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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나 사자를 흔히 '백수의 제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별칭은 먹이사슬에서 이들이 최상위 포식자라는 점만을 부각할 뿐, 고난의 일상을 반영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 엄청난 고생과 희생이 이들에게도 뒤따르는 까닭이다.

최근 러시아와 미국의 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아무르 호랑이의 빡빡한 일상을 추적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논문은 한마디로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애써 추구하지만 실상은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먹이 사냥과 가정 꾸리기로 출산 후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아무르 호랑이 '바바라'.
 먹이 사냥과 가정 꾸리기로 출산 후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아무르 호랑이 "바바라".
ⓒ 야생보존협회(W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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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시코테-알린'이라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생물보호구역에 서식하는 '바바라'라 이름 붙인 암컷 호랑이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뒤 8개월 동안 바바라의 일상을 면밀히 관찰했다. 출산 4개월 전부터 출산 후 4개월 동안 행동을 살펴본 것이었다.

바바라의 워라밸이 사실상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출산 직후, 즉 새끼들과 함께 가정을 이루면서부터였다.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는데, 집의 범위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도 그중의 하나였다. 새끼들과 가능한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했기 때문에, 대소변도 굴에서 가까운 곳에서 봤다.
  
 아무르 호랑이의 분포도. 분홍색은 1800년대까지도 포착됐으나 지금은 절멸된 지역. 빨간색은 현재 서식지. 아무르 호랑이는 생물학적으로 한국 호랑이와 같은 종류이다.
 아무르 호랑이의 분포도. 분홍색은 1800년대까지도 포착됐으나 지금은 절멸된 지역. 빨간색은 현재 서식지. 아무르 호랑이는 생물학적으로 한국 호랑이와 같은 종류이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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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먹이 사냥을 나가는 횟수를 줄이는 대신, 큰 먹이를 잡는데 주력했다. 먹이 사냥을 자주 나갈수록, 즉 굴을 자주 비울수록, 표범이나 늑대, 곰 같은 다른 동물들이 새끼를 해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냥 횟수를 줄인 것이다. 대신 큰 먹이를 잡을 때 생길 확률이 높은 큰 부상 등을 감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먹이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평소 사냥 때와는 달리 최단 코스를 이용했다. 새끼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무르 호랑이 수컷. 벵갈 호랑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종류의 호랑이였으나, 최근 들어 서식지가 줄면서 몸의 크기도 다소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르 호랑이 수컷. 벵갈 호랑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종류의 호랑이였으나, 최근 들어 서식지가 줄면서 몸의 크기도 다소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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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항상 일(먹이 사냥)에 쫓기며 살아야 했던 바바라에게 워라밸이 그나마 최소한도로 회복 조짐을 보인 것은 새끼들이 만 2개월쯤 된 무렵이었다. 어미 젖 대신 직접 바바라가 잡아 온 먹이를 먹기 시작할 즈음부터였다.

연구팀원 가운데 한 명인 데일 미퀠은 "호랑이를 가까이서 장기간 지켜본 연구로는 최초"라면서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호랑이일지라도 산다는 것, 즉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한다는 게 간단치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무르 호랑이는 현재는 한반도 멸종된 한국 호랑이, 즉 백두산 호랑이와 같은 아종이다. 시베리아 호랑이라고도 불린다. 벵갈 호랑이와 함께 호랑이 가운데는 가장 덩치가 큰 종류였으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체구도 작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은 대략 100~170kg 가량, 수컷은 180~300kg 가량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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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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