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 통계청의 2018 신혼부부통계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 배남효

관련사진보기

 
결혼한 지 5년이 넘은 조카가 딸을 얻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왔다.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출산을 못하다가 간신히 낳았다고 했다. 출산을 축하하면서도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요즈음은 아이를 기르기가 힘들어 아예 낳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마침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 '2018년 기준 신혼부부통계'가 나와 살펴보니, 우리나라 저출산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니 2018년 11월1일 기준으로 혼인신고 5년이 안 지난 초혼 신혼부부 105만2천쌍 가운데, 출산하지 않은 부부가 42만3천쌍으로 무자녀 비율이 무려 40.2%나 되는 것으로 나왔다.

두쌍의 신혼부부중 거의 한쌍이 출산하지 않는 셈이니 매우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중에는 아이를 낳고 싶은데도 못 낳는 부부도 있고, 출산을 미루어 나중에 아이를 낳는 부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산율이 낮아 인구감소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사회적 문제가 현실통계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홈페이지에 살려 있다.
▲ 2018 신혼부부통계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홈페이지에 살려 있다.
ⓒ 배남효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초혼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은 평균 숫자도 0.74명밖에 되지 않았다. 아이를 낳아도 아주 적게 낳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주택 신혼부부일수록 평균 출생아가 적어 0.69명밖에 되지 않았다. 유주택 신혼부부의 출생아 0.81명보다 차이나게 적었다. 주택의 유무가 출산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여, 주택문제의 심각성도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상 신혼부부중 유주택자는 46만1천쌍인 43.8%이고, 무주택자가 59만1천쌍인 56.2%로 훨씬 많았다.

지금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니 신혼부부가 자기 집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평균 6.7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수도권은 그보다 더 높아 8.6년이나 되었다. 연봉은 생활비로 대부분 소비하고 주택마련저축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신혼부부들이 부모가 도와주지 않고서는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자료
▲ 2018 신혼부부통계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신혼부부통계 자료
ⓒ 배남효

관련사진보기

 
또 통계청 자료에 주택소유자는 대출액이 1억3507만원이나 되었다. 무주택 부부의 7322만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따라서 유주택자의 대출금중 상당액이 집을 사면서 생겨난 부채로 추정된다. 집이 없어도 부채가 많고, 집이 있으면 더 많으니 이래저래 살기가 힘든 것이다. 이런 경제적 현실에서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 뻔하게 보이는 것이다.

또 부부간에 맞벌이와 외벌이에 따라 자녀수가 차이나는 사실도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중에 자녀가 있는 경우에 평균 출생아는 0.66명이었다. 외벌이 부부의 0.83명 보다 적었다. 그리고 경제활동을 하는 아내가 있는 부부 중 자녀가 있는 경우는 53.8%였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66.8% 보다 낮았다. 두 가지 통계를 통하여 맞벌이 부부가 좀더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다. 기혼 여성이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기 힘들다는 현실이 통계로 확인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통계자료를 내놓고도 아무렇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이미 저출산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이 없다. 육아수당 인상이나 임대주택 보급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성과가 크지 않은 것 같다. 효력이 좋으면 이렇게 출산율이 낮은 통계가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다.

이제 기본적으로 아이는 국가에서 키워준다는 보육철학이 정립되었으면 좋겠다. 이 철학에 따라 임대주택, 출산장려금, 공공보육시설 등 복지정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가 국가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어떤 정책보다 우선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신혼부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통계자료만 내지 말고, 이것에 대한 좋은 대책도 같이 발표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태그:#2018 신혼부부통계, #통계청, #저출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