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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검찰 깃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층 유리벽에 펄럭이는 검찰 깃발이 비치고 있다.
▲ 펄럭이는 검찰 깃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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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11일 오후 1시 5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이 또 다시 논란의 대상이다. '청와대 하명수사'의 영향으로 언급된 여론조사 인용에 오류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혐의 입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재판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수사와 공소 자체에 문제가 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일 <동아일보>가 공개한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의 공소장에는 모두 세 번의 여론조사가 등장한다. ① 피고인 송철호·송병기 등은 2017년 8월경 당시 현직으로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김기현 시장을 제압하고자 네거티브 선거운동 전략을 수립했고, ② 피고인 백원우·박형철 등의 하명으로 피고인 황운하 등 울산 경찰이 김기현 표적수사를 진행한 결과 2018년 2월 3일(한국갤럽 여론조사) 김기현 40%, 송철호 19.3%이던 후보자 지지율이 ③ 2018년 4월 17일(리얼미터 여론조사) 김기현 29.1%, 송철호 41.6%로 역전됐다는 내용이다.

출처 불분명, 잘못 비교... "언론사가 이랬으면..."

하지만 첫 번째 여론조사는 출처가 불분명하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공표된 모든 여론조사 자료가 올라오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는 2017년 8월 울산시장 후보 지지도를 물어본 여론조사가 없었다. 다만 천지일보가 그해 9월 17~18일 성인남녀 10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있는데('내일 선거일이면 어느 정당 후보자에게 투표하겠나'),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48.4%, 자유한국당 후보 22.8%로 여당 지지도가 더 높았다.
    
 2018년 2월 2~3일 한국갤럽이 UBC울산방송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울산시 울주군의 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김기현 후보와 송철호 후보 외에도 민주당 심규명, 임동호 후보와 노동당 이갑용 후보, 민중당 김창용 후보가 포함되어 있다. 4월 17일 리얼미터-부산일보 여론조사는 김기현, 송철호, 김창현, 기타 후보의 지지도를 조사했다.
 2018년 2월 2~3일 한국갤럽이 UBC울산방송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울산시 울주군의 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김기현 후보와 송철호 후보 외에도 민주당 심규명, 임동호 후보와 노동당 이갑용 후보, 민중당 김창용 후보가 포함되어 있다. 4월 17일 리얼미터-부산일보 여론조사는 김기현, 송철호, 김창현, 기타 후보의 지지도를 조사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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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여론조사와 세 번째 여론조사는 비교 자체가 부적절하다. 2018년 2월 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조사기간 2월 2~3일)는 김기현 대 송철호가 아니라 김기현과 민주당 후보 3명(송철호, 심규명, 임동호), 기타 후보가 경쟁할 때 누구를 울산시장으로 선호하냐고 물었다. 그런데 4월 1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조사기간 4월 13~14일)는 김기현과 송철호, 기타 후보 가운데 내일이 투표날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질문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에 따르면, '지지율 조사'와 '선호도 조사'처럼 성격이 다른 여론조사들은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 하지만 검찰은 성격은 물론 후보 대결 구도마저 다른 여론조사 두 개를 동일선상에서 인용했다. 한 여론조사업계 관계자는 "언론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면 경고나 과태료 제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2월 2~3일 한국갤럽이 UBC울산방송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울산시 중구, 남구, 동구, 북구, 울주군의 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검찰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에 이중 김기현-송철호 후보의 선호도 격차가 가장 큰 울주군의 조사만을 인용했다.
 2018년 2월 2~3일 한국갤럽이 UBC울산방송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울산시 중구, 남구, 동구, 북구, 울주군의 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검찰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에 이중 김기현-송철호 후보의 선호도 격차가 가장 큰 울주군의 조사만을 인용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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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인용은 더 있다. 한국갤럽은 당시 울산시 5개 구마다 시장후보 선호도를 조사했고, 결과도 구별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김기현-송철호 선호도는 중구 40.9%-20.4%, 남구 38.2%-25.2%, 동구 32.1%-21.2%, 북구 32%-19.5%, 울주군 40%-19.3%였다. 그런데 공소장에는 울주군 여론조사 결과만 담겼다. 울산시 전체 여론조사 결과는 없는데도, 마치 울주군 조사 결과를 울산시 전체 결과처럼 인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실수 아냐... 법정에서 충분히 설명할 것"

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은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착각하거나 실수로 넣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유 있는 인용'이란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에서 공소장도 공개를 안 하는 상황에서 개별 내용들을 하나하나 해명하기 어렵다"며 "그 수치나 결과를 넣은 이유는 공판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입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검찰은 또 여론조사 인용은 공직선거법 유무죄를 따질 때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전문공보관은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때도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때문에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올랐는지 아닌지 공방이 많았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이 사안에서도 선거관여 행위가 있어서 지지율이 뒤집혔는지 아닌지는 범죄성립에 영향 없다"고 했다. 선거에 개입할 의도로 김기현 전 시장 표적수사가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원세훈 사건 닮았다? "단순 비교할 수 없어"
 
 송철호 울산시장, 장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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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의 공소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잘못된 인용이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는 "'김기현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았는데 수사 때문에 뒤집혔다'는 프레임이 과연 맞냐"며 "경찰 수사가 정말 송철호에겐 득이고 김기현에겐 실이었는지 검증해 봐야 한다"고 했다.  

선거의 변수는 다양하다. 전통적인 한국당 우세지역 울산에선 경찰 수사가 오히려 '김기현 동정여론'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고, 다른 요소들이 선거에 영향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 변호사는 "여론조사가 있든 없든 검찰은 당시 경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세밀하게 설계됐다고 입증해야 하는데, 간단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은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도 했다. "국정원 사건은 행위(심리전단 댓글공작) 자체가 불법이라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가 핵심 쟁점이 아니었지만,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수사란 행위 자체는 적법했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줬어도 위법으로 볼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양 변호사는 "예를 들어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등을 필요한 시기에 발표하는데 (때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행위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걸면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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