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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이 처방받은 성장호르몬제. 하지만 이 약품은 폐기 대상 약품이었다.
 A양이 처방받은 성장호르몬제. 하지만 이 약품은 폐기 대상 약품이었다.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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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원내약국이 성장치료를 받고 있는 초등학생에게 폐기하려고 모아놓은 특수의약품을 잘못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 6학년인 A(13)양은 수년 전부터 인천성모병원에서 성장치료를 받고 있다. 성장치료를 위해 A양은 월 1회 정기적으로 담당 의사에게 수입 의약품인 '싸이젠 리퀴드'라는 주사제 약을 처방받아 매일 투약하고 있다. 이 약은 성장호르몬 부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소아의 성장부전을 치료하는 뇌하수체 호르몬제로, 소아의 피하층에 직접 주사하는 피하주사약이다.

해당 약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의약품이자 특수 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후 병원 내 약국에서만 구입해야 하며, 2~8도의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까다로운 의약품이다.

A양의 어머니는 지난 11일 인천성모병원에서 종전과 같이 의사 처방 후 원내 약국에서 '싸이젠 리퀴드'를 샀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A양의 어머니는 약국으로부터 '환자에게 지급된 약이 폐기하려고 모아둔 약을 잘못 지급하였다'며 '약을 교환해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A양의 어머니는 개인병원도 아닌 종합병원에서 어린 딸이 투약해야 할 호르몬주사제가 폐기할 약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는 "관리가 엄격해야 할 특수의약품의 관리실태가 엉망임을 알고 놀란 마음과 분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은 한 번에 한 달 분량을 구입하며, 개별포장된 여러 개 약품을 한 번에 구입하기 때문에 의사와 약사의 설명에 따라 아이스팩에 담아 운반하고, 집에 가져온 후에는 냉장고에 얼지 않도록 보관하며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지난 2019년 12월 28일 처방받아 사용하지 않은 약품 역시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돼 교환해 줄 것을 병원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성모병원 측은 전화로 이번 의약품만 교환해 줄 수 있으며, 지난달 것은 이상이 없음으로 교환해 줄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A양의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고가의 의약품을 처방받아 어렵게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에게 치명적 독이 될 수도 있었을 폐기 의약품을 건네줬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면서 "현재 인천성모병원 측은 원내 약국의 관리책임이라며 외면하고 있다"며 인천성모병원 측의 대응을 지적했다. 

A양의 어머니는 이번에 구입한 약과 두 달 전 구입 후 사용하지 않은 약을 교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병원 측 과실로 약이 잘못 지급되었다는 사실확인서 및 사과문을 요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국 담당자는 "변질이나 변패된 약을 저장이나 진열해 놓을 수 없음은 물론 판매를 해서도 안 된다"면서 "이번 같은 경우 '의약품 안전에 관한 규칙 제 62조'에 해당한다. 관할 지자체가 점검 주체이기 때문에 보건소에 신고하면 거기서 점검을 나가서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서 필요에 따라 처분조치 등이 따를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신고를 접수 해달라"고 설명했다.

인천성모병원 홍보팀은 "직원의 실수로 폐기될 의약품(주사제)이 잘못 전달된 것에 대해서는 A양과 어머니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면서 "하지만 의약품이 잘못 전달된 것을 바로 확인하고, 어머니께 즉시 전화를 드려 상황을 설명하고 14일 해당 의약품 회수 및 교환을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15일에는 A양 집에 직접 방문해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와 함께 회수 및 교환을 요청한 바 있다"면서 "당일 의약품은 어머니께서 요청하시는 즉시 교환 및 환불 조치해 드릴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앞으로 비슷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부평구보건소 담당자는 17일 "해당 내용은 16일 신고가 접수되었다. 민원 접수 후 1주일 이내 답변을 하기로 되어 있어 현장 방문 등 확인하고 조치 사항 등에 대해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성장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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