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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주년 기념 백서'로 <친일, 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12월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주년 기념 백서"로 <친일, 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12월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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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 항일독립운동가가 많은데 그들의 흉상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친일‧친독재자들의 기념물은 왜 그렇게 많느냐."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20주년기념백서 편찬위원장이 강조한 말이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친일‧친독재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430쪽에 걸쳐 20여년간 마산(창원)을 비롯해 경남지역 곳곳에서 이은상(1903~1982, 시조시인), 조두남(1912~1984, 작곡가), 이원수(1911~1981, 아동문학가), 유치환(1908~1967, 시인), 장지연(1864~1921, 언론인), 남인수(1918~1962, 가수), 반야월(1917~2012, 가수‧작곡가) 관련 기념사업 저지(반대) 활동을 벌였고, 그 활동을 이번에 백서로 펴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엮은이 인사'를 통해 '친일‧친독재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얼마 전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게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정답은 책이었다"며 "그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일‧친독재 청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두더지 잡기'라는 것이다. 친일‧친독재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기념사업을 못하도록 해놓았는데도 어느새 다른 형태로 하겠다거나 추진을 했다"고 했다.

이어 "'가고파'의 이은상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까지 친독재 경력이 너무나 뚜렷하다. 그야말로 '독재 품속으로 가고파'를 했다. 그런데 가곡 <가고파>를 지었다고 해서 김동진(작곡)과 함께 동상을 세우겠다는 시도도 있었다"며 "우리가 반대 운동을 하면서 난리를 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겠느냐"고 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2000년대 들어 지자체마다 그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이거나 '관광상품화' 등을 내걸어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을 벌였다. 그런데 하나 같이 다 문화예술 쪽 인물이 많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전부 친일, 친독재자들이다. 창원을 두고 보자. 명도석 선생이라든지, '백마탄 여장군'으로 불리었던 김면시 장군 등 독립투사들이 많다"며 "그런데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흉상 하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원수문학관의 경우 해마다 1억 6000만원을 창원시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마산에는 이은상의 시비가 여러 군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명시 장군의 생가 표시라도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우리 단체에서 나무로 팻말을 세워 놓았다"며 "창원시와 경남도교육청이 독립운동가 기념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열린사회희망연대가 만들어진 지 올해로 20년째인데, 그동안 어려워서 몇 번 이나 문을 닫으려고 했다"며 "우리가 중간에 그만 두면 친일, 친독재자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에 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만두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지원 받지 않고 100% 회원의 회비로 운영"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주년 기념 백서'로 <친일, 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12월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주년 기념 백서"로 <친일, 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12월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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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란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1999년 7월 창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체의 운영비는 정부나 그 산하기간, 그리고 어떤 지자체의 지원도 받지 않고 100% 회원의 회비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20년 동안 지켜 왔다"고 했다.

이 책은 유료 판매다. 그는 "본래 정부기관은 물론이요 각종 시민사회단체에서 나오는 백서는 모두 비매품이다. 돈을 받지 않고 유관단체나 관련 인사들에게 무료로 증정 하는 것이 관례"라며 "그러나 저희들은 아마 전국 최초로 단체의 백서를 돈을 받고 판매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사례가 없는 일이라 어떤 분들에게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저희들이 해온 일들을 일반도서의 정상적인 판매유통구조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하는 시민들로부터 선택 당하고 싶다는 욕심과 또 하나 우리 단체의 재정구조가 비매품으로 증정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경란 대표는 "우리는 한번 손댄 일은 끝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저희들은 세상이 좋아지는 것과는 반비례하는 시민단체의 갖가지 어려움으로 몇 번이나 폐문을 심각하게 고민 한 일이 있었다. 그때 마다 선뜻 문을 닫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 친일, 친독재 청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상하게도 우리사회의 민주화가 발전하는 것과 정비례하여 더욱 뻔뻔해지고 당당해지는 친일, 친독재 세력들과 싸움을 중도포기하고 물러 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열린사회는 소수 영웅에 의해 끌려가는 사회가 아니라 시민 힘으로 가는 사회라 생각한다"며 "경남도의회에서 교육청이 <친일인명사전>을 왜 구입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좋은 책은 학교에 비치해서 교육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는 서평을 통해 "역사는 기록하는 자가 승리한다. 기록으로 남겨 놓지 않으면 여기에 들어 있는 수많은 성명서 등 자료들이 얼마 못 가서 멸실될 우려가 있다"며 "그동안 자료를 모아 기록으로 남긴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열린사회희망연대가 없었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었겠느냐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은상, 조두남 등 친일, 친독재 인물들이 마산과 창원을 휘두르고, 그런 사람이 추앙받는 고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현규 창원시 부시장이 축사를 했고, 백남해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진 경남도의원과 안승욱 경남대 명예교수, 김종대 창원시의원,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대표, 하귀남 변호사, 김순재 민주당 경남도당 을지키기위원장,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박남현 전 청와대 행정관, 공명탁 목사, 노치수 경남유족회장.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대표, 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황철하 6‧15경남본부 집행위원장, 전희영 전교조 경남지부장, 허정도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대표, 장창걸 극단 밀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태그:#친일, #친독재, #이은상, #조두남, #이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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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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