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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서 비행중인 황오리.
 금강에서 비행중인 황오리.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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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 수문이 개방된 이후 금강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가 급증하는 등 조류 생태계가 빠르게 자연성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겨울 세종시 조류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겨울부터 매년 세종보 상류의 철새들의 이동과 서식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합강리 일대 겨울철새를 모니터링 해 왔다.

지난 2월 6일 단안전수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2019년 겨울 조사'는 세종시와 부강 경계지역부터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교각까지 약 12km에 걸쳐 진행됐다. 그 결과, 총 70종 4238개체의 조류가 확인됐다.

이는 2018년 총 63종 2717개체, 2017년 총 55종 2404개체와 비교해 종과 개체수 모두 증가된 결과다.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꾸준히 조류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01호로 보호받고 있는 '큰고니'의 급증이다. 이번 조사에서 큰고니 20개체가 금남대교 인근에서 월동중인 것을 확인했는데, 큰고니는 4대강 사업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2017년 세종보 수문이 개방된 이후 2018년 겨울 9개체가 처음 확인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 전 2000~5000개체까지 확인되던 멸종위기종 2급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도 4대강 사업 후 자취를 감췄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큰기러기 488개체, 쇠기러기 243개체 등 총 731개체가 확인되어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7개체(큰기러기 11개체, 쇠기러기 6개체)에 불과했다.

'황오리' 역시 4대강 사업 이전(2000~2008년)에는 300~500마리가 서식했으나, 4대강사업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2017년 7개체, 2018년 61개체가 확인됐고, 올 해에는 200개체로 대폭 증가했다.

황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큰고니는 모두 모래톱이 있는 낮은 수심의 하천을 좋아하는 서식습성을 갖고 있어, 세종보 수문개방에 따른 서식처의 변화로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분석했다. 
 
모래톱에서 휴식중인 오리들
 모래톱에서 휴식중인 오리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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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수금류(오리류)중 '청머리오리', '흰비오리', '댕기흰죽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물새 중 특히 낮은 물을 선호하는 수면성 오리는 2016년 690개체 2017년 1266개체에서 2018년 1453 개체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2401 개체로 급증했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 이후 호소화되었던 금강이 수문개방 이후 모래톱과 하중도 등이 생겨나고 수심도 낮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것.

수금류의 서식개체와 종수의 증가는 합강리와 공주보 등의 수문개방 이후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월동지로 다시 이 지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문개방 이후 서식하는 월동조류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온 것으로 매우 유의미한 일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맹금류를 포함해서 확인된 법적보호종은 큰고니, 큰기러기, 황조롱이, 쇠황조롱이, 참매, 새매, 흰꼬리수리, 독수리,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흰목물떼새, 원앙 등 모두 11종이다. 2018년에 비하면 검은목두루미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1종이 감소됐다.

세종시 건설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15종의 법적보호종 서식이 확인됐던 것과 비교하면, 합강리가 아직 보건설 이전의 완전한 모습을 되찾고 있지는 못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문개방에서 더 나아가 보가 해체된다면 지금보다도 자연성 회복이 용이할 것이라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밝혔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처장은 "수문개방 이후에 3년에 걸친 겨울철새 조사결과는 서식지역의 회복과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며 "조류의 개체수와 종수는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더 안정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수문개방 이후 변화와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여 조류서식처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정밀한 조류조사 등을 통해 향후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특이종인 '검은어깨매' 1개체가 금남대교 상류지점에서 발견됐다. 이 검은어깨매는 국내 미조(길잃은새)로 기록된 매우 희귀한 조류다.

태그:#금강, #큰고니, #조류조사, #대전환경운동연합,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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