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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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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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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후기 고등학교(일반고) 배정에서 해마다 비슷한 인원을 낙방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월에 학생을 추가 선발하는 단 2개의 일반 사립고교를 위해 일정 숫자의 낙방생을 일부러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교육청 안에서도 나온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청은 서울 후기고 배정에서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에 각각 177명, 189명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육청 관련 부서 관계자는 "우리는 그 이전 해에도 계속 비슷한 숫자를 낙방시켜왔다"고 설명했다. 후기고는 12월 초쯤에 지원을 받은 뒤 1월 초쯤에 배정이 완료된다.

문제는 일반 고교 학생 수가 해마다 크게 줄어들어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들고, 남는 교실까지 생기는데 낙방생 숫자는 해마다 비슷하다는 것. 일반고 배정 대상자는 2016학년도엔 7만780명이던 것이 2019학년도 6만1223명, 2020학년도 5만9059명으로 줄어들었다. 2020학년도 배정 대상 후기고는 205개교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생 배정' 정책에 대해 잘 아는 교육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후기고 배정에서 전체 학생을 얼마든지 다 수용할 수 있는데도, 교육청이 180명 정도를 해마다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1월에 학생을 추가로 뽑을 수 있는 '학교장 선발' 일반 사립고인 H고와 S고의 모집 편의를 위해 일부러 낙방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 두 학교는 지역과 종교를 이유로 과거부터 '특수지'학교로 별도 지정되어 해마다 1월에도 학생을 추가로 모집할 수 있다.

또 다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두 학교에 학생을 보내주기 위한 이런 관행은 수십 년째 이어져 온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평소 발언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학생 배정 관련 부서 관계자는 "후기고 학생은 중학교 내신과 비교과 점수를 합한 석차 백분율에 따라 떨어뜨리는 것이지 특정 2개 학교를 위해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해마다 석차백분율에 따른 커트라인은 바뀐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마다 후기고 정원을 봐가며 떨어뜨릴 학생 수를 먼저 정하고 석차 백분율을 나중에 정한다"고 덧붙였다. 석차백분율은 학교마다 사정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해마다 생기는 180명 열패감, 서울시교육청 "정책 개선"

이처럼 석연찮은 이유로 고교 배정에서 해마다 180여 명의 학생을 낙방시켜 열패감을 주는 정책에 대해서는 교육청 안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으로 사실상 고교교육 의무화가 진행되는 상황이기에 더 그렇다.

교육청 관계자는 "후기고 지원 학생 전원 배정 정책 등을 포함한 정책 개선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태그:#수상한 고교 낙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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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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