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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는 어떻게 될까. 국민들은 언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코로나19 전문가 연쇄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두 번째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을 만났다. [편집자말]
지난 12일 국립중앙의료원 뒤편 주차장.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환자 대기공간, 이동식 차가 있다. 이동식 차 안에는 전산화단층촬영기(CT), 일반촬영기(엑스레이)가 놓여있다. 

의문이 들었다. 2017년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왜 이동식 시설에서 신종 감염병 검사를 하는 걸까?

"종합계획 세우고 엎고 반복할 뿐"
 
 정기현 국립의료원장
 정기현 국립의료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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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의 말이다.

"지금 병원 앞에 CT실, 엑스레이실 이런 게 있어요. 현재 병원은 낡고 좁아 비감염자들과 동선 분리가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분리해 놓은 거예요. 본래 약속대로 중앙감염병병원이 세워졌다면 외부가 아니라 감염병원 내부로 들어왔을 것들이죠. 따로 설립된 감염병원 안에 독립된 검사 기구도 갖춰놨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게 안 되다 보니 이동식 차에서 감염환자만 찍게 하는 일이 벌어진 거죠."

국립중앙의료원은 정부 사업에 따라 본래 병원을 이전해 감염병전문병원을 신축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전이 계속 지연되면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은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관련기사: 메르스 때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감염병 병원, 지금은? http://omn.kr/1mgsu).

이날도 이 병원은 중국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타고 온 5명의 유증상자 검사와 격리를 맡았다. 이들도 앞서 말한 이동식 시설에서 검사를 받았다.

정 원장은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감염병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사업이 실제 추진될지 의심스러워했다. 그는 "모든 게 계획은 있지만 실행이 안 된다"며 "종합계획을 세우고 엎고를 반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장실 창밖으로 보이는 선별진료소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실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외교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창밖에 보이는 천막들은 코로나19 관련 선별진료소 시설들이다.
▲ 국립중앙의료원장실 창밖으로 보이는 선별진료소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실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외교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창밖에 보이는 천막들은 코로나19 관련 선별진료소 시설들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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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현장, 잘 대처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잘 대처하고 있다고 봐요. 지금의 인력과 자원 안에서 이만큼 대처하기도 쉽지 않아요. 무엇보다 정부가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공개한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봐요. 현장은 정부의 태도와 원칙에 따라 움직이거든요. 선제 대응의 성패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과거 메르스 때 경험도 이번 대응에서 중요하게 작용했어요. 감염병 대응 시스템이 바뀌어서 나아진 게 아니라, 현장 인력들의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는 거죠. 메르스 이후 꾸준히 진행해 온 감염병 교육 같은 것들이 그 예에요. 보이지 않게 발전한 것들이 메르스 대응과 차이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신종감염병교육팀을 만들어 해외 신종감염병 전담대응요원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 원장은 "하지만 뭘 하든 미진한 것들이 있다"라며 아쉬운 점도 언급했다. 그가 지적한 것은 부족한 시스템과 전문 인력이다.

"요즘 역학조사관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거든요. 이들을 양성할 시스템을 우선 만들어야 해요. 질병관리본부도 좀 더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해요. 그래야 필요할 때에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요. 이런 인프라는 아직도 부실하죠. 향후에는 이런 점을 더 보완해야 해요. 

또 감염병에 선제 대응하려면 질병관리본부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이 두 가지를 제대로 갖춰야 해요. 그런데 지금도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하지 않고 있죠. 만일 감염병전문병원을 세워 시설을 갖췄다면 지금보다 훨씬 쉽게 대처할 수 있었을 거예요. 지금은 그런 시설이 없다 보니까 공간이 부족하죠. 우리 병원만 해도 한 층을 차단해 격리병상으로 쓰고 있어요."

 
분주한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비상대책본부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분주한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비상대책본부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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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놓고 초심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격리병상은 8층뿐이었다. 코로나19가 발병하자 병원은 일반 병실이던 7층 전체를 급하게 격리병상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7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실로 옮기고 병실마다 이동형 음압기(병실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새로 설치해야 했다.

병원 측은 전체 층을 격리병동으로 바꿔야 사전 방역도 가능하다며 상황에 따라 6층도 비우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대응 체계를 미리 갖춰놓아야 한다는 것. 

정 원장은 "의료진들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을 거치고 나면 '이 병원은 감염병 병원'이라는 인식이 시민들 사이에 생겨서 우리 병원에 오는 걸 꺼립니다. 메르스 때 우리가 그랬어요. 이걸 한번 겪고 났더니 4~5년간 환자가 크게 줄었어요. 이런 게 선례처럼 남다보니 의사들이 감염병을 다루는 걸 부담스러워하죠. 그래서 독립 시설과 병상을 갖춘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거예요."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신종코로나감염증으로 인해 설치된 선별진료소가 증상 의심 환자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설치된 선별진료소.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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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은 교훈을 남긴다. 2003년의 사스도, 2015년의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메르스의 경험을 발판으로 정부는 병원과 감염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코로나19는 어떤 교훈을 남길까?

"사실 이런 얘기를 해도 항상 잊혀요. 사스 때도 그랬고, 메르스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감염병전문병원만 해도 그랬고요. 2015년 메르스 직후 감염병전문병원 세우라는 여론이 높았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실행되지 않고 있는 거죠. 모두가 계획만 세워놓고 금방 잊어버려요. 제가 (공공의료에 대해) 30년을 얘기했는데도 바뀐 게 없어요.

2년 후 또 이런 일(감염병)이 올 거로 생각해요. 신종 바이러스를 직면한 지금 사회 전반이 공공의료를 놓고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이런 문제를 제대로 보완해놓지 않으면 결국 시민이 각자도생해야 할테니까요."

 
 정기현 국립의료원장
 정기현 국립의료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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