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와 대구 FC를 마지막 게임에서 밀어내고 리그 3위에 턱걸이한 FC 서울이 K리그 클럽 중에서 가장 빨리 시즌을 열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은 그동안 즐겨 사용하던 쓰리 백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윙백은 물론 양 측면 수비수(김주성, 황현수)까지 공격적으로 밀어올리는 과감한 게임 운영으로 원하는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한국)이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케다(말레이시아)와의 홈 게임에서 4-1로 대승을 거두고 3년 만에 본선 조별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 수비수 퇴장으로 기회 잡다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케다(말레이시아)와의 경기 장면.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케다(말레이시아)와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홈 팀 FC 서울은 쓰리 백 양쪽 측면에 선 김주성(왼쪽)과 황현수(오른쪽)가 윙백 역할을 맡은 왼쪽 김한길, 오른쪽 고광민과 호흡을 맞춰 과감하게 측면 연계 플레이와 크로스를 시도하는 공격적 운영으로 재미를 봤다.

수세에 몰렸을 때 김남춘 혼자서 센터백 역할을 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측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측면에 두 명의 윙백이 뛰는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의 간격을 어느 정도 벌어지게 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FC 서울은 32분에 먼저 골을 내줄 뻔한 아찔한 위기를 맞았다. 세 명의 수비수 중에서 어느 한 쪽은 항상 공격에 가담해 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이 때 어설프게 골문을 비우고 앞으로 나와 있던 유상훈 골키퍼가 케다 골잡이 체체 키프레에게 아찔한 로빙 슛을 얻어맞을 뻔했다. 다행스럽게도 유상훈이 뒷걸음치며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낼 수 있었다.

이 위기를 넘기고 4분 뒤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를 펼친 FC 서울이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었다. 케다 센터백 헤난 알베스가 박주영의 코너킥을 수비하다가 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며 핸드 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 헤난 알베스는 이미 1장의 노란딱지가 있었기에 오마르 알 야쿠비(오만) 주심으로부터 두 번째 딱지를 받고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케다로서는 억울했지만 세트 피스 수비 과정에서 자기 팀 동료가 밀어버리는 상황이었기에 헤난 알베스 없이 남은 55분 그 이상의 시간을 버텨야 하는 악재를 만난 것이었다. 

이 절호의 선취골 기회를 박주영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순발력이 뛰어난 상대 골키퍼 샤릴 사리가 한 쪽으로 몸을 날리는 순간 박주영의 킥은 가운데 방향으로 살짝 떠서 들어간 것이다.

1-0 점수판 그대로 후반전을 시작한 FC 서울은 49분에 박동진의 런닝 점프 헤더 골로 완승을 확인시켜 주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황현수의 오른발 감아차기 크로스가 상대 골문 바로 앞으로 정확하게 날아든 덕분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과감하게 밀어올린 쓰리 백 측면 자원을 제대로 활용한 셈이다.

자책골 지워버린 오스마르의 프리킥 추가골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케다(말레이시아)와의 경기 장면.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케다(말레이시아)와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FC 서울은 박동진의 추가골 이후 단 3분 만에 실점하며 흔들렸다. 케다의 프리킥 세트 피스 공격 상황에서 수비하던 오스마르가 머리를 잘못 쓰는 바람에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온 유상훈 골키퍼 뒤로 공이 날아가 꽂힌 것이다. 자책골이었다. 

골키퍼 유상훈과 수비수들의 불협화음은 그로부터 3분 뒤에도 또 한 번 아찔하게 백 패스 실수로 이어졌다. 아무리 시즌 첫 게임이지만 그들이 처음 호흡을 맞추는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었다.

자책골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안고 뛰던 오스마르는 63분에 주세종이 얻은 직접 프리킥 기회를 왼발로 시원하게 차 넣으며 지워버릴 수 있었다. 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찰 것처럼 준비해놓은 직후 오스마르의 왼발 인스텝킥이 벼락같이 골문 안으로 날아든 것이다.

그리고 FC 서울은 후반전 추가 시간 중에 알리바에프가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적중시켜 4-1 점수판을 만들어내며 게임을 끝냈다. 세트 피스로 만든 2골은 물론 윙백 자원 말고도 수비수를 측면 공격에 가담시켜 만든 크로스 헤더 골, 위력적인 중거리슛 골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개척했다는 점이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렇게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FC 서울은 3년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올라가 베이징 궈안(중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상대로 홈&어웨이 6게임을 뛰게 된다. FC 서울은 다음 달 11일 베이징으로 날아가 베이징 궈안(중국)을 만난다.

2020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결과(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O FC 서울 4-1 케다 [득점 : 박주영(38분,PK), 박동진(49분,도움-황현수), 오스마르(63분), 알리바에프(90+2분) / 오스마르(52분,자책골)]
- 헤난 알베스(케다) : 36분 경고 누적 퇴장

O FC 서울 선수들
FW : 박주영, 박동진(75분↔이승재)
MF : 김한길, 알리바에프, 오스마르, 주세종, 고광민 
DF : 김주성(75분↔한찬희, 87분↔김민수), 김남춘, 황현수
GK : 유상훈

O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편성(동아시아 지역)
E조 : FC 서울(한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 베이징 궈안(중국), 멜버른 빅토리(호주)
F조 : 울산 현대(한국), 퍼스 글로리(호주), 상하이 선화(중국), FC 도쿄(일본)
G조 : 수원 블루윙즈(한국), 비셀 고베(일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H조 : 전북 현대(한국), 시드니 FC(호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상하이 상강(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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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피언스리그 FC 서울 최용수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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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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