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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외곽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테헤란 외곽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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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알렉시이 다닐로프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사무국장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조사팀을 이란에 파견했다"라며 "사고 여객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을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 고장으로 인한 추락, 테러로 인한 내부 폭발 등을 비롯해 사고 원인의 주요 가설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있다"라며 "사고 현장에서 '토르'를 포함한 지대공 미사일의 잔해가 발견됐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토르는 러시아가 소련 시절 실전 배치한 지대공 미사일로 이란도 이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다닐로프 국장은 인터넷에서 확인했다는 정보의 구체적인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이번 사고와 관련해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라며 "누군가 실수했을 수도 있다(made a mistake)"라고 피격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두 발의 미사일이 발사됐고, 얼마 후 폭발이 발생한 것이 위성에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탑승객은 이란인이 82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 국적이 다양하다.

사고 직후 여객기의 기술 고장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꼽혔으나, 당시 이란이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고 불과 몇 시간 후 추락하면서 피격 의혹이 불거졌다.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번 사고가 외부 공격에 의한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다가,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우크라이나항공 측도 "우리는 해당 기종에 대한 조종사의 능력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데다가 사고 여객기는 당시 2400m까지 상승했으며, 이때 조종사의 실수로 추락할 확률은 얼마 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부인'... 우크라이나 대통령 "진실이 가장 중요"

이란이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미국 측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의혹을 부추겼다. 국제협약에 따르면 항공 사고는 현지 정부가 조사를 주관하지만, 정보 분석 기술이 뛰어난 미국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전직 미국연방항공청(FAA) 간부인 마이클 골드파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결정이 국제협약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해당 여객기를 제작한 보잉은 조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과 우크라이나는 영국, 스웨덴 등에 사고 원인 조사 참여를 요청해 수락을 받아냈다. 스웨덴 정부는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투명한 조사를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도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피격 의혹을 부인했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국토개발장관은 "이번 사고가 미사일 피격이나 테러 공격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왔으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객기의 기계적 결함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피격됐다면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해야 하지만, 땅에 떨어지면서 폭발했다"라며 "많은 목격자가 이를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9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객기의 추락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이란, #미국, #우크라이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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