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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동래구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6명으로 대거 늘어난 가운데 8명이 부산 한 교회 신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2.23
 23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동래구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6명으로 대거 늘어난 가운데 8명이 부산 한 교회 신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2.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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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들 동선 공개된 걸 들여다봤는데 직접적으로 겹치는 곳은 없더라. 그래도 불안한 느낌은 있다."

부산 온천교회가 있는 동래지역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는 조아무개씨는 최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온천교회를 중심으로 부산에도 연일 증가하는 가운데, 배달 업무가 훌쩍 늘었기 때문이다.

조아무개씨는 "한 4~5일 사이에 체감상 배달 콜수가 못해도 1.5배에서 2배 가량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부산에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점심과 저녁 시간에 피크타임을 찍고 조금 주문이 뜸한 시간대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더 오래 일하게 된다. 보통 점심과 저녁 피크가 있고 중간에 좀 주문 뜸한 시간대가 있는데 지금은 콜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피크타임을 지나도 계속 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을 때만 해도 옆동네인 부산에서 주문량이 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지자체에서 확진자 동선 등 재난 문자를 연일 보내면서 라이더가 체감할 정도로 주문이 많이 늘었다. 27일 현재 부산시는 온천교회 교인 1300명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더 만난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의 경우 17일부터 23일까지 주문건이 전주 대비 4.6% 늘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으로 배달 음식을 더 많이 시켜먹어, 그만큼 택배·배달 노동자들의 일은 더 늘어나게 된다.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27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배송노동 관련 안전 지침을 발표하라고 밝혔다. 아직 배달·택배 노동자를 위한 안전 및 보호 지침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뉴스를 봐도 배달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없어"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노동자들 라이더유니온 출범 1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출범 총회'에 참석한 배달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보험료 현실화' '산재 유급휴일 실업급여 보장' 등이 적힌 조끼를 입고 광화문네거리에서 고용노동청을 향해 오토바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배달 라이더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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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송파구에서는 처음으로 배달 라이더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한 아이스크림 매장 점주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뒤 해당 매장 제품을 배달한 라이더 한 명이 전염돼 확진된 것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많이 위험에 노출된 직업군 중 하나이지만 달리 대책이 없다. 배달 라이더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면 당장 돈을 벌지 못하고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마스크나 손세정제 같은 최소한의 보호장비에 기대어 보려고 해도 당장 마스크조차 물량이 많지 않아 살 수 있는 곳도 마땅하지 않은 형편이다.

조아무개씨는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다른 배달대행업체에서 동시에 일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사무실 직원의 근무 형태를 재택 근무로 변경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정작 라이더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직원들이 사무실에 없어 마스크 지급도 같이 중단되고 말았다.

라이더유니온 등이 반발해 배달의민족은 방침을 바꿔 다시 마스크 10개와 손세정제 2개를 각각 라이더들에게 나눠주었다. 조씨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배달 대행사의 경우 마스크 지급을 해주는 경우는 없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산도 마스크를 구할 곳이 없다. 마트에 마스크가 들어오는 날이 있다고는 하는데 3시간 전에 줄을 서야지 살 수 있다고 하더라. 나는 일을 하러 가야해 내가 내 돈을 주고도 마스크를 못 사는 상황이다.

마스크를 챙기는 게 비단 저희(라이더)들의 안전만을 위함은 아니다. 배달하는 사람들은 업무 특성상 많이 돌아다니고 한 번 확진이 되면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라이더들이 확진이 될 경우 국민의 안전도 위험한 상태가 된다. 만일 한 분이라도 확진이 된다면 하루 동선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


생계가 불안정하지만 부산 지역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불안감에 아예 일을 쉬는 배달 라이더들도 나타났다. 조아무개씨는 "배달 일을 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쉬는 분들이 계신다"라고 말했다.

"배달을 안 할 수는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상황이다. 대부분 억지로 나가는 사람들이다. 라이더들에 대한 보호대책을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저희 같은 배달 라이더들은 특수고용근로자기 때문에 항상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비상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소상공인의 경우 대출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더라. 특수고용근로자들은 그런 대책에서 곧잘 제외된다. 다들 알고 있는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으라는 일반적인 지침이 문자로 내려온 것 말고는 별다른 게 없었다."

조씨는 음식을 시키는 고객들에게 '선결제'를 해서 되도록 서로의 안전을 위해 라이더와 손님이 대면하는 일을 줄이는 것을 최소한의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조씨는 "배달의민족 어플 상에서 라이더를 만나서 직접 결제하는 게 아니라 선결제를 유도하고 있는데 고객의 편의를 감안해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진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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