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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은 인재영입과 지역구 공천, 비례대표 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눈에 띄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유독 이번 총선에서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정당에 영입되거나 공천을 신청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겁니다. 선거마다 늘 반복되는 현상인데요.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소위 ‘전문가’로 나와 정치 평론을 하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특정 정당 정치인을 목표로 선거에 뛰어드는 겁니다. 보도‧시사 프로그램, 특히 종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각 정당의 인재영입과 공천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명단과 총선 출마자 자료를 분석해 어떤 출연자가 어느 정당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분석에 사용된 종편 출연자 명단은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종편 4사 11개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정당 출마자 분석에는 2월 14일까지 원내 정당 10개와 원외 정당 2개(녹색당, 미래당)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영입인재, 공천심사 명단,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2월 15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공개된 지역구 예비후보자 명단을 활용했습니다.

다만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거나(대안신당), 홈페이지에서 인재영입 및 총선 출마자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정당(바른미래당, 미래한국당, 미래를향한전진당)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12월 종편 출연자 166명 중 정당 홈페이지에서 33명, 중앙선관위에서 27명 확인

12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 분석 결과 총 출연자는 166명이었습니다. 이 중 정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명단에서 33명의 출연자가 확인됐고,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명단에서는 27명이 확인됐습니다. 단순히 수치로만 보더라도 전체 종편 출연자의 최소 16.3%는 총선에 특정 정당 후보로 나섰거나 19.9%는 특정 정당의 선거를 함께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방송사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기본적으로 전문성과 중립성을 담보한 것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이 통계에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출연한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으나 특정 정당 소속임을 밝히고 출연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청자들은 그 출연자들이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타사보다도 유독 시사 대담 프로그램이 더 많은 종편에서 출연자의 1/5 가량이, 총선에서 특정 정당의 정치인이 됐다면, 시청자 기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 명단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 명단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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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인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1위… 출연횟수는 자유한국당이 1위

확인된 인물들을 정당별로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8명(정당 홈페이지 기준), 16명(중앙선관위 통계사이트 기준)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자유한국당 소속이 14명, 9명으로 뒤를 이었고, 정의당 소속이 두 자료에서 모두 1명, 새로운보수당 소속이 중앙선관위 통계에서 1명 확인됐습니다.

출연자들이 총선을 위해 적을 둔 정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았으나 출연 횟수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으로 간 출연자들이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출연한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74회(정당 홈페이지 기준), 58회(중앙선관위 통계사이트 기준)로 더불어민주당의 63회, 53회보다도 출연횟수가 많았습니다. 정의당은 두 자료에서 모두 9회, 새로운보수당은 중앙선관위 통계에서 11회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함의를 지닙니다.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자유한국당을 대변하는 출연자들을 가장 많이 노출했다는 것인데, 시청자들이 ‘전문가’로서 가장 많이 봤던 출연자들이 선거 시기가 되자 자유한국당 정치인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정당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수 및 출연횟수
 정당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수 및 출연횟수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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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수치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과거의 출연자 구성 편파성을 여전히 개선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종편 출범 당시부터 과도하게 소위 보수 출연자만 출연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종편은 대략 2017년 대선을 기점으로 여야 출연자의 수를 맞추는 모양새를 보인 바 있는데요.

그러나 실제 전체 출연자의 정치적 성향과 출연 횟수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여전히 편파성이 분명한 겁니다. 종편이 시청자의 눈을 속이고 더 교묘한 방식으로 보수 편향의 출연자 구성을 유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정당 소속임을 알리지 않고 출연한 경우가 많았던 자유한국당 패널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정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들의 직업군입니다. 출연자들의 직업군을 정당별로 확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 18명(정당 홈페이지 기준), 16명(중앙선관위 통계사이트 기준)의 경우 “민주당 국회의원”과 같이 현역 국회의원 소속으로 출연한 인물이 6명, 4명이었고, “민주당 상근부대변인”과 같이 정치인임을 알 수 있는 직업군으로 출연한 인물이 두 자료 모두 8명이었습니다.

“변호사”와 같이 정당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 전문가 직업군은 두 자료에서 모두 4명뿐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하는 출연자들 대부분은 그래도 자신이 특정 정당 소속임을 밝히면서 그동안 방송에 출연했던 겁니다. 정의당의 경우 두 자료 모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1명, 새로운보수당의 경우 중앙선관위 통계 자료에서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수석부위원장 1명이 확인됐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 14명, 9명 중 현역 국회의원은 정당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한 자료에서만 2명이 확인됐고, 정치인임을 알 수 있는 인물은 두 자료 모두 5명이었습니다. 정당의 색깔이 없는 직업군은 각각 7명, 4명으로 더불어민주당보다 많습니다. 자유한국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들은 절반 정도가 정치색이 나타나지 않는 전문가 직업군으로 출연해왔던 것입니다.
 
 정당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 직업군 분류
 정당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정당 활동이 확인된 종편 출연자 직업군 분류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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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가 ‘네임수퍼’로 시청자에게 고지하는 출연자의 직업군은 시청자가 해당 출연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정당 소속임을 처음부터 알리고 시사 대담에 참여한 출연자에 대해서는 당연히 시청자들도 특정 정당의 이해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전제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교수, 변호사 등 정치색이 없는 직업으로 나오면 더 중립적으로, 정치적으로 편견이 없는 전문가로 인식하게 됩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논평을 전달하는 것으로 보였던 전문가 직업군 중 일부가 실제로는 특정 정당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면 이는 시청자를 속인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 중 전문가 직업군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낮은 신뢰도와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원내 소수정당‧원외 정당의 시각은 종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종편 출연자의 총선 정당별 통계에서 마지막으로 살펴볼 점은 원내 소수정당이나 원외 정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이는 종편이 철저하게 거대 양당 중심으로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나마 정의당과 새로운보수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가 등장했지만 두 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 소속의 출연자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등 일부 원내 소수정당 소속 현역 의원의 출연은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출마 관련 활동이 확인되지 않아 분석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원내 소수정당과 원외 정당을 대변하는 출연자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JTBC가 작년 개편 과정에서 <세대공감>을 통해 신지예 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을 고정 출연자로 섭외했지만 오랜 기간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세대별 출연자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시시대담 프로그램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정당 중심의 담론이 아닌 유권자 중심의 의제를 다뤄야 합니다. 유권자의 선택지에는 거대 양당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제대로 된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합리성과 다양성이 보장된 주장을 토론할 수 있도록 구성을 갖춰야 합니다.
 
종편 막말 출연자를 인재로 영입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의 경우 영입인재 중 종편 출연자가 있는 유일한 정당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첫 번째 종편 출연자 영입은 김병민 경희대 교수였습니다. 김병민 씨는 민언련이 2019년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 종편 출연자를 분석한 결과에서 출연 횟수 1위를 차지한 인물이었습니다. 이뿐만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센터장, 허은아 경일대 교수,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등 많은 종편 패널들이 자유한국당 인재로 영입됐습니다.

특히 김병민, 허은아 씨는 수차례 문제발언을 했던 출연자였습니다. 대표적으로 김병민 씨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019/2/27)에 출연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베트남 여성을 두고 “일반 대학생이라기보다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믿겨질 정도”, “아마 리설주 여사가 함께 왔을 때는 이 여성을 선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갑자기 화색이 도는 모습을 보였던 게 바로 이 여성으로부터 꽃다발을 전했을 때”라고 발언했습니다. 이 발언들은 모두 명백한 성희롱이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방송에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습니다.

허은아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019/8/15)에서 허 씨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텀블러가 매일 바뀐다며 “조국 후보의 어떤 정체성의 흔들림까지 보여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고,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019/12/6)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질문을 받고 웃었다며 “대선을 벌써 그리고 있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모두 허무맹랑한 주관적 인상비평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런 출연자들을 ‘인재’로 영입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종편에서 막말을 일삼던 출연자가 ‘인재’라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이런 출연자들이 정치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정치권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것이고, 정치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일입니다.
 
정치인들의 발판이 되어버린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 집계와 정당 활동 확인 기간의 제한으로 인해 이번 분석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정당 활동이 확인된 출연자는 더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예비후보로 활동중인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 미래통합당 인재영입이 확인된 이수희 변호사,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신장식 변호사 등이 그 예시입니다.

과거 선거에서도 종편의 일부 출연자들은 선거 때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종편 출연을 잠시 중단했다가 당선이 좌절되면 다시 돌아오고는 했습니다.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노원구청장 후보 출마를 시도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출마가 실패한 뒤 종편으로 조용히 복귀했습니다. 김근식 씨는 최근 종편 출연을 중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공천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지난 2019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종편 출연을 중단한 뒤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종편에 복귀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한번 더 종편을 떠났습니다. 과연 이게 언론으로서 정상적인 행태일까요?

이번 분석과 출연자들의 행보가 보여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성격은 분명합니다. 모든 사안을 정치 쟁점화 시키고, 정치적 진영논리로 사회적 사안을 해석하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정치 입문의 발판처럼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합리적인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안에 맞는 전문가를 출연시키고, 정치 관련 대담에서 정당의 입장이 필요한 경우에만 정치인 출연자를 섭외해야 합니다.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스스로 정치인의 발판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방송을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는 출연자들의 섭외를 중단해야 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12월 1~31일 JTBC <뉴스ON>,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뉴스파이터>(12/16~31)<뉴스&이슈>(12/1~13)<아침&매일경제>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muz.so/aatx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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