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 운용으로 11%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9년 11월 기금운용 조직을 설립한 이후 최고의 수익률이다. 운용 수익금도 73조4000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7일 지난해 말 기준 연간 기금 운용수익률이 11.3%(잠정)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설립 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9년(11.31%), 2010년(10.37%), 2009년(10.39%) 등 세 차례였다.

기금 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7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2200만명의 국민연금 가입자로부터 한 해 동안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 47조8000억원의 1.5배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총 736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2018년 대비 97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총 적립금 중 누적수익금은 367조5000억원으로 전체 기금적립금의 절반을 차지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작년 20년 만에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및 경기 부양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밝혔다.

20년 만에 최고 수익률, 글로벌 증시 상승세 덕분

실제로 국민연금의 금융 부문 수익률을 살펴보면 해외 주식은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 합의 타결 소식에 따른 글로벌 증시 상승세와 환율의 영향으로 30.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도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실적 회복 기대로 증시가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12.58%의 수익률을 냈다. 이밖에 국내채권이 3.61%, 해외채권이 11.85%, 대체투자 자산이 9.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내외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금리 하락세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채권도 평가이익 증가에 기여했다"며 "대체투자도 이자 및 배당 수익과 함께 보유자산의 가치상승으로 9%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은 1988년 시행 이후 연평균 누적 5.86%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은 5.45%, 최근 3년간으로 좁히면 5.8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2024년에 1000조원, 2041년에는 17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앞으로 10년간은 유동성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시장의 투자 한계를 극복하고 기금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투자 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우수한 투자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기금운용본부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보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 운용 성과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