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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청은 지난 22일 세종시 신도심 건설 현장 내 실시간 타워크레인 강풍 모니터링 시스템을 오는 3월까지 구축한다고 밝혔다. 타워크레인 모니터링 시스템은 강풍 측정 거점 현장의 풍속을 통해 행복청 재해 종합상황실과 업무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장치다. 이것으로 인해 세종시 신도심 건설 현장에 설치된 79대의 타워크레인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선제적 사고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아직도 풍속이라고 하면 무시하고 대충 넘어가려고 하는 현장이 더러 있다. 한 예로 같은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여러 대 설치되어 있더라도 풍속계는 그중 하나만 부착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타워크레인에 풍속계를 달아야 마땅하지만, 대부분의 건설 현장에선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질 않고 있다. 보통 타워크레인 풍속계 설치 위치는 헤드 구조물 옆이나, 카운터 지브 웨이트 근처다.

때문에 같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평소보다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이 느껴지면 풍속계가 설치된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수시로 연락하여 물어보게 된다. 이때 해당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느낌이 조금 이상해도 풍속기에서 전달된 계기판 수치를 그대로 불러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러는 묻는 쪽에서 못 미더워할 때도 있다.

이는 묻는 쪽 타워크레인과 풍속계가 달려 있는 타워크레인의 높이와 장소가 약간씩 달라서이기도 하고, 그곳 강한 바람이 풍속계가 달려 있는 타워크레인까지 미처 도달하지 않아 생긴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그 무엇보다 묻는 사람과 풍속계 계기판을 보며 전달해 주는 타워크레인 방향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격차는 더욱 심하다. 분명 바람은 세게 불고 있는데 풍속계의 수치는 정확한 반응을 안 나타내고 있으니 서로 답답할 노릇이다.

이런 원인은 타워크레인 헤드 바로 옆 플랫폼 핸드 레일에 설치된 풍속계의 위치가 잘못 선정된 탓이다. 카운터 지브 워이트 근처에 설치된 풍속계도 조금 높긴 하지만 또 다른 간섭을 받고 있지 않은가 면밀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이대로 계속 사용하게 되면 정확하지 않은 풍속계 수치를 다른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현재 설치 업자가 타워크레인에 올라와서 고정시키는 풍속계의 위치를 달리하고 고정봉의 길이를 대폭 늘려야 한다. 지금의 고정 위치에선 바람이 세게 불어도, 헤드 구조물이 가리는 반대쪽에서 일을 하느라 타워크레인이 한참 동안 정지해 있으면 풍속계 수치가 매우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겉보기엔 헤드와 1m 정도 떨어져 있고 높이도 비슷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타워크레인 조종사인 필자가 의문을 갖고 직접 확인한 결과 실제 풍속이 11m/s 넘어가고 있어도 헤드 구조물 뒤에 가려서 풍속계 모니터엔 0m/s가 뜬 적도 몇 차례 있었다. 이것은 작업을 일시 중지해도 될 만큼의 엄청난 오류다. 이런 단점을 방지하기 위해선 타워크레인이 어느 방향에 서 있더라도 풍속계 모니터엔 늘 정확한 수치를 나타낼 만한 위치에 달아주는 것이 옳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 1m도 안 되는 풍속계 고정봉부터 바꿔야 한다. 그다음 타워크레인 헤드 꼭대기에서 위로 최소 3m 정도 더 높게 설치해야 옳다. 설치 업자들은 예전부터 현재의 위치에 고정시켜 왔었기 때문에 요즘도 짧은 봉으로 풍속계를 대충 달아 놓고 내려가기에 바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타워크레인에 풍속계가 달려 있는가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어느 누구도 위치가 잘못된 것을 밝혀내질 않았다.

이런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주는 풍속계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무선 송신기로 실시간 중계된 현장 사무실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를 나타내고 있는 모니터를 토대로 현장 내 다른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하기 때문에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설 현장에서 온갖 위험한 작업을 도맡으면서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생명을 어느 누가 대신 챙겨 주진 않는다. 

오랫동안 잘못 적용되어 온 관행을 발굴해 내는 것도 현장과 나와 동료를 위한 옳은 일이다.

태그:#타워크레인, #풍속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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