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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오리를 찾아 나선 것은 오랜만이다. 요즘 매일 가창오리를 찾아 다니는 김종술 기자를 쫓아 금강하구로 향했다. 지난 달 28일의 일이다. 금강하구로 향하던 길에 금강에 서식하는 여러 다양한 종류의 오리와 기러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날이 저물어가는 금강하구에 도착해서 가창오리를 찾았다. 

여러 차례 현장을 찾은 김종술 기자는 가창오리와 일체가 된 것처럼 정확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현장으로 안내했다. 지난 20년간 탐조를 하면서 여러 차례 대규모 군집을 확인하고 개체수를 세어왔던 경험상으로 확인하기에는 약 15만 정도의 규모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에서 비행하는 가창오리 . ⓒ 이경호
   
화면에 꽉찬 가창오리 무리 . ⓒ 이경호
   
가창오리 무리들 . ⓒ 이경호
   
가창오리 소수가 비행으로 이동중인 모습 . ⓒ 이경호
 
멀리서 보면 검은 섬처럼 보이는 가창오리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서해안에 위치한 하구와 호수에서 월동하는 가창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겨울철새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게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탐조(새를 관찰하는 활동)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만 마리가 벌떼처럼 비행하는 군무를 보면서 자연의 경의로움을 보여주는 가창오리의 서식특성 때문에 전 세계 탐조인은 이를 보고 싶어 한다. 더욱이 이런 군무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가창오리 거의 전부가 우리나라에 월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군무를 보기위한 국내탐조인들도 매년 금강을 찾아온다. 이날은 비가 내려서 사진을 찍거나 관찰하는 탐조인을 만나지는 못했다. 탐조를 하는 사람들이 찍어 올린 가창오리의 군무사진은 겨울철 단골 메뉴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석양을 배경으로한 수 십만 마리의 흐트러지지 않는 비행은 아직도 미스테리중이 하나이다. 

필자도 이런 군무를 상상하며 가창오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을 담을 수 있을 만한 곳에서 기다림을 시작했다. 가창오리 위치를 확인한 김종술 기자가 분명 이리로 지나갈 거라며 안내한 곳에서의 기다림은 약 2시간이나 지속되었다. 해가 일정하게 있을 때 군무를 시작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1년에 2~3번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시간이 흘러서 군무를 시작한 가창오리는 정말 허무하게 약 3분만에 우리를 지나 먹이를 찾으러 떠났다. 너무 어둑해진 다음 시작한 군무를 카메라에 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언론을 통해 만난 석양을 배경으로하는 군무는 그야말로 기다림에 연속을 통해 얻은 귀한 사진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어처구니 없지만 2시간을 기다린 사진은 아래와 같다. 멀리서나마 군무의 모양만 확인한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필자는 오랜만에 너무 벅찬 감동을 느꼈다.
 
먹이를 찾아 가는 가창오리군무 . ⓒ 이경호
   
사나위에 보이는 점들이 가창오리이다 . ⓒ 이경호
 
사진에 담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군무를 만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과거에도 가창오리의 군무를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고 금강을 떠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마 다시 가창오리를 찾아 금강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년에는 오랜 기다림의 여유를 꼭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태그:#가창오리, #금강하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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