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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얼지 않는다. 지난 12월 성주 소성리 진밭교당에서 1000일째 사드철수 기도를 하고 있는 원불교 교무
▲ 평화는 얼지 않는다. 지난 12월 성주 소성리 진밭교당에서 1000일째 사드철수 기도를 하고 있는 원불교 교무
ⓒ 강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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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은 한판의 바둑과 같다"라고 한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 정부는 거의 타개가 불가능에 가까운 양 축에 걸린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북미회담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통보 등 압박을 동시에 타개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무리 절망적인 순간에도 신의 한 수를 찾아내는 이가 진정한 고수이다. 절망적일 때, 그때도 타개의 맥은 있다. 절벽을 만났을 때 독수리는 절망이라 하지 않고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다만 날개를 활짝 펼 뿐이다. 잠시 밑으로 떨어지는 듯하다가 기류를 타고 솟아오른다.

미국은 원론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의 허가 없이 대북관계에 속도를 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고,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사실상 봉쇄했다. 당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정부의 개별 관광 추진 입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개별 관광은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사족을 붙인 것이다. 그는 은근히 세컨더리 보이콧마저 언급하였다. 북한은 남한이 미국의 눈치만 보느라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주저하면서 마치 남북관계를 주도해온 척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전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여건만 된다면 북한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헌법상 제 나라를 방문하는 데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것은 주권을 부정당한 꼴이고 인권이 유린당한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한반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남북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주권국가이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의 당연한 권한이고 의무이다. 공식적으로는 미국 관리들도 "한국 정부의 정책을 허용하거나 불허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한다. 설령 식민지 국가의 신민이라도 죄인이 아닌 다음에는 여행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순풍이 부는 듯했다. 10월에 남북 군인이 처음으로 DMZ에서 지뢰 제거를 공동으로 작업했고, 철도도 연결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미국이 '한미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하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미국의 요구로 실무급의 상시적 소통 채널(일면 한미워킹그룹)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남북교류가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한 치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러자 미국은 한미공조가 잘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하기 시작했다. '한미공조'는 한국의 발목에 걸린 쇠사슬 같은 것이다. 여기서는 공조의 의미는 미국의 압박을 뜻하고 있다.

당나라 선종(宣宗) 재위기에 일본의 왕자가 당나라에 사신으로 오게 되는데 왕자가 일본 최고의 바둑 명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황제가 당대 중국의 일인자 고사언과 어전대국을 갖도록 명한다. 일본 왕자는 일본에서 유명한 냉난옥이라는 바둑돌 진품을 가지고 왔다. 바둑판은 중국산 가래나무로 만든 추옥이었다. 냉난옥은 일본산 흑백 자연석으로 여름에는 차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붙여진 바둑돌 이름이다.

바둑을 시작하자 완자의 바둑 실력이 예상외로 강하여 당나라 최고의 고수 고사언이 몰리기 시작하였다. 좌상쪽에서 불이 붙은 싸움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사분오열 갈라졌고, 양 축몰이에 몰려 둘 중 어느 것 하나는 죽게 되었다. 고사언은 땀을 흘리며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순간 고사언의 머리를 번득이며 스쳐가는 묘수가 떠올랐다. 이 한 수로 양쪽 돌이 동시에 타개되며 상대의 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고사언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힘있게 돌 한 개를 반상에 '탁'하는 소리가 울림도 좋게 내려놓았다. 그 수를 본 왕자는 비명을 질렀다. 필승의 국면에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왕자는 그 한 수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진신두(鎭神頭)란 머리를 눌러 축몰이 싸움에서 수를 낸다는 바둑의 기술이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종속관계를 요구한다. 올해는 방위비 분담금 500% 인상을 요구한다. 평화를 이루려고 동맹을 택했는데 베트남전쟁에 끌어들이고, 이라크전쟁에 끌어들이더니 이제 이란전쟁에 끌어들인다.

사드 끌어들여 중국과 긴장감을 돌게 한 것도, 원치 않는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엮어 넣는지도 그리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만이 아니다. 유엔제재하고도 상관없는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조차도 못하게 하고 개별 관광마저도 사족을 건다. 과연 미국의 머리를 눌러 축몰이 싸움에서 형세를 변화시킬 묘수는 없을까?

묘수는 어려운 곳에 있지 않다. 예상외로 너무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사고의 전환' 그것이면 된다. 기존의 사고로는 묘수를 풀 수가 없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껍데기는 너무 견고했다. 그것만 깨면 바로 묘수가 보일 것이다. 아픔 없는 탄생이 어디 있을까? 주사가 두려우면 병을 고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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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온몸의 근육을 이용하여 달리며 여행한다. 달리며 자연과 소통하고 자신과 허심탄회한대화를 나누며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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