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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굳은 표정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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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이 다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3시간가량 벌인 의원총회의 공식 결론이다.  다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분출된 찬반 격론은 단순히 숫자가 많고 적음으로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참여 가부를 묻는 당원 투표에 대한 의견부터,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참여'를 전제로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예상 의석 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이견까지. 각 의제별로 다양한 갈등이 표출됐다.

1당 사수와 미래한국당의 다수 의석 확보 저지라는 찬성 명분과, 참여 시 중도층 대거 이탈로 수도권과 영남권 등 험지 지역구 의석을 더 잃을 수 있다는 반대 명분이 맞부딪혔다.

[당원 투표] '당원 교육 기회' vs. '왜 당원한테 떠넘기나'

전 당원 투표 방식에 대해선 이해찬 대표가 직접 "당원들에게 좋은 토론과 교육이 될 수 있다"며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오는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당원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 문항 구성도 논쟁거리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투표 문항에 비례연합정당이 아닌 민주당 독자 비례정당 창당 찬반을 묻는 질문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소수로 제기되기도 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부에서 제안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것을 확인하는 질문 하나에 대해 찬반을 묻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 당원 투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찬성 결론이 나면) 수용해야 하지만, 정치적 책임을 당원들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최종 결론 전 치열한 논의부터 해야 하고, 당 지도부가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석 계산] '참여 시 미래한국당 위축' vs. '130석 기준 자체가 오류'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의총장 향하는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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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위원장이 이날 현 지역구 의석 130석을 기준으로 비례연합정당 참여 시 얻게 될 의석 등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했다. 이 시뮬레이션에는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선거를 치를 경우가 포함됐다.

그러자 설훈 의원을 중심으로 변경된 선거 판세를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에 불과하다는 비판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면 130석은 흔들리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판을 바라보는 눈이 다 달랐다. 각자 시뮬레이션으로 다른 도상훈련을 하고 있다. 이럴 땐 원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형 위원장은 이를 놓고 "미래한국당 의석수를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130석이라는 기준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례 의석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보는 게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명분] '1당 빼앗기면 후반기 국정 동력 상실' vs. '원칙 없는 패배 위험'

찬반 '명분 대결'은 더욱 강하게 충돌했다.

연합정당 찬성론은 '1당 실패 시 국정 위기'를 내걸었다. 우원식 의원은 특히 의원총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거느리고 만일 국회 1당 혹은 최악의 경우 과반 이상의 정당이 될 경우 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 운영주도권을 모두 빼앗긴다"면서 "후반기 국정동력 상실은 진보진영 전체의 좌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취지 약화에 대한 반론도 제시했다. 송영길 의원은 "원래 취지대로 (민주당이) 병립형 7석 정도를 후순위로 확보하고 녹색당 등 소수 세력에게 나머지를 배려해서 선순위로 국회에 들어오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는 제도 미비를 악용하는 미래한국당에 대한 방어운전"이라고 설명했다.

불가론을 제시한 의원들은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이상, 비례연합정당 구성은 결국 선거 개혁을 주도해 온 민주당의 원칙을 뒤집는 민심 이반 행위라고 규정했다. 조응천 의원은 "원칙 있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있는 패배를 하면 재기 가능성이 있지만, 원칙 없는 승리를 꾀하다 원칙 없는 패배로 귀결되면 더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의총장 향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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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론은 사실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나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분출됐다. 참고로, 설훈·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9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공학적으로 볼 때 이 방법(비례연합정당 참여)이 비례의석 획득에 도움이 되는데 이것이 민주당에 최종적으로 이익이 되려면 지역구에서 그 이상의 손실이 없어야 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냈다.

부산·경남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들 역시 반대 입장을 내걸었다. 특히 부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려,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선거연합 참여 '공개선언' 시 유감 표명 불가피

한편, 민주당 지도부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14일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최종 참여를 결정할 경우 이해찬 대표의 유감 표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근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지도부가 사과하고 참여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 "미래한국당의 출연으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결정적으로 당원의 뜻이 확인되면 반대론을 펼친 의원들도 그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당원의 뜻이 확인되면 이해찬 대표가 참여 공개선언을 해야 하고, 가장 소수정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참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선거연합정당, #플랫폼정당, #연동형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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