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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0년 제21대 총선이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당은 중진 의원의 불출마를 받아내고 인재영입을 진행시키면서 새로운 인재를 키우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당은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대통합을 준비하며 여당의 힘에 맞설 태세다.

보수 진영에 있어 이번 총선은 2016년 총선의 연장선상에 있다. 새누리당이 쪼개져 생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의 통합 논의가 이루어지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소야대 시대를 열며 지리멸렬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2020년에는 과오를 피할 수 있을까.
 
책 앞표지
 책 앞표지
ⓒ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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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민낯>는 김무성 당 대표 보좌관을 지내고 현재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장성철씨가 쓴 책이다. 그는 원래 이부영 의원의 보좌관으로 있었으나, 이후 이혜훈 의원의 보좌관을 거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모시는' 사람이 되었다. 오랜 세월 한나라당 및 보수정당의 당직자로 근무한 셈이다. 

그런 저자이기에 보수 정당에서 오래 사람들을 알아왔고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써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 있었던 사태를 고발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정치 활동을 하면서 쓴 다양한 글들이 있으나, 시의성이 강한 글이 많고 그 글이 세부적으로 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때문에 이 책의 가치는 제20대 총선 당시 있었던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폭로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제20대 총선 당시 당은 굉장한 혼란과 갈등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원칙적으로 당의 대표인 김무성 대표가 총선을 이끄는 것이 옳지만, 김 대표는 별다른 힘이 없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집단 지도체제였기 때문에 당 대표의 권한이 제한됐다.

때문에 함께 당선된 최고위원들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들이 김을동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와대의 명령에 따른 듯이 움직였고, 비박계의 일원으로 당 대표에 당선된 김무성 의원으로서는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및 몇몇 친박 의원들, 이정현 원내대표 등은 끝까지 김무성 대표 측에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했으며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사태 때도 김무성 대표는 사과를 받을 것을 강요당할 만큼 입지가 불안했다는 것이 책의 묘사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시 당 대표의 위신이 말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 연락책을 자처한 인사는 총선을 크게 이기지 않아도 되니 충성심이 강한 친박 의원 수십 명만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당대표에게 압박을 가했다. 유승민 의원과 친한 사람은 잘라버릴 것을 요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런 청와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다. 결국 이런 갈등은 김무성 대표의 직인 날인 거부 사태와 진박 연대 공천으로 이어졌고,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패했다. 이후 탄핵과 함께 박근헤 정부는 끝이 났다.

물론 이러한 저자의 설명도 어느정도는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저자는 친박이 아닌 김무성 의원을 모신 사람이고, 이 때문에 김무성 의원의 정책이 가진 한계점을 지적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는 현역 의원이 유리하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유승민계 의원들에 비교하여 김무성계 의원들은 제20대 총선에서 상당수가 공천장을 받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보수 정당의 승리를 기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은 반은 공포를, 반은 안도를 준다. 이 책은 공천 과정에서 극단적인 행보를 보인 의원들의 이름을 이니셜로 표기했다.

그 이니셜로 표기된 의원들의 행보가 매우 자세해서, 언어나 행동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누구인지 대략적인 추측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현재 자유한국당의 지역위원장이거나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이런 저런 당직을 맡은 사람들이다. 때문에 2016년 총선 공천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섬뜩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출범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이전의 이한구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회와 다르다는 점을 파악하고 안도할 수도 있다. 이번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에 포함된 김세연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은 지난 총선의 공천과는 큰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고 박근혜 청와대와도 관련이 없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016년 공천의 문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까. 풀기 어려운 매듭이다.

보수의 민낯, 도전 2022

장성철 (지은이), 선(2018)


태그:#보수, #정치, #김무성,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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