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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 있는 세계 최대 조선소 현대중공업 정문.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인분할로 지역이 요동쳤다
 울산 동구에 있는 세계 최대 조선소 현대중공업 정문.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인분할로 지역이 요동쳤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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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진원지인 울산 동구에서는 지난 수 년간 구조조정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등을 이유로 지역경제와 민심이 악화된 상태다.

정치권의 무책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가운데 21대 총선을 눈앞에 두고 일부 후보들이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의 양보를 요구하거나 경제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주민들에게 비현실적인 공약을 남발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자리 만들고, 동구경제 반드시 살리겠다"... 그동안 무엇을 했나

울산 동구의 대표적인 주력 기업은 현대중공업이다. 한때 경제 상황이 좋았으나, 지난 몇 년간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3만 명 이상이 구조조정 되면서 덩달아 지역 경기가 침체돼 주민들의 고통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지역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에도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법인분할을 강행하면서 지역 대기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태다.

법인분할이 노조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강행된 터라 노사간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이에 지난해 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노조)와 사내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 임금 향상' 등을 위해 최초로 원·하청노동자 공동 총회-총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역 여론에도 정치권의 역할이 미흡하자 급기야 현대중공업 전 하청노조위원장이 직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법인분할 노동자의 피해 원천방지법과 권리 구제법안 제정'과 '임금체불 원천방지법과 원청갑질 피해보상 법안 제정'을 공약해 노동자의 불이익을 알리고 있을 정도다(관련기사 : 현대중 하청노조 전 위원장 "'못믿겠다 직접한다' 내건 이유는...").

하창민 노동당 예비후보는 출마 일성으로 "노동자 서민의 삶은 무엇 하나 나아진 것이 없이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동안 정치는 무엇을 했나"라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뜬구름 잡기식 공약이 남발되고,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는 듯한 입장이 공공연히 나오면서 지역 분위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경선에 나선 안효대 전 의원의 경우, 최근 주민들에게 공약을 문자메시지 보내 "일자리 만들고, 동구경제 반드시 살리겠다"라면서 "원전정상화로 일렉트릭 일자리 지키고, 현대중공업의 일감을 다른 지역으로 뺏기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화를 통해 지역, 노동자, 회사가 함께 상생할 길을 찾고 주민 여러분과 함께 동구경제 반드시 다시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가 현대중공업 간부 출신이자 이 회사의 실질적 사주로 알려진 정몽준 전 의원의 최측근을 지내면서 지난 몇 년간 현대중공업 사태에 따른 지역경제 악화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주민여론을 감안하면 "현실적이지 못한 약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같은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강대길 전 울산시의원도 지난 17일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과는 대비 되는 모습이다.

강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로 특근과 야근이 줄면서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현실이라 당연히 임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의 현대중공업과 노동조합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회사는 대기업 사회적 책무를 다해주고 노동조합은 지역경제 어려움을 생각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노사가 입장차를 보이는 부분은 임금인상보다 현안문제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노사가 협상의 여지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노사 모두의 양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측의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노조의 입장과는 대비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런 일부 후보들의 행보가 추락할대로 추락한 정치불신을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태그:#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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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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