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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벌어지는 국내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애초 일상적 방역에서 마스크가 지닌 중요성을 강조했다가 공급이 부족해지자 조금씩 말을 바꾸고, 결국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으므로 충분히 정부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는 정확한 사실관계보다는 또 중국을 이용한 선동적인 프레임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에서 민영삼씨는 3월 5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 주장 그대로 정부를 비판했는데요. 요지는 '중국에 마스크 수출을 하는 바람에 정작 국내에는 마스크가 없다'는 겁니다.
 
미래통합당 주장 받아쓴 기사 받아 읽는 <배승희 변호사>
    
 미래통합당 주장 그대로 전한 <배승희 변호사>(3/5)
 미래통합당 주장 그대로 전한 <배승희 변호사>(3/5)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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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유튜브 인기동영상으로 올라온 배승희 변호사 <웃는 사이에>(3/5)에서는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조경태 최고위원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며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조경태 최고위원이 마스크 2억7천만 장 어디 갔냐 했어요. (중략) 확진자 나온 바로 직후에 1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하루 1일 600만 장으로 계산해보면 2억7천만 장인가 나온다 하더만. 그런데 놀라운 사실. 여러분 진짜 놀라운 사실. 12월에 우리가 중국에 마스크 수출이 60만 불이었어요. 60만 달러였어요. 60만 달러. 그런데 1월 돼서 갑자기 6135만 달러. 그러니까 100배가 늘어난 거예요. 60만 불에서 6135만 달러로 100배가, 중국에다가 100배 더 많은 마스크를 수출한 거죠. 2월 가서 또 어떻게 된 줄 알아요? 이게 1억1850만 달러. 그러니까 200배로 또 수출량이 늘어났어요. 그러니까 마스크 만들어서 다 중국에다 수출한 거예요.
   
<배승희 변호사>는 포털에 나온 기사 제목을 읊으면서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똑같이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의 주장을 따옴표로 받아쓴 연합뉴스 <통합당 '마스크대란' 십자포화... "2억7천만 장 도대체 어디 갔나">(3/5)를 인용한 겁니다.
  
매일경제 기사와 똑같은 미래통합당 주장
  
3월 5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 지난 3월 3일, 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국내) 1일 마스크 생산량을 600만 장에서 1100만 장으로 늘리겠다 했습니다. 하루 생산량 600만 장을 계산해도, 1월 22일부터 45일간 계산해보면 약 2억7천만 장이 됩니다. 근데 이 2억7천만 장의 마스크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조사를 해봤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관세청 자료에 보면, 12월에 대중국 마스크 수출금액이 60만 달러였습니다. 그것이 1월에 6135만 달러, 즉 100배가 증가했습니다. 근데 확진자가 나왔던 2월 20일까지 대중국 마스크 수출량이 무려 1억1845만 달러였습니다. 12월과 비교하면 약 200배나 폭증한 겁니다.
   
일단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발언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눈에 띕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3월 3일, 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국내) 1일 마스크 생산량을 600만 장에서 1100만 장으로 늘리겠다 했다"고 말했지만, 지난 3월 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터지기 이전까지 하루 600만 장 수준이던 마스크 생산량이 현재는 1100만 장 정도까지 늘었으나 여전히 수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발언했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과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의 질의에 따른 답변이었는데 조 위원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2월 20일까지 대중국 마스크 수출량이 무려 1억1845만 달러"라며 '수출량 200배 폭증'처럼 언급한 대목도 수출액을 수출량으로 혼동한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혼동을 사소하게 보이게 하는 본질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이 "직접 조사"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조 위원이 말한 모든 수치와 문제 제기가 매일경제 <단독/왜 국내서 마스크 구매하기 힘든가 했더니... 중국으로 다 나갔네>(2/25)와 똑같다는 겁니다. 조경태 위원이 이 보도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많습니다.
 
먼저 3월 5일 최고위원에서 발언임에도 2월 25일 나온 매일경제 기사와 똑같이 수출 통계 조사 기간이 2월 20일까지로 동일합니다. 또한 "코로나19가 본격 발발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12월 60만 달러 규모였던 대중국 미세먼지용 마스크 수출액이 올해 들어 1월에 6135만 달러로 100배 가까이 폭증", "2월은 20일까지 잠정집계 된 통계수치에 따르면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은 1억1845만 달러를 기록" 등 매일경제 핵심 수치 및 문제 제기들이 조경태 위원 주장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중국에 마스크 퍼준 정부’ 프레임이 돋보인 매일경제 기사


미래통합당이 직접 조사를 했든, 매일경제 기사를 '상당 부분' 참고했든 그 주장이 정확한 사실이면 큰 문제는 아닌데요. 그러나 ‘마스크를 중국에 다 수출해서 한국에 부족하다’는 주장 자체가 과도합니다.

매일경제 <단독/ 왜 국내서 마스크 구매하기 힘든가 했더니... 중국으로 다 나갔네>(2/25)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무역통계 서비스 '트라스(TRASS)'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포함한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의 HS코드 '6307909000'을 입력하여 나온 수출입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의 주장과 같습니다.

2019년 12월에 비해 올해 1, 2월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이 폭증했으니 국내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는 것이죠. 그나마 매일경제는 이 대중국 수출액에는 "마스크 외 섬유로 된 기타 제품도 일부 포함"된다고 밝혔으니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이라고 단언한 미래통합당보다는 솔직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매일경제는 여기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상당량이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의사협회 입장, 인터넷 커뮤니티의 "박스째로 마스크를 사재기해 돌아가는 중국인과 마트에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국민의 모습을 대조한 글"까지 덧붙여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 퍼줘서 마스크 대란 발생’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했습니다.
 
지금과 판이한 ‘2월 20일 이전의 코로나19’, 왜 고려하지 않았을까

'1월~2월 20일까지 중국에 다 수출해서 국내 마스크 품귀'라는 논리는 무리가 따릅니다. 매일경제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 통계를 기준으로 60만 달러 규모였던 12월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이 1월 6135만 달러로 100배 가까이 폭증, 2월 20일까지의 2월 통계에선 1억 1845만 달러로 200배 치솟았다면서 '국내에서 마스크 구하기 힘든 이유는 중국으로 다 나갔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죠.
 
여기에는 중요한 맥락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매일경제가 지난해 12월과 대중국 수출액을 비교한 1월~2월 20일까지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확진자 폭증의 시작이었던 31번 확진자 발생은 2월 18일,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고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월 20일부터입니다. 그 직전까지의 기간에는 한국보다 훨씬 심각했던 중국의 상황상 마스크 수출이 많았던 겁니다.
 
물론 예측이 어려운 감염병 사태에 있어 정부가 조금 더 빨리 수출 제한 등의 대응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2월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금지하고 생산업자 수출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긴급 조치를 취했고 3월 10일에는 홍남기 부총리가 "내수에서 (마스크가) 더 필요할 때 수출이 제한되는 게 필요했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1월~2월20일 대중국 수출량’으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다고 단언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 등이 포함된 2월 20일 이후의 통계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1, 2월 코로나19 사태의 양상이 매일경제가 기사를 낸 2월 25일은 물론, <배승희 변호사>가 같은 내용을 인용한 3월 5일과 판이하게 달랐던 사실은 ‘마스크 대란의 원인 중 1~2월 대중국 수출량’을 따질 때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일부 '팩트체크' 보도들, '대중국 수출이 절대 요인은 아냐'

매일경제의 이 단독보도는 여러 매체가 받아썼습니다. 2월 25일부터 3월 10일까지 포털 네이버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마스크' 키워드 검색 기준 매일경제를 재인용 한 기사만 25건에 이릅니다. 이 중 매일경제 보도를 '팩트체크'한 사례는 3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22건은 모두 매일경제를 받아쓰며 ‘정부가 마스크를 다 중국에 수출해서 마스크 부족’이라는 프레임을 확대재생산했죠.
  
‘팩트체크’를 한 기사들의 취지는 ‘대중국 마스크 수출량만이 국내 마스크 대란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라는 겁니다. 파이낸셜뉴스 <fn팩트체크/‘구할 수 없는’ 마스크, 정말 중국으로 다 갔을까?>(2/26)의 경우) 수출액 폭등의 원인 중 코로나19로 인한 대중국 마스크 수출 증가가 포함되기는 하나, "이것이 국내 (마스크) 품귀현상의 절대 요인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마스크 생산량 추정치와 중국으로의 수출량을 비교해보면 이를 알 수 있다는 겁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매일경제가 제시한 수치와 현재 마스크 단가를 고려할 때 2월 중국으로 수출된 마스크는 약 8천만 장으로 산정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마스크 1일 생산량과 사태 이전 업체들의 마스크 보유량을 합하면 국내의 마스크 총량이 "3억5천만 장"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 중국으로 수출됐다는 약 8천만 장의 마스크를 제외하더라도 "한국에 남은 마스크 물량이 이를(중국으로의 마스크 수출량을) 훨씬 웃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국내에서 축적된 마스크 물량 대비 대중국 수출량이 23% 수준으로서 ‘마스크 품귀 현상’의 원인이 '대중국 수출량' 때문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파이낸셜뉴스는 "폭증한 (국내)수요", 단속에도 불구하고 계속 되는 '매점매석'도 마스크 부족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언론 보도를 ‘선동’에 악용하는 유튜브, 건강한 비판도 덮어버린다
 
‘중국에 마스크 퍼주다 국내 대란 자초한 정부’라는 프레임은 소위 ‘보수 유튜브’와 보수 야권에서 주요한 정치 공세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는 마스크 품귀 현상의 원인을 ‘중국 수출’ 하나로 너무 쉽게 단언한 매일경제 보도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배승희 변호사>와 같이 구체적인 분석을 내팽개친 채 선동적인 프레임을 더 과장하고 퍼나르는 소위 '보수 유튜브'들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배승희 변호사>의 민영삼 씨는 매일경제가 인용한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수치를 말하면서 '수출액'에서 '액수'를 빼고 '수출' 혹은 '수출량'으로 표현하며 마치 ‘대중국 수출량이 200배 늘었다’는 것처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마스크 만들어갖고 다 중국에다 수출한 것"이라 단언했죠. 무리가 따랐던 매일경제 기사를 인용한 미래통합당의 주장을 더욱 과장되게 인용한 겁니다.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도 다양한 시각의 기사들을 찾아보지도, 다른 변수들을 고려하지도 않고 '선동'에만 매달린 이런 콘텐츠는 오히려 정부를 향한 건강한 비판들까지 덮어버릴 수 있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3월 5일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 <웃는 사이에> / 2020년 2월 25일~3월 10일 포털(네이버)에서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마스크'를 키워드로 검색하여 나온 관련 기사 전체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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