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제들>과 <사바하>를 잇는 퇴마체험이 극장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오는 2월 5일 개봉하는 영화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 이나(허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 상원(하정우)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클로젯>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두 주연배우 하정우와 김남길,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광빈 감독이 참석했다. 

장르에 구애받지 말고 봐 달라... "까만 마음으로"  
 
 영화 <클로젯> 언론시사회

영화 <클로젯> 언론시사회 ⓒ 연합뉴스

  올해 첫 미스터리 공포물인 <클로젯>은 하정우-김남길이란 두 연기파 배우의 첫 만남으로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벽장에서 귀신이 나오는 서양적인 소재에, 굿판을 벌이는 동양적 소재가 더해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일궈낸다. 

<클로젯>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장르물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 안에서의 아동'이라는 주제를 취함으로써 의미 있는 메시지도 담아낸다. 아동학대를 조명한 것에 관해 묻자 김광빈 감독은 "아동학대로 규정지어 만들고 싶진 않았다"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이것이 틀어졌을 때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가족의 시선으로 말하고 싶었다. 상원이 이 사건을 통해 가족에 관해 깨닫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드라마가 혼합된 장르인 걸까. 이 질문에 하정우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우리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을 꼽으라면 벽장의 어둠을 바라보는 신을 선택하겠다.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겠는, 까만 상태가 무서웠다. 그런 것처럼 이 영화의 장르가 미스터리다, 드라마다, 이런 구분 없이 까만 상태로 와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하정우)

하정우와 김광빈 감독의 오래된 인연 또한 눈길을 끌었다. 김광빈 감독은 윤종빈 감독의 졸업 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2005)에 동시녹음 스태프로 참여했고, 하정우는 그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다. 하정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때 전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김광빈 감독으로부터 함께 꼭 작품을 하고 싶단 제안을 받았단다. 

"15년 전 하정우 형에게 언젠가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 '당연하지'라고 말해주셨다. 그 후에 제가 입대했고, 하정우 형이 스타가 되는 모습을 보고서 '나만의 꿈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말 오랜 시간 쓴 시나리오로 꿈꿨던 일을 현실로 만들게 돼 너무 행복했다. 제 꿈이 이루어졌다." (김광빈 감독)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서 어린 딸을 키우는 상원 역을 맡은 하정우. 그에게 부성애를 연기하며 느낀 점을 물었다. 이에 하정우는 "제가 아직 미혼이라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며 "주변 친구들이 늘 하는 말이 '자식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하다'는 얘기였고, 그렇다면 자녀가 사라진다면 정말 눈이 뒤집히는 상황이겠구나 싶었다. 그 심정을 표현하는 데 특히 집중했다"고 밝혔다.

하정우-김남길 케미스트리?... "주파수 공명했다"  
 
 영화 <클로젯> 언론시사회

영화 <클로젯> 언론시사회 ⓒ 연합뉴스

  김남길은 오랜 시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쫓는 경훈 역을 맡았다. 벽장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상원에게 접근하여, 그의 딸 이나의 실종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끔 이끈다. 김남길은 이 영화에 출연하고자 마음먹은 이유에 관해 다음처럼 말했다.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클로젯> 같은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외되고 있지 않나. 하정우 형이 이런 장르 영화를 선택해서 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고, 또한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다. 제가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데 재밌더라.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김남길)

이 영화에는 주파수의 공명에 관한 이론이 등장한다. 이에 힌트를 얻은, '두 배우의 주파수'를 묻는 질문도 던져졌다. 이에 김남길은 "두 사람의 주파수가 잘 공명했다"고 답했고, 하정우는 "우리 둘 다 활달한 편이어서 코미디 같은 밝은 장르로 만났다면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했다. 웃음기 없는 영화라서 (코믹본능을) 절제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코믹감성을 지닌 김남길 역시 "영화의 흐름에 방해가 될까봐 코믹적인 부분을 자제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클로젯> 스틸컷

영화 <클로젯>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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