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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에서 필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에서 필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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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참석만 해도 1만 원을 준다."

위와 같은 배민커넥트의 유혹에 못 이겨 교육에 참석하고 말았다. 교육은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PPT자료만 보고 있자니 사실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포기하고 싶기까지 했다. 

교육이 끝난 후 헬멧, 가방 등의 장비값 3만 원의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뽕(?)은 뽑자고 해서 이 악물고 배달 알바에 도전했다. 사실 앱을 깔아서 해보면 그리 어려운 시스템은 아니다.
 
배민커넥트 교육이 끝나면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방과 헬멧 등의 장비가 필요한데, 보증금으로 3만원을 내야한다.
 배민커넥트 교육이 끝나면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방과 헬멧 등의 장비가 필요한데, 보증금으로 3만원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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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커넥트 교육이 끝나면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방과 헬멧 등의 장비가 필요한데, 보증금으로 3만원을 내야한다.
 배민커넥트 교육이 끝나면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방과 헬멧 등의 장비가 필요한데, 보증금으로 3만원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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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총 2시간 4분, 3.4km를 달렸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음식점까지 가서 음식을 받아서 고객의 주소지까지 배달해야 한다. 고객이 주문한 음식의 조리가 길어지면 해당 음식점에서 조리가 다 되길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2시간 동안 번 돈은 총 1만 5700원. 여기에 매주 산재보험료 명목으로 '배달의민족'에서 가져가는 3500원의 비용을 주5일로 나눈 700원을 빼면 1만 5000원이 된다. 시간당 7500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2019년 최저시급인 8350원에 한참 못미친다. 작년인 2018년 최저시급 수준인 7530원보다도 30원이 적다.

​​​​​​그리고 배달 한 건당 배달의 민족에서 100원씩의 수수료를 떼간다. 3건 배달 했으니 300원을 떼가는 것이다(단, 위의 금액 1만 5700원은 300원을 미리 뺀 금액이다).
 
달린 2시간 4분동안 총 15,700원을 벌었다. 여기에 산재보험료, 배민에서 3.3% 소득세를 떼고 주는 것, 야간할증료를 제하면 시급은 약 5,0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달린 2시간 4분동안 총 15,700원을 벌었다. 여기에 산재보험료, 배민에서 3.3% 소득세를 떼고 주는 것, 야간할증료를 제하면 시급은 약 5,0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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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필자는 밤 10시부터 근무했기에 야간할증으로 건당 1500원이 붙었다. 총 3건을 했으니 만약 주간에 했다면 1만 5000원에서 야간할증료 4500원을 뺀 1만 500원을 벌었을 것이다. 주간이었다면 시급이 5250원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최대 시속36km까지 나오는 전기 자전거로 쉴새없이 식당과 고객의 집을 왔다갔다 했다. 내가 요령이 없던 건가? 그것도 아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엄지용 기자는 직접 '배민커넥트'를 경험해보고 2019년 7월 10일 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배달의민족 배달 알바 '배민커넥트', 직접 해봤습니다).

엄 기자는 기사에서 "기자는 배민커넥트를 통해 약 2시간 동안 3건의 배달 업무를 수행했고 1만2000원(건당 4000원 고정)을 벌었다"면서 "여기서 소득세 3.3%가 공제되고, 자동 가입되는 산재보험료 3500원이 주간 단위로 차감된다. 보험비를 제한 종합 순소득은 1만 1604원이다. 번 돈으로 보자면 시급 6000원 수준인데 낮은 것이 맞다"고 했다.

최저시급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정규직을 쓰는 대신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모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예전엔 배달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식사도 주고 했는데, 지금은 바쁜 시간에만 알바로 고용해 식사제공도 안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최저시급을 올렸지만 결국 우리에게 잔머리를 굴리게 만든 것 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는 금요일 서울의 겨울 밤거리. 추운 와중에 비까지 맞아가며 일하고 돌아오던 필자는 '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

정부가 최저시급을 올렸지만, 정말 최저시급만큼 받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배달의민족' 같은 경우만 해도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배민커넥트'라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일하고, 시급도 평균 1만 2000원을 번다"는 광고로 사실상 근로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정부가 최저시급을 올려도 기업들은 근로자에게 분배하지 않고 꼼수를 쓰고 있다.

태그:#배달의민족, #배민, #배민커넥트, #배민최저시급, #최저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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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석사]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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