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 JTBC

 
"원 음정 그대로 'Don't Cry'를 무대에서 부르니 너무나 감격스럽네요."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 '다시 찾은 그 노래 특집'에서는 더 크로스의 김혁건이 17년 만에 고음으로 유명한 'Don't Cry'('돈 크라이')를 원음 그대로 소화해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초고음 록 발라드 명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돈 크라이'는 MBC <복면가왕> 가왕 방어전에서 이 노래를 선택했던 국카스텐 하현우를 제외하고 부른 가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상당히 높은 옥타브를 자랑한다. 심지어 '돈 크라이'의 원곡 가수 김혁건 조차 이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2012년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김혁건은 오랜 재활과 복식 호흡 보조 장치 개발 덕분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지만, '돈 크라이'를 원키로 부르는 것은 힘들었다고 한다. 

<슈가맨2> 제작 당시 섭외 요청이 들어왔지만, '돈 크라이'를 원음 그대로 부를 수 없어 출연을 고사 했던 김혁건은 그 뒤 간절한 바람과 절실한 노력 끝에 원키 그대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고, 그의 오랜 염원대로 '돈 크라이'를 예전처럼 부르는 가수가 되었다. 

사고 이후 자력으로 복식 호흡을 할 수 없었던 김혁건의 재기는 본인조차 가늠하지 못했던 기적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도 노래를 하고 싶다는 김혁건의 의지를 막을 수 없었다. 사고 이후 아버지와 함께 수동 복압 장치를 개발했던 김혁건은 이후 그의 소식을 접한 서울대학교 로봇융합연구센터 방영봉 교수팀의 연구에 힘입어 자동 복압 장치로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 JTBC

 
김혁건의 설명에 의하면 그의 동반자와 같은 복식 호흡 보조 장치는 스틱을 조종하면 배가 눌러지고 그 힘에 의해 횡격막이 움직여 복식 호흡을 가능하게 만든다. 배를 눌러주면 고음이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한 것. 하지만 현재의 기술 여건 상 그 어떤 장치도 고음을 마음껏 낼 수 있었던 과거로 완벽히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꼭 그렇게까지 노래를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김혁건에게는 음악이 삶이고 그의 인생의 전부였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김혁건이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지 뿐만 아니라 더 크로스의 또다른 멤버 이시하의 믿음과 격려가 있었다. 사실 김혁건의 사고 직전 두 사람의 관계는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지금에야 '돈 크라이'가 명곡으로 회자 되긴 하지만, 2003년 발표 당시에는 SG워너비와 같은 R&B 그룹의 강세 속, P2P 사이트 열풍으로 인한 불법 다운로드로 막대한 손실까지 입었던 더 크로스는 김혁건의 탈퇴와 오랜 부침을 겪어야 했다. 

2012년 오랜 앙금과 오해를 풀고 극적인 재결합을 이끌어낸 더 크로스는 음반 녹음 직전 김혁건이 사고를 당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다. 그럼에도 김혁건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시하는 늘 친구 곁을 지켰고, 김혁건이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헌신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 JTBC

 
사고 이후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나날들이 계속 되었다는 김혁건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던 가족과 이시하 덕분에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저희가 이렇게 행운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게 포기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계획은 단순해요.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게 하나예요."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을 사고 있는 김혁건의 재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자신을 믿어주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 고난에 절망하지 않고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넘지 못할 장애물은 없다는 것. 그리고 희망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것.

이날 김혁건과 이시하가 <슈가맨3> 무대에서 보여준 다짐처럼 더 크로스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멋진 그룹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한 더 크로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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