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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공소장 비공개를 결정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김정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의 글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찬성, 반대와 상관 없이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관한 독자분들의 가감없는 의견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설명하는 추미애 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 계획'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설명하는 추미애 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 계획"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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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공소장 비공개를 결정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동아일보>가 적법하게 공소장을 입수했다면서 이를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공개 여부에 대한 논쟁도 법률적 논쟁이 아닌 정치적 논쟁의 장으로 넘어가 설전에 설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공소장 공개를 두고 찬반이 나눠지고 있는 것이다.

순수하게 법률적 측면에서 보면 어느 쪽이 타당할까? 공소를 제기 당한 피고인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서 비공개를 하는 것이 원칙일까, 아니면 공익을 이유로 공개하는 것이 원칙일까?

공개를 찬성하는 쪽은 우리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제126조)가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공소제기 후에는 피의사실 공표가 허용되고, 공소장의 공표도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피의사실 공표죄와 관련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하여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그러한 마당에 공소가 제기된 후까지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거나 공소장 공개를 제한하는 경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소장의 공표 여부와 공표의 주체는 엄격하게 제한돼야 한다. 왜냐하면 공소가 제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명예가 훼손 당하거나 불이익을 입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소 제기됐다고 해서 '무차별적 공개' 하면 안 돼

우선 공적인물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소제기 후 수사한 결과를 언론에 브리핑을 하는 방법 등으로 알리는 것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 이 경우에도 개인의 명예훼손을 최소화해야 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는 이유는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소제기 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더라도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 왜냐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은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도 여전히 지켜져야 할 헌법상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소가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사실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거나, 공소장을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10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결국 공소장의 공개여부는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의 원칙과 헌법 제10조에 근거한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범위 내에서 결정돼야 한다. 단순히 관행이라는 이유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이유로, 그리고 막연히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공소장을 공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공소장에는 개인의 인적사항은 물론 수사한 결과를 나타내는 공소사실 그리고 적용법조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소장을 공개하는 경우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것 이상의 내용이 알려지게 된다. 공소장의 공표를 요구하는 이유는 '공적인물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수사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굳이 공소장을 공표하지 않고,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굳이 공소장의 공표를 요구할 까닭이 없다. 언론의 취재를 통해서 얼마든지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사가 수사를 마친 다음 공소를 제기하면 법원에서 변호인과 피고인에게 공소장을 송달한다. 최소한 변호인과 피고인에게는 공소장이 공개되는 것이다. 피해자나 고소인의 경우 당연히 공소장을 교부하지는 않지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공소장의 사본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리고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공소장의 교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만큼 공소장의 공개는 엄격하게 통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요청하는 경우, 또는 국회에서 요청하는 경우 수사기관이나 법무부에서 공소장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은 법적으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업무상의 필요에 의해서 공소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에 요청해서 받아볼 수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로 정보공개 등을 통해서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법원이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다고 인정되거나 언론 등에 공개하는 것이 부적 당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공개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일단 공소가 제기된 다음의 공소장 공개 여부는 법원이 결정하는 형식이어야 한다. 수사기관이 자신이 수사한 내용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피고인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워 공소장을 함부로 공개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개하는 것도 고쳐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은 이미 정당성을 상실한 관행이기 때문이다.

공소장, 피고인을 공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법리적으로는 비교적 명쾌한 공소장의 공개 여부가 뜨겁게 논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필자는 사회적 관음증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나 이웃의 공소장 공개는 누구나 반대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호기심의 대상이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공박이 거듭되다 보니 어느 한쪽에 편승하게 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도 정치적 진영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 그 공개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합리적 이성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쟁의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흔히들 공소장을 받아본 피고인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만 쓰여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당연하다. 유리한 이야기를 쓰면 이미 공소장이 아니고, 공소를 제기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수사한 결과 가장 악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공소장이다. 수사기관의 주관적 감정이 가득 담겨 있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러한 공소장을 공개해서 피고인을 공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이미 법치주의의 근간인 적법절차의 준수나 무죄추정의 원칙은 공염불에 그치게 된다.

검사의 공소장이 절대선은 아니고 자신의 주관적 평가가 담겨 있을 뿐이다. 더욱이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서 뒷받침 되지 않는 사실들도 공소장에 버젓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다. 공소장이 공개돼 돌아다니게 된다면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그만큼 위축되는 것이며, 그의 인권은 공개된 장소에서 벌거벗고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 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수사기관은 수사를 하는 과정과 수사를 마친 다음에도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의 확보는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절차가 위법하다면 결과는 더 이상 살펴볼 필요 없이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법치주의의 대원칙이다. 검사가 공소장을 공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엄격한 절차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 법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절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검사를 비롯한 수사기관은 법률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지 정치적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공소를 유지하고 유죄 판결을 얻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피고인을 압박하는 것은 절차적 정의를 벗어난 것으로 그 자체가 범법 행위라고 생각한다. 공소장의 공표 또한 법률적으로 허용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며,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결정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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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겸임교수(기업법, 세법 등)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범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더불어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배치되는 비민주적 태도, 패거리, 꼼수를 무척 싫어합니다. 나의 편이라도 잘못된 것은 과감히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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