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전 세계적인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를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마침내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미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와인스틴의 1급 성폭행(2개 혐의)과 3급 강간(1개 혐의) 등 총 3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와인스틴은 유죄가 인정된 3개 혐의로 향후 재판에서 최고 29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판이 끝난 뒤 그는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변호인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P통신은 "피해 여성들과 검사 측이 기대한 만큼의 승리는 아니지만, 와인스타인은 이번 평결로 남은 삶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펄프 픽션>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만든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와인스틴은 지난 2017년 언론 보도를 통해 30년 전부터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90명이 넘는 여배우나 여성 스태프들에게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나왔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여성들이 성폭행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가 확산됐고, 와인스틴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고 이후 회사에서 해고되고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도 박탈당하는 등 사실상 할리우드에서 퇴출됐다.
그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배우들 중에는 셀마 헤이백, 우마 서먼, 기네스 팰트로 등스타들도 즐비하다. 와인스틴은 이 가운데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와 당시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2명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누가 저질렀건 강간은 강간"
▲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그러나 와인스틴은 변호인을 통해 "원고들과의 성관계는 합의된 것이며, 그들은 자신의 영화계 경력을 위해 자신과 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 전 격리된 장소에서 26시간 넘게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에 도달했다. 다만 종신형 선고가 가능한 약탈적 성폭행 등 2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내렸다.
사이러스 밴드 검사는 재판이 끝난 후 와인스틴을 상대로 법정 다툼에 나선 여성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가난한 남자가 저질렀건, 권력 있는 남자가 저질렀건 강간은 다 같은 강간"이라고 강조했다.
와인스틴은 또 다른 여성들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별도로 기소된 상태라서 유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