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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 국민의 삶의 터전이자 자랑스러운 국가 대한민국. 2019년은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뜻깊은 해의 마지막을 민족해방의 꽃을 피우기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마무리해보고자 중국 충칭으로 향했다.

충칭은 척박한 바위틈에서 뿌리내린 외롭지만 고고한 소나무였던 독립투사들과 임시정부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윤봉길 의사 의거 이후 일제의 감시로 인해 상하이를 떠난 임시정부 요인들은 항저우-전장-창사-광저우-류저우-치장 등 중국각지로 탄압을 피해 다니다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충칭까지 오게 되었지만 이곳의 습도 높은 기후와 궁핍한 생활은 상당수의 요인들을 폐병과 굶주림으로 유명을 달리하게 만들었다. 남겨진 동료들은 떠난 이의 소망을 짊어지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나갔다.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독립에 대한 열망과 먼저 떠난 동료들의 염원이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게 한다. 이름 모를 독립투사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아스라이 스러질지라도 독립을 위해 여념이 없었고 끝내는 양손에 그 과실을 쟁취해냈다.

기름지고 부드러운 토양에서 자란 소나무는 태풍에 쓰러지지만 바위가 있는 척박한 땅의 소나무는 뿌리를 곧게 내려 쓰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오직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머나먼 곳에서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며 굳건한 의지의 뿌리를 내렸고 결국 바래마지않던 따스한 고국의 햇살을 맞게 되었다.
 
충칭에 위치한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입구 충칭에 위치한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 황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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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마지막 행적이 담긴 충칭 임시정부는 실제로는 1년도 채 사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비록 잠시 사용했다고는 하나 이곳에 남아있는 숭고한 이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머나먼 땅에서 이렇게 보존되어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에 충정을 새겨 넣다니 참으로 대단한 곳임에 틀림없다.
 
올해 복원이 완료된 한국광복군총사령부 건물의 내부
▲ 한국광복군총사령부 역사진열관 입구 올해 복원이 완료된 한국광복군총사령부 건물의 내부
ⓒ 황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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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총사령부로 발걸음을 옮겨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항일독립 군사투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은 올해 복원이 완료되었지만 정식 개방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다행히 운이 좋아 안내원을 대동하여 내부를 견학할 기회가 주어졌다.
 
광복군총사령부 역사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광복군 서명 태극기. 독립을 향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
▲ 한국광복군서명태극기 광복군총사령부 역사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광복군 서명 태극기. 독립을 향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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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료들 속에는 광복군의 굳은 결의와 염원이 묻어나 있었다. 광복군은 독립이란 두 글자를 아로새긴 씨앗을 가슴에 품고 고국에 꽃을 피우고자 가시밭길을 내딛었다. 총칼을 앞세운 탄압에 때로는 심장은 얼어붙기도 하고 때로는 함께하는 동지들의 전우애로 녹기도 했다. 얼었다 녹았나를 반복하며 갈라진 틈사이로 한 맺힌 붉디붉은 눈물이 새어나오기도 했을 것이다.

그들이 유일하게 바랐던 건 고향의 땅을 두발로 딛고 햇살을 마주하며 세포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자유의 바람을 만끽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리워 마지않던 해방을 맞이한 이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독립을 향한 터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한줌의 재가 되어 스러진 이도 있었다. 비록 육신은 산화했지만 고국을 그리워마지않던 영혼들이 한줄기 바람을 타고 고향에 무사히 도착했길 바란다.

이곳 충칭에는 독립운동의 흔적들이 여럿 남아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천안 출생의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거주지이다. 임시정부의 4번째 주석이기도 한 이동녕 선생은 교육자, 언론인, 개화민권가로서 여러 활동을 펼쳤다.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이동녕 선생의 거주지(중국 기강)
▲ 이동녕 선생 거주지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이동녕 선생의 거주지(중국 기강)
ⓒ 황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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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이동녕 선생도 결국 고국의 독립을 바라보지 못하고 병환으로 머나먼 중국 기강에서 영면하셨다. 생과 사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지만 고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이 결국 독립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비통할 따름이다.

우리는 순국선열들이 지켜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육신에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얼이 흐르고 있다. 외부의 누구하나 관심 가져주지 않던 일제치하의 컴컴한 어둠속에서 실낱같은 독립의 빛을 향해 몸을 던졌던 독립투사들, 검은 장막을 깨고나와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끝내는 독립을 쟁취한 불굴의 선조들이다. 세계지도에서 볼 때 작디작은 우리나라가 현재 내로라하는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유명세를 떨치는 것도 선조들의 굳센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해방을 위해 애썼던 임시정부 요인들의 희생을 잊지 말고 이를 계승하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태그:#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총사령부, #충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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