수 없으며 부드러운 느낌이다. 점토(0.002mm이하)는 가장 작은 흙알갱이로 미끌한 촉감과 뭉쳐지는 점착성이 있다.

모래의 특징은 굵은 흙입자 사이로 물빠짐과 산소의 순환은 잘 되지만 물과 양분을 저장할 수 없다. 미사는 물과 산소를 저장하는 데 적합하지만 양분을 저장하는 능력은 약하다. 점토는 물과 양분의 저장력은 높지만 물빠짐과 산소순환이 나쁘다.

모래는 공극(흙알갱이 사이의 빈 공간)이 크고 표면적이 작아서 물과 양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약하다. 사막의 선인장은 모래의 악조건을 견디기 위해서 두꺼운 잎속에 수분을 저장해두고 가시는 햇볕을 반사시켜 생육온도를 조절하면서 척박한 환경에 적응했다.

미사는 공극으로 물과 산소의 순환이 원활하여 밭작물 생육에 적합하다. 그러나 양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약하면 작물생육이 부진할 수 있다.

물을 가두고 벼를 키우는 논 흙은 점토다. 산소가 부족한 논에서 벼는 줄기의 가운데를 비워놓고 산소를 호흡하여 뿌리로 내려 보낸다. 물속에서 자라는 갈대와 미나리도 줄기의 가운데를 비워서 산소를 호흡한다.

점토의 특징은 양분과 물을 저장하는 힘은 좋지만, 물이 부족하면 흙 알갱이가 서로 달라붙는 점착성으로 가뭄에는 거북등처럼 갈라진다. 수분이 부족하면 흙이 딱딱하게 뭉치고 갈라진다면 점토가 많은 흙이다. 점토가 많은 밭은 물빠짐과 산소 순환이 불량하여 밭작물 생육에는 여러가지로 불리하다.
  
물빠짐이 좋지 못한 점토는 가뭄때 거북등처럼 갈라진다
 물빠짐이 좋지 못한 점토는 가뭄때 거북등처럼 갈라진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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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바꾸는 유기물

세가지 종류의 흙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있으면 물리적으로 농사에 적합한 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만들고, 지력을 높여주는 미생물 활동을 위해서는 유기물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농사를 시작할 때마다 퇴비를 넣는것도 유기물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흙의 물리적인 단점을 변화시킬수 있는것도 유기물이다. 물빠짐이 나쁜 점토에 유기물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 미생물 활동으로 흙 알갱이 사이에 공극이 생기는 떼알구조가 만들어진다. 퇴비를 유기물로 넣어주기도 하지만, 작물의 잔사(뿌리, 줄기, 잎)와 나뭇잎을 토양유기물로 밭에 넣어주면 효과는 더 좋다.
  
흙에서 생성된 유기물은 흙으로 다시 돌려준다
▲ 수숫대와 낙엽 흙에서 생성된 유기물은 흙으로 다시 돌려준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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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빠짐이 좋지 않았던 농장의 흙도 작물의 잔사와 나뭇잎의 유기물을 지속적으로 밭에 넣어주면서 농사에 적합한 흙으로 바뀌고 있다.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양분, 수분, 산소가 원활하게 순환할수 있도록 흙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 농사다.

태그:#유기물, #낙엽, #퇴비,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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