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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sad)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일로입니다. 무엇이 코로나를 만들었는지, 인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현재로선 난감할 뿐입니다. 미궁의 바이러스와 전염, 불안과 공포가 세상을 엄습했습니다. 사람들의 활동은 잔뜩 움추러듭니다. 행동반경이 줄어들고, 어울림이 잦아듭니다. 전지구적 물류 흐름은 바이러스로 인해 끊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을 혐오하고 그 원인에 대해 과감히 처단하자고 싸웁니다. 미궁의 바이러스앞에 우리는 정작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공교롭게도 인간의 활동을 축소시킨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주는 경고는 이제 더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나서지 말라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당황합니다.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자 그 활동에 기반한 일련의 경제행위들도 위축됩니다. 생산과 유통은 줄어들고 소비도 줄어듭니다. 곧 그간 시중에 풀린 돈의 양도 줄어들 것입니다. 미친 듯이 오르던 부동산은 오늘도 이 사태가 나와는 상관없다고 홀로 의기양양합니다. 그러나 왠지 찜찜합니다.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은데, 부동산도 어떻게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는 못합니다. 돈의 흐름이 둔화되면 제 아무리 부동산이라도 버텨낼 재간은 없습니다. 비이성적 한국의 부동산이 미궁의 바이러스에 의해 무너지리란 예상은 황당하지만 이는 정해진 수순입니다.

2월을 포함해 두어달(~4월)을 코로나19가 이어진다고 해봅시다. 대부분의 직장은 확진자를 내지 않기 위해 근근히 조직을 돌립니다. 정부방침대로 재택근무, 유연근무를 급격히 시행합니다. 간혹 확진자라도 발생하면 며칠은 조직운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가 점점 많아집니다. 생산물이 줄어들게 되고, 내수는 생필품위주로 집중되게 되며 수출판로는 경색됩니다. 성장이 아니라 역성장으로 갈 것임은 자명합니다.

자연은 어쩌면 지금까지 인간의 생활양식-경쟁하여 돈을 벌고, 경쟁에 이기려 그 어떤 짓이라도 하며, 타인을 배제하고 나의 성취(자본획득)을 위해 전력하는 삶-은 온당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일은 또다시 스마트한 인류의 백신개발로 치유하고 넘어가는 것에 그칠게 아니라, 진정 자본 획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주의 삶의 양식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1분기 역성장은 정책당국자나 매출이 급락한 기업경영자들에게 많은 부담을 줄 것입니다. 한동한 움추려 나들이를, 소비를 즐기지 못했던 인간은 반사적 보상심리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5월 봄이 오고 코로나가 잦아들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동하고, 소비하겠지요. 전분기 역성장을 만회하려는 정부나 기업은 투자와 생산에 집중할 것입니다. 다시 자리를 찾아가는 흐름을 보이면서 단기적으로는 '만회의 과열'이 일어날 것입니다. 최대로 잡아 잠재성장율에 가까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전분기의 마이너스를 메워갈 것입니다.

정치권의 사람들은 이 사태를 두고 자랑, 숨김, 떠넘기기, 편가르기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실로 대의제의 역작용이 오늘보다 더한 시절이 있을까요. 우리에게 자신을 버리고 민중을 구원할 실용적이며 윤리적인 리더가 없다는 현실은 오늘날 한국의 역사에서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들은 3월이 되면 저마다 자신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몸을 바치면서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표를 달라 할 것입니다. 상대후보와 당을 말도 안되거나 살짝 보이는 빈틈을 파고들어 끝까지 물고 뜯을 것입니다. 정치를 하는 엘리트들의 행위는 결코 엘리트적이지 않을뿐더러 민중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주범일 뿐입니다.

4월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면, 못갔던 찜질방을 가고, 해외여행을 떠나겠지요. 선거도 끝나있겠지요. 생활과 무관한 저 정치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시선을 주지 않겠지요. 성장일변도로 달려온 자본주의의 부작용이, 순수한 선의를 상실한 기능정치, 보이기정치, 여론정치가, 무엇보다 성찰없는 다수 국민의 문화와 국민성이 언젠가 또다시 코로나를 만들고, 반복해서 경고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 즈음 반성과 성찰에 시선을 돌리는 정치인이 없다는 현실은 다시 한번 우리 공동체의 역사를 불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바이러스는 새드(sad) 바이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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