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장영석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장영석 ⓒ 히어로즈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를 위한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또 한 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8일, 내야수 장영석을 KIA 타이거즈에 보내고 외야수 박준태와 현금 2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두 팀은 지난 2017년에도 깜짝 트레이드를 한 기억이 있다. 당시 우승을 노리던 KIA는 마무리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히어로즈에 좌안 유망주 이승호와 손동욱을 내주고 전 시즌 구원왕이었던 김세현을 영입했다.

김세현은 이적 이후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KIA의 뒷문을 책임지며, 8년만의 통합 우승에 한몫했다. 당시 김세현과 함께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했던 유재신 역시 대주자를 포함한 백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히어로즈로 간 이승호 역시 재활 이후 전력에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키움은 당시 트레이드를 통해 계산이 서는 좌완 선발투수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팀 모두 소기의 목적을 이뤘기 때문에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크다. 이 중 KIA에 합류한 내야수 장영석은 트레이드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주목받는 야수다.

※ 2012시즌 이후 장영석 1군 주요 기록
 
 2012시즌 이후 장영석 1군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2시즌 이후 장영석 1군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장영석은 부천고를 졸업한 2009년 2차 1라운드라는 높은 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부터 장타자로서의 타격 잠재력과 150km/h에 육박하는 구속의 투구 재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장영석의 성장에 독이 되고 말았다는 평가다. 투타 재능을 모두 갖춘 유망주가 종종 빠지는 함정이 어느 한 쪽을 확실하게 선택해 집중을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장영석은 군복무 이후에도 투수 전향을 시도했을 만큼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단 첫 해인 2009시즌, 장영석은 당시 노쇠했던 베테랑 주전 1루수 이숭용의 후계자로 주목을 받았다. 신인으로는 흔치 않게 팀 올스타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LG에서 이적한 박병호가 2011년 팀에 합류한 이후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주고 말았지만 이전에는 장영석이 그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박병호가 지금도 사용하는 응원가의 원래 주인은 장영석이었다.
 
 2017시즌 12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인 장영석

2017시즌 12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인 장영석 ⓒ 히어로즈

 
오랜 기간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던 장영석은 2017시즌 마침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 많지 않은 출장 기회(60경기 212타석)에서도 1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이어진 2018시즌과 2019시즌에도 1군 무대에서 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은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다만 기회를 잡았음에도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2019시즌은 장영석에게 찾아온 가장 좋은 기회였다. 부동의 3루수 김민성이 LG로 이적하며, 시즌 초반부터 장영석은 주전 3루수로 나섰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그 타점 1위에 오르는 등 기대 이상의 타격을 보였지만,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적은 탓인지 시즌 중반 이후 서서히 기록이 떨어지며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키움은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젊은 선수들이 바로 치고 올라오는 팀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한 팀 특성상 확실한 주전이 되지 못하면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장영석이 KIA로 이적하게 된 것 역시 김웅빈이나 임지열 같은 새로운 3루수 후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영석은 아쉬움이 많았던 히어로즈 시절을 뒤로하고 KIA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켜 주전 자리를 꿰차야 한다. 기회는 KIA에서도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위에 그친 KIA는 내야진을 새 얼굴로 대폭 물갈이하는 과정이다. 

지난 시즌에는 3루수를 도루왕에 오른 박찬호가 주로 보기는 했지만, 그의 본 포지션은 유격수다. 기존 키스톤 콤비 김선빈과 안치홍 중 김선빈만 잔류했기 때문에, 수비 능력을 감안했을 때 박찬호가 유격수로 포지션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본다면 3루가 현재 비어있는 상태고 유민상이나 김주찬이 맡게 될 1루수도 확실한 주인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포지션이다. 유민상은 장영석보다 더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고 베테랑 김주찬은 수술로 인해 시즌 초반에는 가동되기 힘든 상태다.
 
 KIA 트레이드 후 최고의 활약을 보인 김상현

KIA 트레이드 후 최고의 활약을 보인 김상현 ⓒ KIA 타이거즈

  
장영석을 통해 내야를 보강한 KIA는 그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에 주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투고타저의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KBO리그에서 장영석처럼 일발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는 확실히 가치가 있다. KIA에서 1루와 3루를 번갈아 맡으며 가능성을 보여준 장타력을 만개시킨다면, 트레이드 이후 잠재력을 터뜨리며 MVP가 된 2009시즌의 김상현처럼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던 선수가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팀 KIA로의 이적은 장영석에게 변화를 줄만한 충분한 전기가 될 수 있다. 미완의 거포라는 평가를 받는 장영석이 KIA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줄지에 따라 2020시즌 KIA 내야진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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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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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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