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8월,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의 한 축구 구단에서 국내의 한 유망주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이후 이 한국인 소년은 마드리드로 건너가 한 달간의 테스트를 거쳐 실력을 인정받고 지난 10월, 마침내 주전 자리를 약속받으며 입단을 확정짓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김이삭. 올해로 만 17세의 나이인 그는 180cm라는 작지 않은 신장에 공수 미드필더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인성과 성실함까지 갖춰 현지에서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었다.

현재는 비자 문제 등으로 당장 시즌에 합류할 순 없지만, 다가오는 여름이면 이제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헤타페 유소년 클럽 등 스페인 최고의 유스팀들이 속해있는 마드리드 1부 리그에서 활동하게 된다.

다음은 지난 24일, 스페인으로의 출국을 앞둔 핀토FC의 김이삭 군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지난 24일,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이삭 군 .

▲ 지난 24일,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이삭 군 . ⓒ 김이삭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 강정훈 축구센터 태양FC U18에서 미드필더로 뛰었으며 다가오는 9월부터 스페인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데 핀토FC 후베닐A에서 뛰게 된 김이삭이라고 합니다."
 
- 스페인으로 이적하셨는데 소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스페인 최고의 유소년 리그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레기도 했지만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테스트에서 최선을 다해서 구단으로부터 합격 소식을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 새로운 구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뛰게 될 핀토FC의 정확한 명칭은 'Club Atletico de Pinto Juvenil A'이고 마드리드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습니다. 성인 팀은 스페인 4부리그인 테르세라 디비시온 리그 7그룹에 속해 있고, 유소년 팀은 후베닐A로 마드리드 1부 리그에 속해있습니다.
 
처음 테스트를 위해 팀 훈련에 함께 했을 땐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팀원들에게 무시를 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언어도 통하지 않는 제게 다들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고 환영해주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난 10월, 현지 구단과 계약을 마친 후 구단주와 함께 .

▲ 지난 10월, 현지 구단과 계약을 마친 후 구단주와 함께 . ⓒ 김이삭

 
- 스페인 구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시게 되었나요?
"스페인 현지 핀토FC에서 용인 레이번스를 통해 저의 경기 영상을 보고 싶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후 현지 구단에 영상을 보냈고 정식 테스트 제의가 들어와서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현지 입단 테스트를 가진 후 감사하게도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 국내에서 좋은 대학이나 프로팀에 진출하는 길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스페인 행을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한국에서 축구를 하면서 늘 더 높은 수준의 축구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좋은 기회가 생겨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스페인 행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버지께서 축구를 너무 좋아하셔서 교회에서 어린이 축구 사역을 하셨는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 자리에 저를 데려가셔서 축구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1학년때부터 클럽에서 취미로 축구를 하다가 5학년 말부터 대전 문화초등학교에서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장점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축구를 하면서 축구지능과 센스가 좋고 시야가 넓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패싱 능력과 중거리 슛, 많은 활동량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 공수 미드필더를 모두 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두 위치가 요구하는 역할이 다를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저는 거의 공격형 미드필더로만 활동했었습니다. 하지만 청주 대성중학교에서 뛰던 중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던 친구가 부상을 입으면서 제가 대신 그 자리를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동하면서 골을 많이 기록했는데, 가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동할 때는 이전처럼 득점을 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 자리도 재미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혹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을까요?
"사비 에르난데스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존경합니다. 축구 센스와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뛰어나고, 바르셀로나라는 최고의 팀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려서부터 이니에스타와 사비의 플레이를 많이 보면서 축구를 했습니다."
 
현지에서도 뛰어난 성적으로 인정 받은 김이삭 군 .

▲ 현지에서도 뛰어난 성적으로 인정 받은 김이삭 군 . ⓒ 김이삭

 
- 현지 선수들 사이에서 테스트를 받았는데, 한국 축구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끼셨나요?
"기존에 제가 뛰던 태양FC에서 감독님과 코치님의 세밀한 가르침과 좋은 훈련 시스템 속에서 축구를 배워왔기 때문에 스페인에 와서 테스트를 할 때도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스페인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개인능력과 압박 그리고 힘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앞선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 다른 국가도 있는데 꼭 스페인을 가고 싶은 이유가 있었나요?
"아무래도 저는 미드필더인데 스페인 축구는 간결한 패스 플레이가 강점이고, 무엇보다도 어려서부터 동경해온 이니에스타와 사비 같은 선수들이 뛰었던 국가이기 때문에 항상 스페인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배우다보면 앞으로 더 성장할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축구를 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첫 번째는 선수이기 이전에 인성을 갖춰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인성이 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축구선수로서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과 축구를 즐길 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수준의 축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김이삭 군(태양FC에서의 훈련 모습)  .

▲ 높은 수준의 축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김이삭 군(태양FC에서의 훈련 모습) . ⓒ 김이삭

    
- 새로운 도전입니다.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실 계획이신가요?
"처음에는 누구나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스페인어도 열심히 공부를 해왔고, 현지에 가서도 화상 교육으로 언어공부를 하면서 축구뿐만 아니라 언어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실력으로도 인정받는 한국 선수가 되도록 끝까지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축구선수로서 최종적인 목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리그에서, 그리고 팀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매 경기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 어려서부터 저를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도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선수 생활 이후에는 축구를 통해서 불우한 아이들과 이웃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고,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의 최종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미래의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고, 지금도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에 앞으로 많은 분들께서 기대를 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더욱 열심히 해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스페인으로 갈 수 있게끔 도와주신 정윤택 이사님과 손민성 단장님,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저를 가르쳐주신 한국의 지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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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삭 핀토FC 후베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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