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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글방.
 민들레글방.
ⓒ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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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민들레글방"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6번길 38, 1층
https://www.instagram.com/dandelionbookshop


마을책집이 태어나서 뿌리내리는 자리는 사뭇 다릅니다. 마을사람이 찾아가는 곳이기에 마을책집이면서, 둘레 여러 고장에서 찾아갈 수 있기에 마을책집입니다. 책집은 숱한 마을가게하고 참 다릅니다. 여느 마을가게라면 마을사람이 드나드는 쉼터이자 이웃일 텐데, 이 가운데 책집만큼은 나라 곳곳에서 일부러 찾아가는 쉼터이자 이웃이 되어요.

포항 효자동에 2014년에 둥지를 튼 "달팽이책방(달팽이 books & tea)"이 있습니다. 마을책집 한 곳은 조용하던 효자역 둘레를 찬찬히 바꾸어 냈다고 느낍니다. 책집 하나가 들어서기 앞서도 마을은 있고 사람들이 오갑니다. 그런데 책집 하나가 들어선 다음부터 '오가는 발길이 마을에 머무는 틈'이 길어지고 늘어납니다. 이러면서 이웃이 다른 마을가게가 들어서는 틈까지 넓어져요.
 
 민들레글방.
 민들레글방.
ⓒ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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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이르러 이 효자동 골목에 마을책집이 새로 태어납니다. "달팽이책방"을 즐거이 드나들던 분이 한 땀씩 엮는 손길로 "민들레글방"을 엽니다. 달팽이 곁에 민들레입니다. 민들레 옆에 달팽이입니다.

포항 버스나루에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찾아갑니다. 전남 고흥에서 경북 포항으로 달리자면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갈아타며 일곱 시간쯤 걸립니다. 버스나루 앞에 길알림터에서 효자역 둘레로 가는 시내버스를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봅니다. 길알림터 일꾼은 어디를 가느냐고 되묻고, 그곳에 있는 '달팽이책방'에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민들레글방'을 말할까 하다가, 아직 모르실 수 있지 싶어 이웃 책집 이름을 들었습니다. 길알림터 일꾼은 109번 시내버스를 타라고 말합니다. '효자 건널목'에서 내리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시내버스 타는곳에 와서 버스길을 살피니 100번 버스도 그쪽으로 갑니다. 시내버스에 오른 다음 버스일꾼한테 또 물어보았어요. 그러니 버스일꾼은 '효자 건널목'까지 가지 말고 'SK 1차'에서 내리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민들레글방.
 민들레글방.
ⓒ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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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집 앞
 책집 앞
ⓒ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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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며 "고맙습니다" 하고 절을 합니다. 아무래도 길알림터 일꾼이 모든 길을 다 알지는 않겠지요. 아마 요새는 시내버스를 안 타고 자가용으로 다녀 버릇하면서 길을 모를 수 있을 테고요.

포항에 세 해 만에 오느라 골목을 살짝 헤매 이곳저곳 돌고돕니다. 좀 헤매느라 엉뚱한 골목을 다 누벼야 했는데, 이렇게 누비면서 효자동이라는 터를 한결 넓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바쁜 걸음이어야 하지 않으니 나무를 바라보고 하늘빛을 올려다보고, 다리를 쉬다가, 다시 걷고 한 끝에 "달팽이책방"을 찾았고, 월요일은 쉰다는 알림글을 뒤늦게 알아봅니다.

다시 골목을 이리 누비고 저리 걷다가 "민들레글방"을 찾습니다. 책집 곁에 빈집이 있습니다. 책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빈집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비록 빈집이어도 마루나 문살이 모두 멀쩡합니다. 더구나 꽤 오랜 이야기가 묻은 빈집이로군요. 이 빈집 겉을 손질해 놓으면 멋진 자리로 바뀌겠네 싶습니다. 

포항 "달팽이책방"은 어른 인문책이 바탕이 되면서 찻내음이 향긋한 마을쉼터라면, "민들레글방"은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을 한복판에 놓으면서 아이들 목소리가 웅성거리는 마을놀이터이겠네 싶습니다. 결이 다르면서 맞물리는 책집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으니 이곳은 무척 살 만한 데로 피어나겠다고 느낍니다.

여러 그림책을 구경하다가 <굴렁쇠랑 새총이랑 신명나는 옛날 놀이>(햇살과 나무꾼 글·정지윤 그림, 해와나무, 2007)를 고릅니다. 동화책 <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최은영 글·양상용 그림, 개암나무, 2014)도 고릅니다.
 
 민들레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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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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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그림책 <염소 시즈카>(다시마 세이조/고향옥 옮김, 보림, 2010)가 듬직해 보여서 한참 뒤적이다가 골라듭니다. 여러모로 알찬 그림책이기는 한데, 출판사에서 무게나 값을 낮추면 한결 나았지 싶어요. 책값이 비싸다는 뜻이 아니라, 이 그림책을 알아볼 이웃을 덜 헤아렸다는 뜻입니다. 얼마든지 단출하면서 고운 결로 꾸밀 수 있거든요.

책집 곁에 김밥집이 있습니다. 김밥집 곁에 빨래집이 있습니다. 빨래집 곁에 찻집이 있습니다. 찻집 곁에 술집도 밥집도 있습니다. 술집이나 밥집 곁에 오랜 저잣거리가 동그마니 있습니다. 이 여러 가게를 둘러싸고서 살림집이 있습니다. 모두 고루고루 햇볕을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온누리를 밝히는 도란도란 수다꽃을 주고받습니다.

몇 해쯤 뒤에 포항 효자동 책집골목에 만화책을 다루는 작은 쉼터도 태어날 수 있으려나 하고 꿈꿉니다. 만화책도 사진책도 좋고 시집도 좋겠지요. 마을길을 환하게 보듬는 빛살이 저 쪽빛바다에서 불어오다가, 저 멧골숲에서 불어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집(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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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사전을 새로 쓴다.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우리말 꾸러미 사전》《우리말 글쓰기 사전》《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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