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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군 입대, 파견, 휴직, 출산 휴가 등의 이유로 학교에 결원이 발생했을 때 한시적으로 채용되는 비정규직 교원을 말한다.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군 입대, 파견, 휴직, 출산 휴가 등의 이유로 학교에 결원이 발생했을 때 한시적으로 채용되는 비정규직 교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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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부모들이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학급에 당신의 자녀가 배정되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아무리 유능하다 한들 고작 1년짜리 담임교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정성을 쏟겠느냐는 것이다. 아이들조차 그들을 뜨내기 손님처럼 잠깐 왔다 가는 '남'이라고 여기곤 했다.

그런데 요즘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기보다 정교사 못지않게 그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라면 3년 동안 학급 담임으로 기간제 교사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졸업하기란 어렵다.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에 따르면, 전체 고등학교 교원의 19.9%가 기간제 교사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나는 교사 '다섯 명 중 한 명'이 기간제 교사라는 뜻이다. 사립학교의 경우엔 국공립학교에 견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규모가 작거나 고령 교사가 많은 학교의 경우엔 기간제 교사가 학급 담임은 물론, 보직 교사를 맡는 경우도 더러 있다. 요즘엔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지 않는 경우가 외려 더 드물 정도다. 이젠 기간제 교사가 없다면 학교 교육이 멈출 지경이 됐다.
  
기간제 교사가 사라지지 않는 '불편한' 이유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시도교육청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쪼개기 계약'조차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시도교육청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쪼개기 계약"조차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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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채용 시기가 학기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까닭에 학생부 등 기피 업무를 떠안는 건 다반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시도교육청의 지침에도 '쪼개기 계약'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1급 정교사 자격 연수마저 각 시도교육청끼리 아직 구체적인 합의를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연기될 정도니 더 말해 무엇 할까.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입대, 파견, 휴직, 출산 휴가 등의 이유로 학교에 결원이 발생했을 때 한시적으로 채용되는 비정규직 교원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정의가 무색해진다. 학교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상시 결원이 생긴다는 건 쉬이 납득하기 힘들다.

이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정교사의 정원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교육청과 기간제 교사를 선호하는 일부 사립학교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심지어 정교사 정원이 있는데도, 굳이 기간제 교사 채용을 고집하는 곳도 있다. 인사권을 놓지 않으려는 '사학법인의 몸부림'이다.

2년 전 '영부인 사칭 자녀 사립학교 채용 비리'로 홍역을 치른 광주광역시교육청의 경우, 위탁 채용을 조건으로 정교사 정원을 늘리는 나름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작년 관내 35곳의 사학법인 중 21곳의 참여를 끌어냈다. 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지필시험으로 6배수를 선발한 뒤 1차 합격자 명단을 해당 법인에 넘기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유의 인사권 침해'라며 반발하는 사립학교가 적지 않다. 6배수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원자에게 대놓고 돈을 요구하는 사립학교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암묵적으로 '충성 맹세'를 채용 조건으로 삼는 곳이 여전히 존재한다.

시교육청의 지침을 무시하고 인사권을 전횡하는 사립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라면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정교사와의 뿌리 깊은 차별을 견뎌내야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매불망 '해바라기'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교사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 고문'이 그것이다.

수업을 잘하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사장과 교장, 교감 등 인사권자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하며, 아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져도 안 되고, 학부모의 민원이 발생해도 안 되며, 동료교사들과 갈등이 일어나서는 더더욱 안 된다.

무슨 행정 업무가 주어지든 구시렁거리는 것도 일절 안 된다. 다른 교사들에 견줘 수업시수가 몇 시간 더 많다고 투정을 부렸다가는 대놓고 왕따당하기 십상이다. '희망 고문'에 시달리는 기간제 교사라면, '맡겨만 준다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정답이다. 기간제 교사는 말 그대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인 존재다.

나아가 교직원 회의 때 함부로 입을 열어서도 안 된다. 아무리 몰상식한 일들이 논의되고 있다 해도 문제를 제기해서는 곤란하다.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 잠자코 있어야 한다. 이른바 '벌떡 교사'는 신분이 보장된 정교사라고 해도 돈키호테 취급을 당하며 '조직의 쓴 맛'을 봐야 할 때가 있다.

기간제 교사 차별, 무한경쟁 사회가 낳은 괴물
   
 수업을 잘하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사장과 교장, 교감 등 인사권자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하며, 이따금 아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수업시간 아이들 앞에서야 당연히 교사여야 하지만, 교실 문을 나서면 철저히 노예로 지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수업을 잘하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사장과 교장, 교감 등 인사권자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하며, 이따금 아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수업시간 아이들 앞에서야 당연히 교사여야 하지만, 교실 문을 나서면 철저히 노예로 지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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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교육자적 소명의식을 지닌 채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거다. 교육의 본령 운운하며 정의를 입에 담았다가는 정교사로 임용되기는커녕 재계약마저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거칠게 말해, 수업시간 아이들 앞에서야 당연히 교사여야 하지만, 교실 문을 나서면 철저히 노예로 지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작년 성적조작 의혹에 휩싸인 K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눈 감고 귀를 막은 채 살아야 하는 기간제 교사의 팍팍한 처지를 엿볼 수 있다. 당시 시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60명 중 40명 정도가 성적조작 의혹에 연루되어 있었고, 상당수가 기간제 교사였다. K고등학교의 교사 60명 중 21명이 기간제 교사다. 비율로 따지면 35%에 이른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65%의 결정에 군말 없이 따랐을 것이다. 

그들은 학교에서 관행적으로 자행된 온갖 편법과 비리를 못 본 척 눈 감았다. 하지만 법적 책임 유무와는 별개로 아이들의 눈엔 그들도 이미 공범이다.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지 않았다 해도, 시교육청의 행정 제재가 뒤따른다면 최종적 피해는 결국 그들이 감당하게 돼 있다.

성적조작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교사는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이미 시교육청은 관리 책임을 물어 교장과 교감 등을 파면, 해임 등 중징계하라고 학교법인에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인사권을 쥐고 있는 학교법인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되레 시교육청에 맞서는 모양새다.

그들에겐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이 건재한 이상 시교육청이 버티는 학교법인에 내릴 수 있는 조처란 학급 수 감축과 재정 지원 삭감 정도의 행정 제재가 사실상 전부다. 2018년 기준 한 학급당 교사 정원은 1.7명으로, 한 학급이 줄어들면 두 명의 교사가 자리를 잃게 된다.

당장 교단에서 쫓겨나게 될 사람은 누가 될까. 두말할 나위 없이 기간제 교사가 될 것이다. 불의에 침묵한 죄가 작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약자의 처지에서 눈 감고 귀 막은 것에 대한 대가치곤 너무나 가혹하다. 주범은 따로 있는데, 애꿎은 공범이 대신 벌을 받는다고 여길 만하다. 이게 기간제 교사의 현실이다.

기간제 교사는 엄연히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한 축이다.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교단에 서는 그들을 차별하는 건 부당하고도 반교육적이다. 차별과 신분 불안에 주눅이 든 교사가 수업시간에 아이들 앞에서 정의와 평등을 말할 순 없지 않나. 기간제 교사의 남용과 차별은, 어쩌면 각자도생과 무한경쟁 사회가 낳은 또 하나의 괴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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