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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을 방문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을 방문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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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에 위치한 중도·보수성향 교계와 진보 성향 교계를연이어 찾았다가 두 곳 모두에서 쓴소리를 들었다.

중도·보수 성향인 한국교회총연합회(아래 한교총)은 "성도들이 주말에 광화문 집회에 나서지 않도록 반듯한 정치를 하라"라고 했고, 진보 성향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아래 NCCK)은 "광장을 나선 종교인들이 정치와 협력해 혐오의 언어들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황 대표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두 교단 중 황교안 대표가 먼저 찾은 곳은 한교총이었다. 황 대표는 12일 오후 3시께 한국 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등 한교총 대표회장 목사 3명을 만났다. 황 대표는 "나라를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덕담으로 첫 마디를 뗐다.

한교총은 극우 성향이라 평가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아래 한기총)에서 분리돼 만들어진 교단연합기관이다.

한교총 대표회장 "반듯하게 정치하면 광화문 나설 일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을 찾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태영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을 찾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태영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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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교안 대표의 말 이후 입을 뗀 김태영 목사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김 목사는 "성도들이 광장으로 나오지 않도록 반듯하게 정치를 해주면 감사하겠다, 정치를 제대로 하면 나올 필요도 없지 않냐"라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법에 안 맞는 조치를 하니까"라며 "정상적으로 대화가 되지 않으니 국민들이 광장까지 나섰다, 한국당뿐 아니라 국민들, 기독교 성도들도 분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목사님들께서 나라를 지키는 방향으로 기도해 달라"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김 목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시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모두가 불안해 하고 있다, 이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한교총이 늘 중심을 잘 잡아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머쓱해진 분위기 탓에 몇 초간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먼저 깬 건 김 목사였다. 그는 "기자들이 이렇게 많아 익숙하지 않다"라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이에 황 대표는 "내가 어디를 가도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오지 않는다, 나라 걱정이 많다는 데 대한 방증이자 교회에 대한 기대의 표시"라고 짚었다.

김 목사는 웃으면서 "교회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나라에 대한 기대가 포함돼 있다"라며 "정치라는 게 국민을 편안하게, 행복하게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맞받아쳤다. 다시 한 번 정적이 흘렀다.

NCCK 목사 "종교인이 정치와 협력해 혐오와 배제 언어 쏟아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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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황 대표는 진보 성향 교단연합기구인 NCCK를 찾았다. 오후 3시 40분께 도착한 황 대표는 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를 향해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뵙고 싶었다"라면서 역시 덕담으로 운을 뗐다. 

NCCK는 대한성공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진보 성향 교단의 연합기구로, 전광훈 목사의 한기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들은 "전광훈 목사의 정치 도발은 반 기독교적 행위"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 목사는 황 대표의 말을 들은 뒤 쓴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황 대표는 법조인이자 독실한 신앙인"이라면서 "한국의 정치현실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어, (황 대표) 마음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장이 극단의 언어로 분열되고, 종교인들이 그 한 축을 담당하며 혐오와 배제·차별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라며 "이를 보며 그들의 존재의식은 어디 있을까, 황 대표는 어떻게 고민하고 있을지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표현 방식의 차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라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라면서 "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절된 사회가 아니라 통합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자유 민주 세력이 대통합을 이루고자 한다"라며 '보수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건전한 통합은 다양한 의견 속에서 모두가 공존하고 상생하는 것"이라며 "총선 국면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분열의 언어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정치가 여전히 미성숙한 상태에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황 대표의 답변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신교계 특정 세력이 정치집단화 되면서 교회의 정치 참여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개신교 신뢰 또한 추락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정치라는 건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게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기준으로 정치를 새롭게 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난감한 듯 "교계가 균형을 잘 찾아 과거의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라며 또 다시 맥락과 다른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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