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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라이더의 유니폼에 새겨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문구가 선명하다. 왼쪽은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 오른쪽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 배민라이더스 유니폼에 새겨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라이더의 유니폼에 새겨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문구가 선명하다. 왼쪽은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 오른쪽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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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기업결합을 반대한다는 건 아닙니다"

6일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민족(아래 배민)과 독일계 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공정한 기업결합 심사 촉구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아래 공정위)의 공정한 심사를 촉구하려고 모였을 뿐 공정위에 간섭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공정위는 법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의 첫 발언자였던 만큼 박 위원장의 순서는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그가 처음 했던 말과 크게 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미 "오늘 우리는 '기업결합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부족했다는 듯,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원칙은 강조했을 뿐 기업결합 반대한 것은 아니다"

"하도 답답해서 (비판 기사를 모은) '판넬'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반응은 국내 몇몇 언론의 기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일부 보수지와 경제지는 '민주당이 배민과 DH의 기업결합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며 이날의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장에 해당 기사들을 모은 판넬을 들고 나와 관련 내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주말 보수지와 경제지는 '총선 앞두고 쇼 벌이냐'며 오늘의 기자회견을 비판하는 보도를 냈다"며 "이는 특정 기업에 매우 편향됐을 뿐 아니라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보도는) 첫째, 혁신 기업에 대한 맹목적 신뢰, 둘째 신산업과 기존 산업과의 발전 전략 부재, 셋째 소상공인을 향한 따뜻함 결여, 넷째 을지로위원회에 대한 과도한 공격의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혁신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은 많은 부서 정책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혁신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논의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을지로위원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번 기자회견은 여러 보도가 지적한 '공정위에 대한 간섭'이 아니며, 그동안 을지로위원회가 사회적 '을'에게 귀기울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기업결합 건 역시 위원회가 다루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의 몇몇 발언을 제외하면, 이날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사실상 '배민-DH 기업결합'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최고의 디지털 건물주 탄생"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라이더스. 왼쪽은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 오른쪽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 나란히 참석한 배민라이더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라이더스. 왼쪽은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 오른쪽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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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위원회에서 책임의원을 맡고 있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과 DH가 합병할 경우 벌어질 독과점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제 의원은 "모바일 배달앱 시장은 새로운 경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배민은 8조 원이 넘는 전체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독일계 DH가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의 2위, 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배민 인수합병까지 더해지면 국내 배달앱 시장의 폭정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이어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의 목적은 특정 기업의 독점 이익을 극대화하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목적이 아니어야 한다"며 "거대 독점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기업가치 극대화 측면에서만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한 개 독점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면 창업을 통한 혁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침에 한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운을 뗀 후 "기업의 자율에 대해 이야기하더라, 물론 대기업은 자율적으로 성장해가지만, 중소상공인이나 소비자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점은 빼고 기업 자율만 옳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는 '혁신'이 또 누구에게는 생계를 위협하는 사업구조이기도 하다, 이를 그대로 두면 수많은 사회적 갈등을 만든다"며 "어떻게 슬기롭게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뤄나갈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이더.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가 마이크 앞에 서 두 기업결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 국회 찾은 배민라이더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이더.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가 마이크 앞에 서 두 기업결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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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자영업자, 배달 노동자 관계자들 또한 배민-DH의 기업결합이 시장 독점을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진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배민이 DH에 인수된다면, 배달앱 시장 1, 2, 3위 업체가 하나의 대기업 자본 아래 통합돼 배달앱 시장은 독과점될 것"이라며 "필연적으로 플랫폼 사업 파트너사인 자영업자들에게 판촉비와 광고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을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뿐만 아니라 배달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던 소비자들도 경쟁 시장 상실에 따른 선택과 기회를 빼앗긴다, 배달앱 시장에 고용된 배달 노동자들 역시 저임금과 초단기계약, 상시적인 안전사고 노출 등 불안전한 노동에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는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 소식은 라이더들에게 불안함을 심어주고 있다"며 "소통 없이 매일 바뀌는 수수료 정책 등 이미 (정책을) 회사 마음대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심해지는 거 아니냐, 더 찬밥되는 거 아니냐"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박 대표는 "라이더들은 건당 수수료를 받고 사는 '건당 인생'이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생계가 막막하다"며 "배달의 민족이 성장하는 데 우리도 힘을 보탰다, 우리를 구성원이라 생각한다면 안전하게 라이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기업이 합병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디지털 정보를 갖고 있는 기업에 음식점 상인과 배달 노동자들이 임대료 내야 할지도 모른다, 최고의 디지털 건물주 탄생이다"며 "공정위가 결합심사뿐 아니라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불공정 행위 까지도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이더.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가 마이크 앞에 서 두 기업결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박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 배민라이더스와 함께한 우원식-제윤경 의원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이더. 박형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가 마이크 앞에 서 두 기업결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박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날 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가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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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배달의민족, #배달통, #요기요, #배달의민족합병, #딜리버리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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