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전 세계적인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를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마침내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미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와인스틴의 1급 성폭행(2개 혐의)과 3급 강간(1개 혐의) 등 총 3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와인스틴은 유죄가 인정된 3개 혐의로 향후 재판에서 최고 29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판이 끝난 뒤 그는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변호인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P통신은 "피해 여성들과 검사 측이 기대한 만큼의 승리는 아니지만, 와인스타인은 이번 평결로 남은 삶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펄프 픽션>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만든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와인스틴은 지난 2017년 언론 보도를 통해 30년 전부터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90명이 넘는 여배우나 여성 스태프들에게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나왔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가 확산됐고, 와인스틴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고 이후 회사에서 해고되고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도 박탈당하는 등 사실상 할리우드에서 퇴출됐다.

그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배우들 중에는 셀마 헤이백, 우마 서먼, 기네스 팰트로 등스타들도 즐비하다. 와인스틴은 이 가운데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와 당시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2명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누가 저질렀건 강간은 강간"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그러나 와인스틴은 변호인을 통해 "원고들과의 성관계는 합의된 것이며, 그들은 자신의 영화계 경력을 위해 자신과 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 전 격리된 장소에서 26시간 넘게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에 도달했다. 다만 종신형 선고가 가능한 약탈적 성폭행 등 2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내렸다.

사이러스 밴드 검사는 재판이 끝난 후 와인스틴을 상대로 법정 다툼에 나선 여성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가난한 남자가 저질렀건, 권력 있는 남자가 저질렀건 강간은 다 같은 강간"이라고 강조했다.

와인스틴은 또 다른 여성들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별도로 기소된 상태라서 유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하비 와인스틴 미투 운동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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